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중단” 다음은?.. 재발방지책 나올까

제주방송 김지훈 입력 2023. 5. 28. 18:07 수정 2023. 5. 28. 18:1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에어서울 이어.. 에어프레미아 등 논의 중
“전례 없는 사고”.. 안전강화대책 등 고민
국제 경쟁, 선택권 문제.. 대책 향방 '촉각'


비상구의 레버를 당겨 문을 연 30대는 구속되고, 항공사는 해당 기종의 ‘문제’ 좌석 판매까지 금지하고 나섰습니다.

같은 기종을 운항하는 항공사부터, 다른 항공사들 역시도 사태 추이를 지켜보면서 비상구 좌석 운영 등 제반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주기장 이동 중 혹은 정지 상태에서 문이 열린 경우는 있었지만, 실제 운항(착륙) 과정에 열린 사례를 찾기 어렵다는데서 관련 대응과 후속 조치가 어떻게 가닥을 잡을지에 업계 안팎이 촉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착륙 과정에 비상구가 열린 채로 운항하기는 우리나라 민항기로선 사실상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와 별도로 일부 조작 실수 등으로 인해 지상에서 문이 열리거나 비상슬라이드가 펼쳐지는 일 등은 종종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국내에선 2017년 인천공항발 베트남 다낭행 항공기에서 60대가 레버를 당겨 비상구가 열리면서 탈출용 슬라이드가 펴지기도 했습니다. “화장실 손잡이와 레버를 착각했다”는게 이유였습니다.


비슷하게, 2019년 영국 맨체스터공항에서도 파키스탄항공기에서 비상구를 화장실로 착각해 개방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앞서 2018년 나이지리아 민항사인 다나항공 한 여객기가 수도 아부자에 착륙하면서 비상구 문이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또 2019년 6월 런던 스탠스테드 공항에서도 20대 여성이 비상구 문을 열려고 시도했다가 승무원과 승객들이 제지하는 사태도 있습니다. 이 여성은 당시 2년 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이어 같은해 9월 중국 후베이성을 출발해 란저우로 향하던 샤먼항공 항공기에서 50대 중국인 승객이 바깥 공기를 마시고 싶다면서 비상구를 연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륙 전이었고, 이로 인해 출발이 1시간 지연된바 있습니다.

또 올 들어 3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출발해 보스턴으로 향하던 항공기에 탑승했던 30대 남성이 비상구 개방을 시도했다가 경찰에 붙잡혀 기소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사전에 항공기 승무원들은 승객의 거동을 수상하게 여기고 대응한게 대형사고를 막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출입문이 열린 상태에서 착륙한 아시아나 항공기


그러나 이번 대구공항 사례처럼, 착륙 과정에 비상구가 열리는건 전레가 없다는게 항공사들의 입장입니다.

사실 항공기 비상문 열림 사고는, 통상 멈춰 있거나 지상에 있을 때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특히 항공사고 특성상 아무리 사소한 실수라도 대형사고로 이어질 확률이 큰 만큼, 이번 사고에  대한 조치 향방에 대내·외 관심이 더 모아지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우선 아시아나항공이 오늘(28일) 비상구 앞자리 판매를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중단 기종은 에어버스 A321-200로, 당초 만석일 경우를 제외했다가 어떤 경우에도 판매하지 않기로 확정했습니다.

적용 기한은 정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기종은 해당 앞자리를 종전대로 판매합니다.

에어서울도 같은 방침을 정했고, 진에어와 에어프레미아 등도 비상구 근처 좌석 판매 정책 변경을 내부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 외 대형 국적사(FSC)인 대한항공 등은 해당 기종은 없지만 사건 진행 상황을 지켜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행 비상구 앞자리 좌석 판매는 항공사 판단에 따라 결정합니다.

관련해 이 기회에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문들은 제기되지만, 훨씬 이전부터 비슷한 주장들은 계속돼 왔습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우선적으로는 운항 중 상공에서 어떻게 비상문이 열렸는지에 대한 정밀조사는 반드시 선행돼야 할 것”이라면서 “더불어 비상구 좌석 판매 제한이란게 상대적으로 외국항공사들의 추세와 다른 행보인데다 항공업 여건에서 영업 손실과 경쟁력 하락, 종전 비상구 좌석을 이용했던 ‘선량한’ 고객들의 선택권이 침해받을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현재 대구공항 비상구 사고와 관련해 조사에 착수한 상태입니다.

유관기관과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비상문 관리 강화 방안 등 안전사고 재발방지에 나서기로 해 앞으로 후속 대책 향방과 수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출입문이 열린 상태에서 착륙한 아시아나 항공기


앞서 지난 26일 낮 제주공항을 출발해 대구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서 비상구 좌석에 앉아 있던 승객 이모 씨가 착륙 전 213미터(700피트) 상공에서 비상구 출입문을 열고 난동을 부리면서 승객들이 공포에 떠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대구지법 조정환 부장판사는 오늘(28일) 진행한 이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범행이 중하고 도주 우려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이씨는 “최근 실직 후 스트레스를 받아오고 있었다”면서 “답답해 빨리 내리고 싶어 문을 열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또 마치고 나가는 과정에서도 비슷한 이유와 함께, “(아이들에)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착륙 당시 이씨를 제압했던 승무원과 승객 등을 불러 조사를 이어나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Copyright © JI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