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스타성이 있네요" 준PO 쐐기포→PO 역전포→끝내기→역전 만루포…'휴화산' 야구인2세, 마침내 터졌다 [인터뷰]

김영록 2023. 5. 28. 19:3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내가 스타성이 있는 것 같다."

비록 6대5로 역전 눈앞에서 좌절했지만, 연기를 쏟아내는 휴화산은 기어코 분화하기 마련이다.

경기 후 인터뷰에 임한 임지열은 "팀이 연패중이라 승리할 수 있도록 집중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했을 뿐이다. 팀 승리에 도움된 것 같아 기분좋다"며 겸손하게 웃었다.

"치는 순간 최소 펜스는 맞겠다 생각했다. 계속 지니까 아무래도 더그아웃 분위기가 좋지 않았는데, 제 홈런으로 인해 팀원들이 좀더 힘내서 반등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에 임한 임지열. 김영록 기자

[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내가 스타성이 있는 것 같다."

인터뷰에 임한 키움 히어로즈 임지열의 얼굴은 밝았다.

임지열은 2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주말 시리즈 3차전에서 8회말 역전 만루홈런을 작렬, 팀의 7대5 대역전극을 이끌었다.

잃었던 감을 되찾은 타격은 기어코 일을 냈다. 전날 8회까지 키움은 27이닝 연속 무득점에 허덕이고 있었지만, 9회말 5득점을 따내며 그 고리를 끊어냈다. 비록 6대5로 역전 눈앞에서 좌절했지만, 연기를 쏟아내는 휴화산은 기어코 분화하기 마련이다.

이날도 쉽지 않은 경기였다. 선발 정찬헌이 4⅔이닝만에 5실점하며 무너졌고, 3회와 7회 만루 찬스에서 1점씩밖에 뽑지 못했다. 많은 출루에도 좀처럼 점수로 이어지지 않았다. 투수 견제 실책, 3루수 실책, 좌익수 실책이 이어지며 마운드를 흔들었다.

하지만 2-5였던 8회, 롯데 필승조로 거듭난 베테랑 김상수를 상대로 러셀 임병욱 이원석이 3연속 안타를 때려내며 무사 만루를 만들었다. 김동헌의 희생플라이로 3-5, 그리고 김휘집의 안타로 다시 만루가 됐다.

2023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2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8회말 2사 만루 키움 임지열이 만루포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5.28/

롯데 마운드는 윤명준, 타석에는 임지열이 들어섰다. 임지열은 과거 빙그레의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한축이었던 임주택 한화 서산 파트장의 아들이다.

외야에서 내야로 돌아온 덕분일까. 타격감이 남다르다. 개막 첫주 부진으로 1군에서 말소됐지만, 5월 9일 다시 1군 기회를 받았다. 그리고 12일 NC 다이노스전 끝내기 홈런을 터뜨렸고, 이튿날 다시 2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했다. 이틀간 4안타 7타점을 몰아쳤다. 이후로는 꾸준히 1군 기회를 받았고, 이날 모처럼 대폭발했다. 프로 통산 첫 만루홈런이다.

한방이 있는 거포 유망주로 꼽혔지만, 정규시즌 통산 홈런은 단 1개에 불과했던 임지열이다. 그가 진가를 보여주기 시작한 건 지난해 포스트시즌 '도장깨기'를 이끌면서부터다.

임지열은 KT 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8회말 2아웃에서 쐐기 투런포를 쏘아올리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2023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2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8회말 2사 만루 키움 임지열이 만루포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5.28/

이어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3대4로 뒤지던 7회말 2사 1루에서 대타로 등장, LG 이정용의 초구 직구를 그대로 역전 투런포로 연결했다. 3차전 데일리 MVP의 영광도 안았다.

한국시리즈에선 비록 패했지만,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SSG 랜더스 에이스 폰트를 상대로 3회초 선제 2점 홈런까지 때려냈다. 통산 홈런이 단 1개뿐이던 선수가 단일 포스트시즌에만 3개의 홈런을 쏘아올린 것. 한국시리즈 우승은 놓친 키움에겐 아쉬움 속 선물이 남았다.

올해도 적지 않은 기회를 얻고 있다. 지난해 40경기 148타석이 커리어하이였는데, 올해 벌써 23경기에서 69타석에 나섰다.

2023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2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8회말 2사 만루 키움 임지열이 만루포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5.28/

경기 후 인터뷰에 임한 임지열은 "팀이 연패중이라 승리할 수 있도록 집중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했을 뿐이다. 팀 승리에 도움된 것 같아 기분좋다"며 겸손하게 웃었다. 홈런 직후 격하게 타오르는 마음에 팀 동료들에게 점프해서 안기던 모습과는 딴판이었다. 아버지에 대해서는 "잘했을 때는 잘했다고 해주시고, 못했을 때는 최대한 야구 얘기를 안하신다. 항상 감사하다"며 멋쩍어했다.

이어 승부처에서 강한 면모에 대해서는 "그런 생각은 안해봤는데, (듣고보니)내가 스타성이 있는 것 같다"라는 답변으로 좌중을 웃겼다. 홍원기 키움 감독에 대해선 "항상 조용하시다. 쓰다듬어주셨을 뿐"이라고 했다.

"치는 순간 최소 펜스는 맞겠다 생각했다. 계속 지니까 아무래도 더그아웃 분위기가 좋지 않았는데, 제 홈런으로 인해 팀원들이 좀더 힘내서 반등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고척=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Copyright © 스포츠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