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글로컬대학30′, 비수도권대학은 새로운 기회로

송신근 교수, 창원대학교 회계학과 2023. 5. 29.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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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대학30′ 사업이 지난 4월 18일 교육부에서 공고되어 5월 31일 예비신청서 접수 마감을 앞두고 있다. 2026년까지 비수도권 지역의 대학들 중 30개 대학을 선정해 5년간 각 대학별로 매년 200억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교육부는 글로컬대학30 사업의 필수 요건으로 대학 안팎의 벽을 허물고, 대학 내 단과대학 간 및 학제 간의 벽을 허물 것을 요구하고 있다.

비수도권 대학들은 이 사업에 선정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대학의 입장에서 매년 200억원, 총 1000억원은 그냥 넘어가기엔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이로 인해 대학들은 같은 지역 대학 간의 통합 논의뿐만 아니라, 대대적인 학과 구조조정을 통해 교육부의 요건에 맞추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대학 현장에서 우려하고 있는 바와 같이 이 사업이 5년을 넘어 장기 지속되지 않을 경우 이러한 노력들은 자칫 대학의 근간을 흔들어 혼란만 가중시킬 수도 있다. 그러면 대학들은 어떻게 글로컬대학30을 준비해야 할까?

대학들은 글로컬대학30 사업 선정만을 위한 혁신뿐 아니라, 재정 지원이 중단되더라도 대학의 정체성을 지니면서 향후 20~30년 이상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지닐 수 있는 방향으로 이 사업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 그 방향은 교육부에서 요구하는 필수 요건의 방향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향으로도 추진될 수 있다.

교육부에서도 성공 사례 대학으로 제시하고 있는 경영학 분야에 특화되어 있는 ‘뱁슨 칼리지(Babson College)’의 모형을 살펴보자. 미국에서 ‘Entrepreneurship(기업가 정신)’ 1위 대학, 경영학 분야 1위 대학, 졸업 후 6개월 이내 취업률 99%, 졸업 후 초임 연봉이 하버드대학 다음으로 7위인 대학이 뱁슨 칼리지다.

이 대학은 이학사를 수여하는 학부 과정과 대학원 과정인 MBA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는 4년제 대학으로 교양 및 과학이 융합된 실무형 비즈니스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즉, 기업 실무에 요구되는 비즈니스 통찰력, 기업가 정신, 리더십 및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시키고 있다. 학부 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은 기업가적 리더십 사고를 갖게 되어 어떠한 산업, 어떠한 직위에서도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이 구성되어 있다.

학생들은 1학년 및 2학년 때 비즈니스 리더뿐 아니라 전인적이고 다재다능한 인재가 되도록 비즈니스 분야를 넘어 교양, 과학, 문화, 생태 및 경제 시스템까지 섭렵하는 기초 융합 과정을 이수한다. 3학년 이상부터는 기업 실무 프로젝트를 수행할 뿐 아니라, 20개 이상의 세부 전공들 중 선택해 이수하도록 하고 있다.

이 대학의 또 다른 특성화된 교육 프로그램 중 하나가 1학년 입학부터 졸업까지 ‘Hands-On Learning(현장 학습)’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벤처 창업, 인턴십, 글로벌 체험 학습 등에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현장 학습을 지원하기 위해 신생 기업에서부터 포천(Fortune)지 선정 500대 기업 및 비영리 단체들까지 참여하고 있다. 그리고 글로벌 체험 학습 및 유학 프로그램을 통해 졸업생 중 60% 이상이 해외에서 학습하는 경험을 쌓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졸업생들은 실무 경험과 글로벌 역량을 갖춘 경영 전문가로 탄생하게 된다.

글로컬대학30 사업은 교육부든 대학이든 적어도 20년 이상을 바라보는 장기적 관점에서 추진해야 한다. 특히 대학은 글로컬대학30을 20년 이상 지속 가능한 새로운 대학 모델을 디자인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입학 자원 급감의 시대에 지역의 중심 대학으로 생존할 수 있고, 더 나아가 뱁슨 칼리지와 같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대학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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