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혁신위원장 ‘외부냐 내부냐’로 또 충돌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4일 쇄신 의원 총회에서 설치하기로 결정한 혁신 기구가 친명·비명 간 갈등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비명계는 혁신위원장에 외부 인사를 앉히고 전권을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친명계는 “이재명 대표를 흔들려는 시도”라며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혁신 기구 설치를 공언했지만 보름이 다 되도록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다. 혁신위 구성과 그 권한 문제가 이재명 대표의 거취 문제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친명계의 한 중진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외부 인사 데려와서 전권 휘두르라는 것은 그냥 이재명 물러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가자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혁신위는 핑계고 ‘이재명 퇴진’이 진짜 목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를 지지하는 이른바 ‘개딸’들도 “비대위의 다른 이름이 혁신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비명계 의원은 “돈 봉투 사건, 김남국 의원의 코인 사건에서 이 대표가 자신의 사법 리스크와 온정주의 때문에 단칼에 문제 해결에 나서지 못한 게 지금 당 지지율이 추락한 원인 아니냐”며 “이 대표가 일단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 자체가 가장 큰 혁신”이라고 했다.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김해영 전 의원을 혁신위원장에 추천한다”는 글도 올라왔다. 김 전 의원은 지난해부터 이 대표 사퇴를 주장해 왔다. 이 같은 제안에 이 대표 지지자들은 “X 같은 소리” “이거 완전 똥파리가 썼다”며 비난했다.
여론조사에서는 혁신 기구에 전권을 줘야 한다는 응답이 높은 것으로 28일 나타났다. 알앤써치가 지난 24~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1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에서 전권을 줘야 한다는 응답은 45.6%로 반대 의견 35.7%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많았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에서 찬성 의견이 70.1%였다. 이를 두고도 비명계는 “극소수 개딸들만 전권 위임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했지만, 친명계는 “전권 위임이 뭘 의미하는지 지지자들도 헷갈렸기 때문”이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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