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로 달걀 부화하려는 이유...과학과 미술의 융합 실험
[앵커]
최근 미술과 과학을 접목한 독창적 작품을 선보이는 신예 작가들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백정기 작가는 촛불로 달걀을 부화하는 설치미술로 정신적 에너지를 시각화하는 등 새로운 미학적 실험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교준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촛불의 미약한 열을 이용해 전기 에너지를 만드는 10개의 촛불 발전기와 달걀 부화기.
과학기술을 이용해 촛불에 담긴 종교적 상징을 실제의 물질적 에너지로 변환시키려는 시도입니다.
[백정기 / 작가 : 과학과 종교, 정신과 물질, 어떻게 보면 이런 이분법적인 경계에서 이 두 가지를 어떻게 하면 융합할 수 있을까에 대한 그런 도전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시장에 손기정 선수와 전태일 열사, 오수의견 등 낯익은 동상들이 가득하고, 곳곳에 둔 라디오에서 낭독과 연주가 흘러나옵니다.
철과 구리 등 금속분말캐스팅으로 만든 동상들을 송신 안테나로 이용해 동상의 이미지보다 재료의 물질성에 주목하게 한 사운드 설치 작품입니다.
[백정기 / 작가 : 이미지나 상징보다는 이미 그 작품을 구성하고 있는 그 물질, 그 자체가 이미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고 어떤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을 해서 그런 물질이 강조된 작업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설악산 단풍이나 보성녹차밭을 촬영한 사진들.
얼핏 보면 색이 바랜 풍경 사진 같지만 단풍잎과 찻잎 등에서 직접 추출한 색소를 이용해 프린트한 뒤 에폭시수지로 사진 전체를 감쌌습니다.
재료의 본질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를 토대로 새로운 시각화 실험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YTN 이교준입니다.
■ 전시 정보
- 백정기 개인전 '올인원'
7월 1일까지 /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YTN 이교준 (sbi@ytn.co.kr)
촬영기자 : 이현오
음악제공 :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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