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 상승 속 가계대출 부실 우려 ↑…“NPL, 연말 3조원 수준으로 급증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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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파른 금리 인상 여파로 대출 연체율이 오르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 가계대출 중 '고정이하여신'(NPL)이 올해 말 3조원 수준까지 급증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28일 한국금융연구원의 '국내은행 가계대출 리스크 예측'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가계대출 NPL 비율은 지난해 4분기 0.18%에서 올해 말 0.33%까지 급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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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말 1.7조→올해 말 3조원으로 늘어
은행 손실 흡수능력 있지만 리스크 관리 필요”
당국 “최근 연체율, 건전성 위협 정도 아냐”
지난해 가파른 금리 인상 여파로 대출 연체율이 오르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 가계대출 중 ‘고정이하여신’(NPL)이 올해 말 3조원 수준까지 급증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NPL은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 등인 부실채권으로, NPL 비율은 금융기관 건전성 지표 중 하나로 사용된다.
28일 한국금융연구원의 ‘국내은행 가계대출 리스크 예측’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가계대출 NPL 비율은 지난해 4분기 0.18%에서 올해 말 0.33%까지 급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금액 기준으로 국내은행의 가계대출 NPL이 같은 기간 1조7000억원에서 3조원 수준으로 늘어난다는 의미다.
은행들은 보유 중인 여신(대출)을 자산건전성에 따라 5단계로 분류해 관리한다. 가장 양호한 상태인 ‘정상’에서부터 회수가 어려운 정도에 따라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으로 분류한다. 이중 고정과 회수의문, 추정손실로 분류된 여신의 합계액을 총여신으로 나눈 비율이 NPL 비율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지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가계대출 중 NPL 비율과 금리, 총부채상환비율(DTI), 실업률 등 거시변수들의 계량모델을 추정하고, 이를 이용해 올해 NPL 비율을 예측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금리가 상승 또는 하락할 경우 약 3분기 이후 NPL 비율도 오르거나 내리는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럽 재정위기(2010년 5월)와 미국 재정위기(2011년 8월) 당시에도 글로벌 금융불안 영향으로 국내 금리가 급등한 뒤 NPL 비율이 후행적으로 급상승한 바 있다.
보고서는 올해 말까지 부실채권이 급증하겠지만, 은행권 전체의 손실 흡수능력(risk bearing capacity)은 충분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은행의 자기자본이 279조원 수준이고, 지난해 당기순이익도 18조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금융당국도 최근 연체율 상승이 금융시스템 건전성·안전성을 위협할 정도의 심각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3월 말 기준 은행권 연체율은 0.33%(지난해 말 대비 0.08%포인트 상승)이며, 저축은행 5.07%(〃 1.66%포인트 상승), 상호금융 2.42%(〃 0.90%포인트 상승), 카드사 1.53%(〃 0.33%포인트 상승), 캐피탈 1.79%(〃 0.54%포인트 상승) 등이다. 당국은 현재 연체율 수준이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나 저축은행 사태 등과 비교했을 때 양호하다는 입장이다.
오는 9월 말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환유예 여신의 상환이 개시되면 연체율 상승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지만, 당국은 은행 상환유예 여신(5조3000억원) 전액이 연체된다고 가정하더라도 연체율이 0.57%까지 오르는 데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은행권 장기 평균(코로나19 발생 전 과거 10년) 연체율인 0.78% 대비 0.21%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다만 우리나라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금융권 가계대출이 연평균 6.8% 증가하고, 가계부채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비율이 100%를 넘는 등 가계부채 수준이 과도한 만큼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2012년 이후 급락하던 NPL 비율이 갑자기 급등으로 전환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이 어느 정도의 기간과 수준까지 진행될 것인지가 문제”라며 “은행권은 거시 변수에 대해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NPL 비율 변화도 예의주시하는 한편 가계대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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