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때 우산 씌워준다"… 소상공인 금융지원 늘리는 은행권

강한빛 기자 2023. 5. 29.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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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 리포트-'빚폭탄 예고' 소상공인 대출 비상③] 금리 낮추고 비대면 보증까지 속속

[편집자주]2020년 4월부터 시행된 정부의 소상공인 원리금 상환유예 조치가 올 9월 종료를 앞두고 있다. 소상공인들은 그 동안 경기 둔화로 인한 매출 감소와 올해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에 이은 원리금 상환 부담까지 한꺼번에 떠안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빚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의 연착륙을 돕기 위해 은행들은 이들에게 생활안정 긴급대출을 내주고 금리를 감면하는 등 상생금융에 나서고 있다. 정부도 소상공인들의 재기를 돕는 새출발기금을 운영하고 있지만 조건이 까다로워 혜택을 받는 소상공인은 소수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상공인의 잠재 부실 대출이 한번에 터지지 않으려면 여러 출구전략을 만들고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기사 게재 순서
① 빚으로 연명한 사장님들… 부실 폭탄 '째깍째깍'
② "아프니까 사장이다"… 벼랑 끝의 자영업자
③ "힘들 때 우산 씌워준다"… 소상공인 금융지원 늘리는 은행권
④ 윤석열 '1호 공약' 소상공인 살리기 금융정책 뭐 있나
은행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흔이 채 가시지 않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연착륙을 돕기 위해 금융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그동안 소상공인의 생업유지를 위한 대출 공급에 힘썼다면 오는 9월 대출유예 상환 조치 종료 이후를 대비한 금리 인하 방안, 상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상품 출시에 나서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의 '상생 금융' 기조에 발을 맞추면서 차주들의 회복 탄력성을 돕기 위한 행보다.


3년 간 사장님 대출 31%↑


신한은행과 금융감독원이 함께한 상생금융 간담회./사진=신한은행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2년 12월 말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이 취급한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314조786억이다. 지난해 말 기준 대출 규모가 가장 큰 곳은 KB국민은행으로 86조7604억원이 소상공인들에게 흘러 들어갔고 ▲신한은행 64조4826억원 ▲하나은행 58조2346억원 ▲우리은행 52조8566억원 ▲농협은행 51조7443억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개인사업자 대출 규모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년 말에서 2022년 말까지 3년 사이 개인사업자 대출 규모는 31.2%나 불었다. 코로나19 발발 이전인 2018년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22조1991억원으로 전년(202조8142억원)과 비교해 9.5% 증가한 데 비해 2019년 말(239조4100억원)에서 2020년 말(270조8552억원)까지 1년 새 13% 늘었고 2021년 말(299조7087억원)엔 한 해 전보다 10% 증가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운전자금 마련을 위해 소상공인의 대출 수요가 급증했다"며 "늘어난 대출 규모에 맞게 은행들 자체적으로 건전성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금융시장·실물경제 복합위기 비상 대응 협의체'를 꾸려 리스크를 유형별로 나눠 사전 점검 중이며 하나은행은 지난 2월부터 연체율 등 자산 건전성 관리를 위해 '리스크 관리 태스크포스팀(TFT)'을 가동 중이다.


이젠 연착륙 돕는다… 금리 인하에 맞춤 상품까지


서울 종로구 SGI서울보증 본사에서 (왼쪽부터) 백종일 전북은행장,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유광열 SGI서울보증 대표가 ‘소상공인 포용적 금융 확대를 위한 업무 협약’을 맺고 있다./사진=네이버파이낸셜
소상공인 대출 확대에 이어 코로나 대출 지원 종료에 따른 연착륙 프로그램도 주목된다. 은행들은 최근 상생 금융안을 내놓거나 소상공인 맞춤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고물가·고금리가 이어지고 있고 서민 주머니 사정과 직결되는 전기·가스요금이 오른 만큼 대출유예 상환 조치 종료 후 충격 흡수를 돕는다는 구상에서다.

신한은행은 지난 3월 '상생금융 확대 종합지원' 방안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차보전(이자 차액 보상) 대출을 이용하는 소상공인·중소기업 고객은 이차보전 기간이 종료되면 금리 부담이 늘어나는데 신한은행은 자체적으로 이차보전 기간을 연장해 이자 비용을 줄이도록 했다.

올 2분기 시행 예정이던 금리 인하 지원책도 지난 3월로 앞당겨 운영 중이다. 취약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신용등급 하락 시 금리 상승분 최대 1%포인트 인하 ▲금리 7% 초과 취약 중소기업 최대 3%포인트 금리 인하 ▲변동금리대출 고정금리 전환시 현재 금리 유지 등이 이뤄진다. 이를 통한 소상공인·중소기업 고객의 금융비용 절감 예상 규모는 약 623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기대 중이다.

우리은행은 소상공인 생활안정자금 5000억원 긴급대출과 연체이자 납입액 상당의 연체원금 상환을 지원하고 있다. 신용보증재단을 통해 1조5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과 신규보증서 대출 첫 달 이자 전액을 감면한다. 대출금리 1%포인트를 감면하는 '안심고정금리 특별대출'을 출시하는 등 총 610억원 상당의 금융비용 절감을 추진 중이다.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은 지난 4월11일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통합 금리감면 패키지'를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금리 부담 경감(3000억원) ▲금리 경쟁력 강화(4400억원) ▲대출금리 체계 개편(1600억원) ▲경기 대응 완충 예비 재원(1000억원)의 수단을 동원해 올해부터 3년 동안 총 1조원 규모의 중소기업 금리 감면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5일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신용보증재단 보증서 대출'을 내놨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대출은 100% 비대면 보증으로 이뤄지는 데다 보증료 지원을 통해 개인사업자들의 부담을 덜 수 있도록 기획됐다"고 설명했다.

올 하반기 전북은행, 네이버파이낸셜, SGI서울보증은 소상공인을 위한 마이너스 통장대출을 제공할 예정이다.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에 등록한 오프라인 사업자 대상으로 제공되며 서울보증의 보증서를 담보로 기존 사업자 신용대출보다 경쟁력 있는 금리가 제공될 것으로 기대 중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 시대로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상흔이 남아있는 데다 금융사들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고 있어 상생 의지를 담은 여러 지원책을 통해 소상공인의 연착륙을 위한 방안들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한빛 기자 onelight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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