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림의 월가프리뷰]부채한도 합의에도 안도랠리 기대할 수 없다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에서 부채한도가 막판 31조4000억달러로 증액되는 것으로 막판 극적합의가 이뤄지면서 뉴욕 증시의 관심은 기준금리와 재정지출 감소 등 새로운 리스크로 옮겨갈 전망이다.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는 다음달 13일 통화정책회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을 일시 중단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이달 3일 FOMC가 보낸 금리 동결 신호에 투자자들은 주식을 비롯한 위험 자산을 다시 향하기 시작했다.
간판지수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은 올해 들어 9.4% 넘게 올랐다. 선행 주가수익비율은 19배에 가까운 수준으로 역사적으로 최고점에 가깝다. 저금리의 혜택을 받는 대형 기술주와 성장주가 시장 상승을 주도했다.
존행콕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에밀리 롤랜드 공동 수석투자 전략가는 로이터에 "주식시장에 피봇(pivot, 정책전환) 파티가 열렸다"며 "연준이 잠시 멈추고 방향을 바꿀 것이라는 생각이 위험 자산을 보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부터 상승여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롤랜드 전략가는 예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달 3일 끝난 FOMC 이후 연준 발언은 매파적(긴축적)으로 기울었다.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의 로리 로건 총재와 세인트루이스 연은의 제임스 불라드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빠르게 진정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게다가 지난 26일 나온 개인소비지출(PCE)는 4.7%로 전월치(4.6%)보다 올랐고 연준 인플레 목표인 2%를 크게 상회하며 두 사람의 발언에 힘을 실어 줬다.
우리시간으로 29일 오전 5시 58분 기준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6월 14일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25bp(1bp=0.01%p) 인상할 확률은 64%로 한 달 전 예상 금리 인상 확률이 8.3%였던 것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한편 의회가 부채 한도를 상향 조정하기로 막판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정부 프로그램에 대한 지출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금리 인상 가능성과 결합해 미국 경제를 침체로 몰아 넣을 수 있다고 자산운용사 누빈의 토니 로드리게스 채권전략책임자는 전망했다. 그는 "순풍이 역풍으로 바뀌며 경제가 둔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에는 미국 경제가 올해 중반까지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비관론 일색이었지만 미 경제는 비관론이 무색할 정도로 예상을 웃도는 회복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5월 고용 보고서는 노동시장의 지속적 강세와 소비지출의 잠재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번주 가장 주목되는 이벤트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전반적으로 S&P 500 지수가 3분기에 1.2%, 4분기에 9.2%의 수익 성장을 반영할 것으로 예상한다.
월가의 낙관적 전망이 현재 투자 심리를 부추기고 있지만 경제 강세의 신호로 인해 인플레이션은 연준이 원하는 것보다 높아져 추가 금리 인상을 촉발할 수 있다고 클리어브릿지 인베스트먼트의 조쉬 잼너 투자 전략 애널리스트는 말했다.
그는 "어떤 독성을 고를지의 순간"이라며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주식배수가 위험에 처하는 연착륙 혹은 금리인하를 유발할 침체"를 고를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부채 한도를 둘러싼 정치적 교착 상태는 지난주 증시에 부담을 줬지만 이제 투자자들은 사실상 합의가 이뤄졌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지속가능한 안도랠리가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롤랜드 전략가는 예상했다.
주식시장이 이제 막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가격에 책정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올스프링 인베스트먼트의 브라이언트 밴크롱카이트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올해 하반기까지 금리가 상승하면 팬데믹 시기에 초저금리로 채권을 발행한 기업들이 계속 압박을 받아 채무를 상환하거나 재융자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P 글로벌 레이팅스에 따르면 2020년과 2021년에 발행된 약 6조 5000억 달러의 채권은 2025년까지 만기가 도래한다.
밴크롱카이트 매니저는 "현재 통화 정책의 지속적인 효과로 인해 사람들이 부채의 벽(wall of debt)을 쌓고 있다"며 "이는 그동안 활발하게 다뤄지지 않은 이슈"라고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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