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세상] 스페이스 오디티
이제 우주는 손에 잡히는 미래다. 우주 관련 뉴스를 접할 때마다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가수가 있다. 2016년 ‘우주로 이사한’ 데이비드 보위다. 그는 ‘스페이스 오디티(Space Oddity)’로 우주를 우리 곁에 펼쳐놓았다.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했던 1969년 발표됐다. 보위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를 보고 감명을 받아 이 노래를 만들었다.
“관제센터에서 톰 소령에게 알린다/ 단백질 알약 먹고 헬멧을 착용하기 바란다/ 카운트다운 시작/ 엔진 켜고 점화장치 체크하라/ 신의 가호가 있기를.”
노래의 주인공인 우주비행사 톰 소령은 우주여행을 떠나 궤도에 안착한다. 미디어는 그를 칭송하면서 스타 만들기에 열중한다. 그러나 보위는 그가 스타가 되는 걸 허락하지 않는다.
“멀리 떨어진 깡통 같은 우주선에 앉아서 보니/ 지구는 푸르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나는 지금 몹시 고요한 상태예요/ 우주선은 알아서 어디론가 갈 겁니다/ 아내에게 사랑한다고 전해주세요.”
데이비드 보위는 노래 속에서 톰 소령을 영원한 우주 미아로 만든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 노래를 BBC 등에서 아폴로 11호 다큐멘터리의 배경음악으로 썼다는 것이다. 유튜브에서 만날 수 있는 뮤직비디오도 압권이다. 보위의 팬인 캐나다의 우주비행사 크리스 해드필드가 실제 유영 중인 우주 비행선에서 제작했다.
BTS의 ‘134340’도 행성번호를 제목으로 만든 우주 노래다. 2006년 ‘수금지화목토천해명’으로 외웠던 행성에서 퇴출당한 명왕성을 왜소행성 ‘134340’으로 부르게 된 것이다. BTS는 이 행성을 소재로 사랑을 노래한다. 2019년 미국항공우주국에서 발표한 우주선에서 들을 만한 노래 리스트에도 올랐다. 이 노래들을 들으며 떠나는 우주여행은 어떨까?
오광수 시인·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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