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0만원→3만원→7만원’…삼전 주가 흥망史, 이번엔 600만 개미 눈물 닦아줄까 [권제인의 일‘주’읽]

2023. 5. 29. 07: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이번 주 주식시장은 단연 삼성전자의 무대였습니다. 월요일 6만8400원으로 장을 연 삼성전자는 금요일 7만300원으로 장을 마치며, 7만전자 고지를 다시 탈환했습니다.

금요일의 2% 넘는 오름세는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목요일 밤 시장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고, 실적 전망치 역시 크게 상향했기 때문입니다. ‘국민주’ 삼성전자 주가가 반등했단 소식에 투자자들은 기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국민주 반열에 오른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입니다. 과거 삼성전자의 주가는 무려 286만원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7만전자는 울고 갈 비싼 가격이지만, 당시에는 삼성전자 1주의 가치가 지금의 50배 수준이었기에 가능했습니다.

‘250만원→5만원→3만원’ 삼성전자의 파란만장 액면분할

삼성전자가 국민주로 이름을 날린 배경에는 2018년 ‘액면분할’이 있습니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2018년 1월 31일 주식의 가치를 50배 줄이고, 주식의 수는 50배 늘리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는 삼성전자의 사상 첫 주식 액면분할이었습니다.

액면분할의 명분은 주주환원 및 주주가치 제고였습니다. 당시 삼성전자의 가격은 250만원에 달했는데, 가격이 비싸다 보니 개인투자자들이 손쉽게 투자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이에 주식 수를 늘리는 대신 가격을 낮춰 거래를 쉽게 만들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보통주는 1억2838만6494주에서 64억1932만4천700주로 늘었습니다.

결정 이후 개인투자자들은 주가가 크게 뛸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250만원짜리 1주에서 50만원짜리 5주로 바뀌는 것이니 삼성전자 전체의 내재 가치는 동일하지만, 거래가 편리해지면서 삼성전자 주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 것이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8년 1월 2일부터 4월 30일까지 개인투자자는 삼성전자를 무려 4조620억원 사들였습니다.

[KRX정보데이터시스템 갈무리]

실제로 주주 수는 액면분할 후 크게 늘었습니다.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14만명에 그쳤던 전체 주주 수는 2018년 76만명까지 늘었습니다. 이후 동학개미운동을 거치며 삼성전자 주주는 580만명까지 늘었습니다.

다만, 개인투자자들이 기대했던 액면분할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분할 약 한 달 뒤 삼성전자 주가는 4만원대까지 하락했고 2018년 12월에는 3만원대로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이곳이 ‘비자발적 장기투자’의 시발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증권가, 반도체 업황 하반기 반등 기대감 ↑

증권가에서는 이번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함께 감산에 나서면서, 산업 사이클의 변곡점을 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들어 크게 유입된 외국인 수급도 기대됩니다.

목표주가로 600만 주주의 꿈의 숫자인 ‘9만전자’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과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8일과 23일에 목표주가 9만원을 제시했습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의 실적과 주가는 매우 시클리컬한 특성을 지니고 있고, 변곡점을 지나는 경우 새로운 추세가 생각보다 길게 이어지는 경우를 우리는 여러 번 목격한 바 있다”며 “조심스럽지만, 지금이 메모리 사이클의 변곡점을 지나는 시점일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단기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보다는 업계 전반의 추가적인 감산 발표에 주목해야 한다”며 “하반기에는 탑재량 증가(Contents Growth)가 견인하는 점진적인 수요 개선 효과가 더해지며 메모리 반도체 가격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목표주가는 그야말로 ‘목표’인 만큼 주가가 반드시 9만원에 도달한다고 기대하기보단 추세나 상승의 강도 차원에서 참고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옵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주가가 오르면 목표주가 역시 상향 조정하기 때문에 숫자 그 자체를 신뢰할 수는 없다”며 “대신, 목표주가 상향 폭과 추세에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eyre@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