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 새해 금연…'이날'부터 재도전

황아현 기자 2023. 5. 29. 05:01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매년 5월 31일은 '세계 금연의 날'
이미지투데이

 

새해마다 많은 흡연자는 금연을 다짐한다. 건강의 소중함을 모르겠느냐만은 ‘뿌연 연기의 중독적 매력’에 작심삼일로 끝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2023년의 절반이 지난 시점. 어느덧 36번째 ‘세계 금연의 날’이 찾아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담배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매년 5월 31일을 세계 금연의 날로 정하고, 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폐해를 누차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성인 5명 중 1명은 여전히 담배를 피우는 상황. 신년 금연 계획을 오늘 ‘금연의 날’부터 재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

◆ ‘금연’ 해야 하는 이유

이미지투데이

질병관리청의 ‘2022 지역 건강통계 한눈에 보기’ 연구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만 19세 이상 성인 ‘현재 흡연율’은 19.3%로 전년(19.1%)보다도 0.2%포인트 올랐다. 다섯 명 중 한 명은 담배를 피운다는 의미다.

여기서 현재 흡연율은 평생 5갑(100개비) 이상 일반 궐련(담배)를 피운 경우로 매일 또는 가끔 담배를 피우는 사람의 분율을 뜻한다. 전자담배·청소년 흡연 비율 등이 빠져있음을 감안하면 실제 흡연자 수치는 더 높을 것으로 추측된다.

흡연자가 도통 줄어들지 않으니 담배 소비량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지난 1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2년 담배 시장 동향’ 자료를 토대로 지난해 국내 담배 판매량을 살펴보면 1년간 총 36.3억 갑이 소비되고 있다. 이는 전년(2021년·35.9억 갑) 대비 1.1% 늘은 수치다.

4천여 가지가 넘는 유해·발암물질이 들어간 기호 식품 담배. 건강에 백해무익하기 때문에 금연해야 한다는 건 익히 잘 알려졌지만, 중독성으로 막상 실천은 힘들다. 이에 제36회 세계 금연의 날을 맞은 오늘, 금연으로 인한 경제적 이익과 금연 실천 방법 등을 살펴봤다.

1] 흡연과 건강

이미지투데이

질병청은 지난 2019년 한 해 동안 국내 인구 5만8천36명이 흡연으로 숨졌다고 집계했다. 구체적으로 남성 5만942명(32.3%), 여성 7천94명(5.3%)이다. 이는 서울 잠실야구장 총 수용 인원인 약 2만6천명의 2배 이상에 달하는 숫자다.

특히 현재 담배를 피우고 있다고 답한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사망 위험이 높았다. 남자는 1.7배, 여자는 1.8배로 여자에게 더욱 위험성이 컸다. 같은 조건에서 ‘과거 흡연자’인 경우에도 비흡연자보다 남자 1.1배, 여자 1.3배씩 사망 위험이 높았다.

경기남부금연지원센터에 따르면 흡연은 전세계 사망원인 약 30%를 차지하는데, 평생 폐암에 걸릴 확률은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약 22배 더 높다.

흡연은 폐암, 식도암, 구강암, 방광암, 위암, 간암 등 각종 암 발생의 원인이 되며 심장비, 중풍 등 심뇌혈관질환에도 치명적이다. 

최근엔 연초에서 전자담배로 흡연 행태를 바꾸는 이들이 많아졌다. 액상형 전자담배에서 배출되는 가스는 무해한 수증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전자담배 배출물에는 1급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하이드, 아세트알데하이드, 환경호르몬, 초미세먼지 등이 다량 포함돼 있다.

2] 금연과 경제적 이익

이미지투데이

당장 금연에 성공하면 10년 후 얼마의 돈이 모일지 계산해봤다.

금연 포털사이트 ‘금연길라잡이’에 따르면 현재 담배 한 갑의 평균 가격은 4천500원이다. 매일 한 갑씩 담배를 산다면 월 13만5천원(4천500원*30일)이 쓰이고, 1년간 산다고 가정하면 총 162만원에 달한다. 162만 원을 10년간 모았다고 치면 1천620만 원이 쌓인다.

여기에 시중 은행 정기 예금 금리(세전 기준) 1.5% 복리를 계산하면, 세후 108만9천799원의 이자가 붙어 산술적으로는 1천728만9천799원을 모을 수 있다.

같은 셈법을 적용하면 20년 후엔 3천697만2천324원, 30년 후엔 5천943만4천542만 원, 40년 후엔 8천512만5천999원을 저축할 수 있는 것으로 계산된다.

금연길라잡이 '캡처

아울러 이 같은 개인의 경제적 이득 외에도 장점이 있다. 흡연으로 인한 질병 예방 및 의료비 지출, 조기 사망에 따른 미래 소득 손실 등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도 함께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직접 흡연으로 인한 직·간접적 사회·경제적 비용은 총 12조1천913억 원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의료비 4조764억 원, 교통비 870억 원, 간병비 4천559억 원 등 직접비 4조6천192억 원과 의료 이용으로 인한 생산성 손실 1조1천115억 원, 조기 사망으로 인한 생산성 손실 6조4천606억 원 등 간접비 7조5천721억 원이다. 담배를 끊으면 사회적으로도 막대한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의미다.

◆ 금연, 시작이 반이다

이미지투데이

▲ 금연 시작일 정하기

금연길라잡이는 특정 기념일, 이삿날, 새해 등 담배와 ‘헤어질 결심’을 할 수 있도록 동기 부여가 되는 날 금연을 시작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금연 시작일 전후 4~5일 동안 심리적 부담을 주거나 과중한 업무가 있는 날을 확인해 피하고, 술자리가 없도록 일정을 조정하는 식이다.

먼저 시작일 전날은 담배와 라이터, 재떨이 등 담배와 관련한 물건을 모두 버린다. 집안이나 차 안에서 흡연을 해왔다면 해당 장소를 깨끗하게 청소해 흔적을 제거하는 등 철저히 금연 환경을 만드는 노력도 필요하다.

또 사무실이나 거실, 화장실 등 장소에 금연 관련 문구나 스티커를 붙이고 생수, 무가당 껌·사탕·주스, 해바라기씨, 은단, 당근, 과일 등과 같은 음식 또는 작은 공, 악력기, 고무줄, 호두 등 금단 증상을 피하기 위한 손놀림 도구 등을 준비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가족, 친구 등 지지자를 정해 금연 시작을 알리는 것이 의지와 자신감을 높이는 데 유용하다.

▲ 단기 금연하기

장기 금연이 어렵다면 우선 ‘단기 금연’부터 권한다.

점심 식후, 술자리, 버스 정류장 근처, 집 앞 등 상황에서 스스로 담배를 피우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주로 언제 담배를 피웠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면 2~3일간 언제, 어디서, 누구와 흡연하는지 기록해 단기 금연을 시도할 시점을 찾아보면 좋다. 그리고 스스로 정한 ‘단기 금연’ 시간은 어기지 않고 흡연을 반드시 피한다.

백유진 경기남부금연지원센터장(한림대학교성심병원 가정의학과교수)은 "많은 흡연자가 새해 목표로 '금연'을 세우지만, 담배에 포함된 중독성 물질 니코틴에 의해 실패하곤 한다. 흡연자가 금연하게 되면 뇌에서 니코틴을 채워달라는 신호를 보내고 이것이 금단 증상이 돼 담배를 끊는게 어렵다고 느끼게 만든다"며 "이는 짜증, 집중력 저하, 불안, 우울 등으로 나타난다. 금단 증상은 2∼7일 사이 최고조에 이르는데 이 기간을 넘지 못하고,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교수는 "자가 의지로 금연에 성공하는 확률은 4%정도 밖에 안 될 정도로 낮다. 그래도 계속 시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금연상담전화, 보건소 금연클리닉, 병의원 금연진료, 4박 5일 금연캠프 등 다양한 금연 지원 서비스가 있으니 이를 통해 금연을 시도하는 것도 적극 권유한다"고 덧붙였다.

황아현 기자 1cor1031@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