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일부 지지자 잘못된 태도, 이재명 더 외롭게 한다”

김현우 2023. 5. 28.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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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28일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층, 이른바 ‘개딸’을 향해 “숨어서 비난하고, 대화를 거부하고 욕하는 일은 민주당의 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싫은 놈 나가라는 식의 분열적 당 운영과 혐오로는 우리가 승리할 수 없다”며 민주당 지도부를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민주당 내부를 “수박”이라 낙인찍고 공격하면 우리는 모두 패배한다”며 지난 26일 경북 안동 지역위원회 방문 당시 벌어진 일을 소개했다. 박 의원은 민주당 중앙당이 자신의 협력 지역으로 지정한 안동∙예천 지역위원회를 찾아 협약식과 당원 강연회를 하기 위해 민주당 경북도당 사무실을 찾았다. 이때 이 대표 지지층 일부가 사무실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고, 이들은 박 의원에게 “여기가 어디라고 오느냐”, “입으로 이재명을 말하지도 말라“고 요구했다. 나아가 이들은 김위한 안동∙예천 지역위원장 사퇴를 요구하기까지 했다고 박 의원은 전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시스
박 의원은 “좀 놀라고 황당했다. 당이 요청한 협력의원으로 해야 할 역할을 하기 위해서였고, 재정지원 정책지원 등 지원 약속을 하기 위한 공식적인 행사임에도, 당원을 자처하는 분들이 적대적이고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위원장 사퇴 요구가 나온 것을 두고서는 “김 위원장은 ‘친명 중 친명’이고 이 대표를 위해서 대선과 당대표 선거에서 열심히 활동했다. 하지만 이재명에게 비판적인 박용진의 안동 행사를 마련했다는 이유로 그를 비난 시민들 앞에 드러내고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이들과 대화를 해보고자 했으나 이들은 “듣기 싫다며 소리 지르고, 건물 진입을 물리적으로 막아서고, 손목을 잡아 끌어가며 저지했다”고 한다. 

박 의원은 “당 안의 건전한 비판도 공격하고, 생각과 행동 방식이 조금만 달라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그분들의 태도가 가장 걱정스러웠다”며 “우리 사회 소수자 목소리를 대변하고, 노동자와 장애인 등 힘없는 이들의 친구를 자처하는 민주당 안에서 내부의 소수의견, 다른 이야기를 물리적으로 제압하고 폭력적으로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개딸을 향해서는 ”민주정당임을 자부하는 민주당에서 이런 일은 없어져야 한다. 사람의 생각과 태도를 바꾸는 것은 토론과 공감이지 혐오와 배제, 공격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이날 박 의원은 당지도부와 개딸 요구에 편승하려는 일부 당내 의원을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민주당의 지도자를 자임하고,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들이라면 이런 잘못된 행동에 대해 단호해야 한다”며 “권한을 가진 만큼 책임 있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의원은 “일부 당원들과 지지자들의 잘못된 태도가 이 대표를 더 힘들고 외롭게 하고 민주당을 국민들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있다. 당을 다음 선거 패배의 길로 끌고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최근 민주당은 이 대표의 리더십 리스크와 강성 팬덤 문제, 대의원제 폐지 등이 맞물려 내홍을 겪고 있다. 이 대표를 포함한 당지도부는 ‘대규모 코인 보유’ 논란 당사자, 무소속 김남국 의원에 대한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다 비판을 받았다. 특히 김 의원이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힌 만큼, 이 대표의 리더십 문제를 지적하는 이들이 적잖았다. 

이런 가운데 당내 청년 정치인들은 김 의원을 겨냥해 ‘의혹이 사실이라면 의원직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자 이 대표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서는 김 의원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고, 일부 강성 지지층들은 청년 정치인들을 온라인에서 조리돌림하기도 했다. 청년 정치인에 대한 공격이 심해지자 당내 비이재명계 의원들은 개딸에게 당내 청년 정치인 등에 대한 공격 중단을 요구하는 결의안 연서명을 받았다. 하지만 결의안은 친이재명계 의원들의 반대로 채택되지 않았다. 

김현우 기자 wit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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