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스타로 우뚝’ 방신실 “연예인 된 것처럼 신기해요”
‘300야드 장타 소녀’ 방신실(19)이 최근 커진 인기를 실감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말한 뒤 배시시 웃었다.
방신실은 28일 강원 원주시의 성문안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E1 채리티 오픈(총상금 9억원) 최종 3라운드에서 2타를 줄여 최종 합계 9언더파 207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최근 한 달 사이에 세 번이나 챔피언 조 경기를 펼치고, KLPGA 투어 5번째 대회 만에 우승한 방신실은 현재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선수다. 소강 상태에 빠진 KLPGA 투어에 300야드에 육박하는 장타력으로 강력한 활기를 불어넣은 방신실에 많은 팬들이 큰 응원을 보내고 있다. 방신실을 보기 위해 대회장을 방문하는 갤러리도 제법 많다.
어느덧 ‘슈퍼루키’로 떠오른 방신실은 이날 우승 후 인터뷰에서 “지난 두 대회 챔피언 조에서 아쉽게 우승을 놓쳐서 아쉬움도 많았는데, 그게 좋은 경험이 돼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오늘은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는 것보다 안전하게 페어웨이를 지키는 공략을 택했다. 티 샷을 할 때는 드라이버보다 3번 우드를 더 많이 잡았다”고 돌아봤다. 그는 2주 전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 3라운드 16번홀까지 1타 차 선두를 달리다가 17번홀에서 드라이버 티 샷 아웃 오브 바운즈(OB)를 내고 우승을 놓친 경험이 있다. 방신실은 “이전의 실수를 토대로 공략했다”고 덧붙였다.
이날은 하루종일 비가 내려 플레이에 어려움을 겪었을 법도 했지만 “페어웨이가 축축해 티 샷 거리는 덜 나왔지만 그린이 부드러워져서 미들 아이언으로도 공략하기가 편했다”고 설명했다.
국가대표 에이스 출신이지만 지난해 KLPGA 투어 시드 순위전에서 40위에 그쳐 조건부 시드에 그친 방신실은 “같이 국가대표를 했던 친구, 언니들은 다 정규투어에 올라왔는데 저는 떨어져서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그렇지만 지금은 너무 기쁘고 꿈만 같다”며 쑥스럽게 미소 지었다.
드림투어(2부)를 병행해야 했기 때문에 일주일 내내 경기를 치를 때도 있었다는 방신실은 “지금은 그 고민도 없어져서 좋다”며 웃었다.
국가대표를 할 때도 평균 드라이버 샷 235m를 때려 장타자인 편에 속했지만, 동계 훈련을 통해 20m 가까이 비거리를 더 늘렸다는 방신실은 두 달 반 동안 스윙 스피드 훈련을 한 것을 장타 비결로 꼽았다. 그는 “아침, 점심, 저녁으로 한 시간 반씩 스윙 도구를 이용해 세게 휘두르는 빈 스윙 연습을 많이 했다. 덕분에 스윙 스피드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금은 비거리를 더 늘리기보다는 정확성을 더 키워야 한다고 못박았다. 그는 “장타자여서 페어웨이 적중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티 샷 정확도를 높이는 게 가장 숙제”라고 밝혔다.
우승 상금 1억6200만원을 받은 방신실은 “작년에 저보다 마음고생을 많이 하셔서 이 순간을 엄청 기다리셨을 텐데 기쁨을 드린 것 같아 좋다”며 “첫 우승 상금으로 고마운 부모님께 밥을 사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우승으로 신인상 랭킹 3위에 올라 본격적인 신인상 경쟁에 불을 붙인 방신실은 “너무 잘하는 선수들이 많아서 신인왕 욕심은 내려놓고, 꾸준하게 톱10 안에 드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메인 후원사가 주최하는 메이저 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는 우승하고 싶다는 소망을 덧붙였다.
또 현재 세계 랭킹 1위인 고진영(28)이 롤모델이라며 “강한 멘탈과 성실한 모습을 배우고 싶고, 저도 세계 랭킹 1위를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주미희 (joom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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