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마켓워치] 27조원 CB 공정가치 평가, 독 vs 기회일까

김현정 2023. 5. 29.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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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9)이 적용되면서 전환사채(CB) 발행기업과 투자기업 모두 긴장하고 있다.

27조원이 넘는 CB 발행기업들의 주가가 부진할 경우 해당 CB를 투자한 기업, 기관들은 당장 재무제표에 평가손실을 반영해야 하는 것이다.

발행기업의 주식가치가 떨어지면 해당 CB를 투자하고 있는 기업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비우량 기업들의 차환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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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올해부터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9)이 적용되면서 전환사채(CB) 발행기업과 투자기업 모두 긴장하고 있다.

IFRS17은 모든 부채를 시가(공정가치)로 평가하는 게 골자다. 이에 기업들은 올해 연말까지 투자하고 있는 전환사채를 시가로 평가해야 한다. 27조원이 넘는 CB 발행기업들의 주가가 부진할 경우 해당 CB를 투자한 기업, 기관들은 당장 재무제표에 평가손실을 반영해야 하는 것이다.

발행기업의 주식가치가 떨어지면 해당 CB를 투자하고 있는 기업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비우량 기업들의 차환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

■8년 새 덩치 7배 넘게 증가한 CB 시장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CB 잔액(27일 기준)은 27조601억원으로, 2020년 말(20조4086억원) 대비 32.5% 증가했다.

CB 잔액은 2015년 4조원, 2016년 7조2387억원, 2017년 9조7902억원, 2018년 12조7863억원, 2019년 15조7928억원으로 빠르게 늘었다. 8년여 만에 7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CB는 통상 비우량한 신용도를 보유한 기업들이 발행해 비우량 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진다. 공모채 발행이 힘들거나 출자 방식으로 CB를 활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계열사, 관계사, 사모펀드(PEF) 등이 해당 CB를 인수하면서 발행 기업들은 자금 운용에 숨통을 트일 수 있었다.

통상 전환사채 발행금리는 일반 회사채보다 낮다.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권이 있어 향후 시세 차익도 노릴 수 있다. 꾸준히 발행이 증가하는 이유다.

리스크도 있다. 주가가 떨어질 경우 전환권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고, 해당 CB 투자기업은 외려 중간에 팔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장부가 아니고 시가평가, CB 투자로 손실 기업 속출할까

그동안 CB가 장부가 평가로 진행된 만큼 비우량 CB 투자가 기업에 당장 눈에 보이는 손실을 주진 못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CB도 장부가가 아닌, 시가평가를 해야 한다. 새로운 IFSR17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CB를 발행한 기업의 가치가 오를 경우 해당 CB를 투자한 기업가치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앞으로의 경기 상황은 암울하다. 비우량 기업일수록 더하다. 경기 침체의 그림자가 짙어지는 만큼 특별한 주가 부양 모멘텀이 부재한 기업들은 CB 차환 리스크에 봉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단 석 달 간 CB는 순발행을 지속하고 있다. 물가 상승 둔화, 글로벌 금리 피봇(통화정책 방향 전환) 기대감 덕분이다.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올해 1~2월 순상환 상태였던 CB는 3월부터 순발행으로 전환됐다. 순발행 규모는 3월 1823억원, 4월 782억원, 5월 694억원(27일 기준) 수준이다.

순발행을 이끈 것은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이다. 2차전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해당 CB의 투자자 모집도 수월했다는 평가다.

과거 바이오, IT 관련 기업들이 CB의 주요 발행주체였다면 올해 들어선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이 급부상했다. 이달 주요 CB 발행 기업은 상아프론테크(600억원), 씨티알모빌리티(200억원) 등이다.

시장에서는 더 지켜볼 일이지만 경기 침체기 CB 발행은 발행사나 투자기업에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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