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초 광고로 1100만원 받는 인플루언서…200만원이면 만든다?
팔로워 40만명 인플루언서 광고비는 1100만원
인스타그램 구독자 40만명 판매가는 200만원
‘허수 구독자 비율’ 찾아주는 프로그램 활용돼
구독자 수가 아니라 다양한 지표 봐야 해
법조계 “구독자 수 자체를 속이지 않는 이상 처벌은 어려워”
28일 기자가 유명 SNS인 인스타그램의 팔로워 수, 좋아요 수 등을 조작해 준다는 업체를 통해 ‘한국인 팔로워 50명’ 상품을 구매하자 순식간에 계정의 팔로워가 55명 늘었다. 심지어 증가한 팔로워 계정들 모두 일상적인 사진과 글 등이 게시돼 있어 소위 ‘가짜 팔로우’라고 의심하기도 어려웠다. 이 업체는 ‘인스타그램 수익창출의 비밀’이라는 자극적인 홍보 문구를 내걸고 있었다.
업계에서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가짜 팔로워를 구매하려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상품판매, 협찬 등으로 얻을 수 있는 금전적 이득에 비해 팔로워 수 등 조작비용이 낮아 인플루언서들은 ‘영향력 조작’ 유혹에 넘어가기 쉽다.
유튜버의 경우 인스타그램보다 다소 팔로우 구매 가격이 높다. SNS 마케팅 업계에 따르면 구독자 25만명을 보유한 미국 일상 유튜버 B씨의 광고 단가는 1750만원인 반면, 유튜브 구독자 판매 사이트에서는 구독자 20만명을 2200만원에 판매중이다. 이는 구독자 25만명의 B씨의 1회 광고비를 웃도는 수준이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활용하는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하게 되면 해당 브랜드 직원들이 일일이 각 인플루언서의 좋아요 수나 댓글 등 활동력을 확인한다”며 “대행사에서 처음부터 관련 검증이 끝난 명단을 넘겨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아예 인플루언서의 허수 구독자 비율을 파악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업체들도 있다. 마케팅 업체 관계자는 “실제로 팔로워 수는 높다고 나오지만 광고를 해보면 조회 수나 댓글 등 반응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사례가 많다”며 “따라서 일부 기업들은 특정 인플루언서의 가짜 팔로워 비율을 찾아주는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운용하거나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구독해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커머스 업계에서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위해서는 그 특성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야 한다고 충고했다.피지컬 100 김강민, 고기남자 등 유명 유튜버와 크리에이터 커머스 사업을 운영 중인 브레이브컴퍼니 양지현 이사는 “구독자 수만 볼게 아니라 구독자 대비 평균 조회수, 충성 구독자 수, 유의미한 구독자 참여율 등의 다양한 크리에이터 지표를 분석해서 활용해야 한다”며 “유튜브, 인스타그램 광고 등은 인플루언서 생태계에 대한 이해도와 광고의 종류와 그에 맞는 기대효과를 명확히 이해하고 집행해야 만족스러운 효과를 볼 수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법조계에서는 ‘구독자 조작’으로 이익을 얻은 인플루언서들이 처벌을 받을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했다. 법률사무소 예지의 김은강 변호사는 “구매를 통해 구독자를 늘렸다고 하더라도 구독자의 활성화 여부까지 따질 수는 없다”며 “어떤 방식으로 구독자를 늘렸든지 간에 구독자 수 자체를 속이지 않는 이상 기망으로 판단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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