북한 인공위성 발사 통보에…일본 “파괴 조치 명령” 격한 반응

손우성 기자 2023. 5. 29. 08:5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 “일본 영역 낙하 시 대비”
사실상 탄도미사일 기술 활용 발사 주장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9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 계획 통보와 관련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AFP연합뉴스

북한이 오는 31일 0시부터 다음 달 11일 0시 사이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는 통보를 일본 측에 29일 전달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인공위성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파괴 명령을 내리는 등 격하게 반응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해상보안청은 이날 북한이 이 기간 인공위성 발사 계획에 맞춰 해상에 위험구역을 설정하겠다는 뜻을 알려왔다고 밝혔다. 일본 NHK는 “북한은 이러한 방침을 국제해사기구(IMO)에도 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낙하가 예상되는 해역은 서해 2곳, 필리핀 동쪽 해상 1곳 등 총 3곳으로 모두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바깥쪽”이라며 “해상보안청은 이 지역에 항행 경보를 내렸다”고 전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총리 관저에서 “북한이 인공위성이라고 밝혀도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중대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오키나와현에 배치된 지대공 유도탄 패트리엇 미사일 등을 언급하며 “일본 영역에 낙하할 때를 대비해 하마다 야스카즈 방위상이 ‘파괴 조치 명령’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일, 한·미·일이 긴밀하게 협력해 북한에 강한 자제를 요구하겠다”며 “정보 수집과 분석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도 기자회견을 열어 “발사체가 난세이 제도를 포함해 일본 영역을 통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난세이 제도는 규슈 남부에서 대만 인근까지 늘어선 섬들을 지칭한다. 동맹국과의 전화 회담 여부에 대해선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

미국에서도 우려 섞인 반응이 나왔다. 북한의 위성 발사 계획에 대한 연합뉴스 질의에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하는 북한의 어떤 발사도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행위이며, 여기엔 위성을 우주로 발사하는 데 사용되는 우주발사체(SLV)도 포함된다”고 답했다. 이어 “우주발사체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해 탄도미사일에 사용되는 것과 같거나 호환할 수 있는 기술을 포함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중국은 “균형있는 해결방안”을 강조했다. 마오닝 중국 대변인은 29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위성발사’가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하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한 채 “한반도 정세가 오늘에 이른 데는 원인이 있다”며 “우리는 각국이 북한 문제의 난점을 직시하고, 정치적 해결 방향을 견지하고, 각측의 우려를 균형 있게 해결하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6일 군사정찰위성 1호기 사업을 현지 지도했다고 조선중앙TV가 17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외신들은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 계획 통보를 앞다퉈 주요 뉴스로 다뤘다. AP통신은 “북한이 이달 초 군사정찰위성 1호기 발사를 예고한 바 있다”면서도 “장거리 탄도미사일 기술이 활용된다는 점에서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이 인공위성은 전쟁 시 목표물 타격 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감시 기술 프로그램의 일부”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지난 4월 군사정찰위성 1호기가 완성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6일 비상설 위성발사준비위원회 사업을 지도하고 차후 행동계획을 승인하는 모습을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이에 북한이 위성을 발사체에 탑재해 조만간 쏘아 올릴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