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섦, 예쁘지만 고독한 [아트총각의 신세계]

김선곤 미술전문기자 2023. 5. 28. 17:4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민수의 ‘익숙하고 낯선’展
‘찰나’ 포착한 듯한 시적 감성
특유의 지각으로 메시지 전달
일상 속 낯섦, 아련함 내포
홈시리즈, Acrylic on canvas, 27.3×22㎝.[사진=오에이오에이 갤러리 제공]

젊은 작가 김민수. 그의 작품을 보면 참 귀엽다. 그러면서도 평안하다. 그가 '유화물감'보다 마르는 시간이 짧고 활용 기법이 조금 더 많은 '아크릴물감'을 주로 사용해서 그런 걸까. 아님 아크릴물감을 사용하는데도 파스텔, 유화, 수채화의 느낌을 모두 줄 수 있는 독특함을 갖고 있기 때문일까.[※참고: 사실 아크릴물감은 디자인의 영역에서 더 많이 사용한다.]

필자만 이런 의문을 갖는 건 아니다. 김민수 작가가 구사하는 회화적인 기법에 흥미를 느끼는 이들은 생각보다 많다. 더구나 그의 작품은 '찰나'를 포착한 듯 아름다워 시적 감성을 선물한다.

그럼 김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회화적인 메시지는 무엇일까. 필자는 그 답을 '낯섦'에서 찾아냈다. 평소에 접하는 모든 사물을 낯설게 받아들이는 김 작가 특유의 '지각'이 회화적 메시지로 나타나는 거다.

홈시리즈, Acrylic on canvas, 27.3×22㎝.[사진=오에이오에이 갤러리 제공]

그는 작가노트를 통해 이렇게 말한 적 있다. "작가는 단순히 물감만이 아니라 실이나 스티커, 그리고 볼펜 등으로도 작품을 만든다. 그것들을 통해 익숙하지만 낯선 순간을 포착하려 한다." 낯선 소재로 작품을 제작하니, 아크릴물감으로도 새로운 특성을 구현할 수 있었으리라.

김 작가가 직간접적으로 '낯섦'을 지향해서일까. 그의 작품을 보면, 아련한 그리움과 고독함이 밀려온다. 마치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의 작품처럼 말이다. 작가가 사용하는 색은 분명 밝은 색상이거나 아니면 부드러운 색이다.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그 작품 속엔 그리움과 고독함이 들어있다. 이유가 있다.

김 작가는 일상으로 대하는 사물을 그림으로 만들지만, 그 사물이 갖고 있는 다른 일면을 주로 다룬다. 어쩌면 그것은 일상 속 낯섦이다. 그러니까 그의 작품엔 낯섦의 또다른 영역인 고독과 그리움, 그리고 아련함이 숨어 있는 거다.

홈시리즈, Acrylic on canvas, 27.3×22㎝.[사진=오에이오에이 갤러리 제공]

이런 김 작가의 작품을 모은 전시회 '익숙하고 낯선'이 오에이오에이(oaoa) 갤러리에서 6월 9일까지 열린다. 일상에서 의미를 찾는 것이 어려워진 사람들, 자신의 삶 속에서 거창한 의미가 아닌 또다른 면면을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전시를 추천한다. 마치 레트로 음악을 듣거나 1990년대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줄 것이다. 그 자체로 아름다운 선물이지 않을까.

김선곤 더스쿠프 미술전문기자
sungon-k@thescoop.co.kr

Copyright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