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자위대 구축함, 오늘 '욱일' 깃발 달고 부산 입항… 31일 PSI 훈련 참가

박응진 기자 2023. 5. 29.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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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국기 및 기관 깃발 게양은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사항"
美·호주는 26일 도착… 해상 사열 땐 우리 해군함에 경례 예정
일본 해상자위대와 '욱일' 문양의 자위함기 <자료사진> ⓒ AFP=뉴스1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이 29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한다. 대량살상무기(WMD)의 해상 운반 차단을 위해 오는 31일 우리 군 주관으로 실시되는 다국적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이런 가운데 일본 자위대 함선은 '욱일'(旭日) 문양의 '자위함기'를 매달고 우리 군항에 입항할 뿐만 아니라 우리 국방부 장관의 해상사열에도 함께할 예정이어서 벌써부터 그 논란이 일고 있다. '욱일기'는 과거 일본제국의 군기(軍旗)로서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간주되고 있기 때문이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부산에 입항한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구축함) '하마기리'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제20주년 고위급 회의를 맞아 오는 31일 제주 남동방 공해상에서 실시하는 우리 군 주관 'PSI 해양차단훈련'(이스턴 엔데버 23)에 참가한다.

우리 군은 지난 2010년과 12·19년 등 3차례 PSI 관련 훈련을 주관했고, 이 가운데 2010·12년 등 2차례에 걸쳐 실제 함정 등을 동원한 해양차단훈련을 수행했다.

올해 훈련엔 하마기리 외에도 우리 해군 구축함 '왕건함'과 대형 수송함 '마라도함', 해경정 제5002함, 그리고 미국 해군 구축함 '밀리어스', 호주 해군 호위함 '안작' 등 수상함 7척이 함께한다.

이 가운데 밀리어스·안작은 이번 훈련의 사전 예행연습과 군수 적재 등을 위해 지난 26일 부산에 먼저 입항했다. 하마기리는 이날 오전 중 부산에 도착할 예정이다.

(일본 해상자위대 유튜브 캡처) 2022.11.6/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일본 해상자위대 함선이 우리 군 주관 해양차단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부산에 입항하는 것은 지난 2010년 이후 13년 만이다. 2012년 훈련 참가 땐 우리 군항에 입항하진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상 각국 해상전력의 수상함은 정박 중일 땐 함수와 함미에 국기와 해군기(일본 자위대는 자위함기)를 각각 게양하며, 항해 중일 땐 국기와 해군기 모두 함정에서 가장 높은 마스트 위에 걸어둔다. 따라서 하마기리는 부산에 머무는 동안 함미에 계속 욱일 문양의 자위함기를 게양해둘 전망이다.

일본 해상자위대의 자위함기는 중앙의 붉은색 원을 조금 왼쪽으로 치우쳐 그린 것 외엔 욱일기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욱일기'는 일장기의 태양 문양을 중심으로 뻗어나가는 햇살을 형상화한 것으로서 1870년부터 옛 일본 육군의 군기로 쓰였다. 제2차 세계대전 패전국인 일본은 당시 아시아 각국을 침략하는 과정에서 이 깃발을 전면에 내걸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선 일본의 욱일기를 옛 나치 독일의 '하켄크로이츠'와 같은 '전범기'로 간주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일본은 1954년 자위대 발족 이후 육상자위대 자위대기와 해상자위대 자위함기로 이 욱일 문양의 깃발을 정식 채택해 사용 중이다.

대함경례. <자료사진)> (해군 제공) 2020.11.17/뉴스1

이런 가운데 우리 국방부 당국자는 일본 하마기리가 우리 군항에 입항하는 과정에서 욱일 문양 자위함기를 게양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대해 "함정이 외국에 입항할 때 그 나라 국기나 기관을 상징하는 깃발을 다는 건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공통사항"이라며 국제관례상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우리 해군은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18년 11월 제주에서 개최한 국제관함식 당시 일본 해상자위대 측에 자위함기 대신 일본 국기(일장기)를 게양할 것을 요구한 적이 있으며, 일본 측은 당시 우리 측의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관함식에 불참해버렸다. 그리고 일본 자위대는 2019년 개최한 국제관함식 땐 우리 해군을 아예 초청하지 않았다.

이처럼 한일 군사당국은 '자위함기=욱일기' 논란으로 한동안 냉각기를 겪어왔으나, 작년 11월 일본 해상자위대 주관 국제관함식에 우리 해군이 참가한 것을 계기로 한일 군사당국 간 관계는 '자위함기' 논란 등과는 별개로 일단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PSI 해양차단훈련에 참가하는 각국 함정들은 훈련 종료 뒤 진행되는 해상사열에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탄 마라도함을 향해 대함(對艦) 경례를 하게 된다. 일본 하마기리도 마찬가지다.

우리 국방부 장관이 일본 자위대 함정을 사열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앞서 우리 해군 군수 지원함 '소양함'은 작년 일본 관함식 참가 당시 다른 11개국 해군과 함께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타고 있던 해상자위대 다용도 운용모함(경항공모함) '이즈모' 옆을 지나며 대함 경례를 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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