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4년만에 만난 세계 ‘바둑 귀신’들
일요일인 28일 저녁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리조트 컨벤션홀. 각국을 대표하는 24명의 ‘바둑 귀신’들이 하나둘씩 입장했다. 28년의 연륜을 쌓은 전통의 LG배 조선일보 기왕전이 첫발을 떼는 날이다. 세계 바둑계를 쥐락펴락 하는 거물들의 표정에 긴장과 기대가 교차했다.
연례 행사이면서도 매년 볼 수 없었던 풍경이었다. 3년 이상 지구촌을 휩쓸었던 코로나 사태 때문이다. 2019년 24회 대회 신진서 대 박정환의 결승 이후 4년 간 LG배는 온라인 방식에만 의존해야 했다. 발이 묶인 채 자국에서 인터넷으로 착점하던 이들이 4년만에 면대면(面對面)의 본모습으로 돌아온 것이다. 얼굴을 뒤덮었던 마스크도 사라졌다.
이날 개막식에 참가한 출전 기사는 한국 12, 중국 8, 일본 3, 대만 1명 등 24명. 이중 한국 신진서 박정환 변상일 신민준 등 4명, 중국 딩하오 양딩신 커제 등 3명, 그리고 일본 시바노까지 8명은 1회전을 면제받고 16강이 겨루는 2회전(31일)에 직행한다. 1회전 승자 8명과 다시 추첨으로 상대를 결정한다. 동국인 간 대결을 최대한 피해 관전 재미를 높이기 위한 결정에 따른 것이다.
29일 벌어질 1회전 24강전 여덟 판의 대진이 추첨에 의해 결정됐다. 한국 5위 김명훈(26)이 이번 대회 최연소 참가자인 중국 왕싱하오(19)와, 7위 안성준(32)은 일본 쉬자위안(26)과 첫 관문 통과를 놓고 다툰다. 한국 기사 중 막내인 박상진(22)의 상대는 중국 구쯔하오(25)로 낙점됐다.
16강에 직행한 기사들 중심으로 공개 인터뷰가 진행됐다. 박정환(30)은 누구와 첫판을 두고 싶으냐는 사회자 질문에 “중국리그 팀 동료인 커제”라고 답했다. 신진서는 “중국기사 명단을 보니 16강전이나 결승이나 구별하기 힘들 만큼 강자들이 많다. 우선 첫판(16강전)에 최대한 신경 쓰겠다”고 다짐했다. 디펜딩 챔프 딩하오(23)는 “4년만의 대면 대국이 반갑다. 주최측에 감사한다”고 했다.
1회전 대진은 다음과 같다.
◇16강전 대진표(가운데 숫자는 상대전적)
김명훈(한)0-0왕싱하오(중)
안성준(한)0-0쉬자위안(일)
한승주(한)1-0라이쥔푸(대만)
김정현(한)0-1리웨이칭(중)
설현준(한)1-0위정치(일)
한태희(한)1-0미위팅(중)
박상진(한)0-0구쯔하오(중)
안국현(한)0-2리쉬안하오(중)
지난해 27회 대회 결승은 중국 기사끼리 격돌, 2000년생 딩하오 9단이 양딩신 9단을 2대0으로 완파하고 처음 세계 정상에 올랐다. 그 전까지 3연속 우승했던 한국은 신진서와 강동윤이 준결승서 각각 양딩신과 딩하오에 패했다. 통산 국가별 우승 횟수는 한국과 중국이 각 12회씩으로 접전 중이고 일본이 2회, 대만이 한 차례 패권을 차지했었다.
조선일보사가 주최하고 (주)LG가 후원하는 제28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상금은 우승 3억 원, 준우승은 1억 원이다. 1인당 제한시간 3시간을 다 쓰면 40초 초읽기 5회가 주어진다. 준준결승 및 준결승은 12월, 결승 3번기는 2024년 1월 하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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