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네이버·카카오 독과점 규제로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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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배달의민족 등 온라인 플랫폼의 갑질과 독과점을 규제하기 위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당초 플랫폼 기업의 '자율규제'를 강조하던 윤석열 정부도 최근 '법률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태도를 바꾸는 분위기다.
28일 관계부처와 국회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내부적으로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금지법' 제정 논의를 서두르고 있다.
이 같은 공정위 행보의 배경에는 대형 플랫폼 독과점을 규제할 법을 만들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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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워팔기·자사우대 등 금지할 듯
입점업체와의 관계는 자율 규제
정치권도 '플랫폼 때리기' 가세
與 잇단 규제법, 野는 실태조사
美·英·日선 가이드라인 완화 추세
네이버·카카오·배달의민족 등 온라인 플랫폼의 갑질과 독과점을 규제하기 위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당초 플랫폼 기업의 ‘자율규제’를 강조하던 윤석열 정부도 최근 ‘법률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태도를 바꾸는 분위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기류에 맞춰 대형 플랫폼을 대상으로 별도 독과점 규제법을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회에선 더불어민주당이 플랫폼 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실태 조사에 나서며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온라인 플랫폼법(온플법) 제정을 예고했다.
규제 서두르는 공정위
28일 관계부처와 국회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내부적으로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금지법’ 제정 논의를 서두르고 있다. 공정위는 이달 초 비공개 당정 협의에서 매출 기준 국내외 상위 5~6개 대형 플랫폼 대상 별도 독과점 법률을 만드는 방안 등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와 카카오, 애플, 구글 등 대형 플랫폼을 규율 대상으로 지정해 검색 순서상 자사 우대 금지 등의 의무를 부여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예컨대 카카오가 플랫폼 결제 수단으로 카카오페이 등 자사 수단을 먼저 권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식이다.
다만 플랫폼과 입점 업체 간 갑을 관계는 자율규제 영역으로 놔두겠다는 방침이다. 온플법 논의는 크게 ‘거래공정화’(갑을관계)와 ‘독과점 규제’로 나뉘는데, 독과점 규제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이 같은 공정위 행보의 배경에는 대형 플랫폼 독과점을 규제할 법을 만들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당초 대통령실 내에선 윤 대통령의 ‘자율규제’ 공약에 따라 플랫폼 규제를 강화하는 데 비판적인 목소리가 있었다. 그러나 작년 10월 카카오톡 ‘먹통’ 사태와 포털발 ‘가짜뉴스’ 확산 등을 보면서 ‘법률규제’로 기류가 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방송통신위원회를 제치고 플랫폼 규제 관련 주무부처로 자리잡기 위해 법안 제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플랫폼 실태조사 나선 거대 야당
여기에 정치권도 가세했다. 국민의힘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실시간 검색어 부활’ 우려가 나온 네이버 등 포털을 겨냥한 규제법안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민주당은 5개월에 걸친 대대적인 ‘디지털 플랫폼시장 실태조사’에 나섰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민주연구원은 네이버·카카오·쿠팡·배달의민족 등 배달 앱과 오픈마켓 플랫폼의 입점 업체에 대한 갑질 등 부당거래 행위를 조사하고 있다. 오는 8월 중간보고서를 발표하고, 이를 토대로 9월 정기국회에서 온플법 제정을 밀어붙이겠다는 방침이다.
민주연구원 관계자는 “자사 우대, 끼워팔기, 최혜대우 요구, 안티스티어링(다른 결제 방법을 알릴 수 없도록 하는 행위) 등 적어도 4개 독과점 지위 남용 행위에 대해선 반드시 규제 입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엔 플랫폼 공정화법과 독과점법을 포함해 총 18개의 관련 법안이 계류돼 있다.
해외선 플랫폼 규제 잇단 철회
주요국에선 플랫폼 규제를 철회하거나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플랫폼산업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유연하고 합리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미국이 2021년부터 추진해온 ‘플랫폼 반독점 규제’ 입법을 올해 1월 전면 철회한 게 대표적이다. 일본은 ‘특정 디지털 플랫폼의 투명성 및 공정성 향상에 관한 법률(투명화법)’을 통해 정부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자율성을 존중하고 있다. 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디지털경제 경쟁정책 백서’에서 “온라인 플랫폼 규제에 대해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명기했다.
설지연/정지은/박한신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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