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적체 해소용 자리 전락한 경기경제청장

지홍구 기자(gigu@mk.co.kr) 2023. 5. 2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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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8년간 청장 6명 교체돼
경제자유구역 개발·투자유치
수장 리스크 커지며 '먹구름'

'서해안 신산업 거점 조성'을 목표로 2008년 출범한 경기경제자유구역청이 잦은 청장 교체로 구설에 오르고 있다. 청장의 임기는 3년이지만 최근 8년간 6명이 교체돼 경기도 고위 공무원 인사 적체 해소 창구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최근 경기도가 고양시와 안산시에 경제자유구역을 추가 지정하기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한 가운데 경제자유구역 개발을 위해서는 잦은 수장 교체 문제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28일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경제자유구역청에는 공동사업자이던 충청남도가 손을 뗀 2015년부터 현재까지 총 6명의 청장이 부임했다.

1급 공무원 신분인 청장은 임기가 3년이지만 초대 김성배 청장, 2대 박한규 청장을 제외하고 현재까지 임기를 채운 청장은 한 명도 없다. 지난해 1월 취임한 8대 신낭현 청장은 1년4개월째 근무 중이어서 그나마 '장수 청장'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경기경제자유구역청은 전국 9개의 경제자유구역 가운데 청장 교체 주기가 가장 짧은 곳으로 통한다. 이러한 현상은 경기도와 함께 황해경제자유구역 공동사업자였던 충청남도가 2014년 손을 뗀 후 경기경제자유구역청이 경기도 출장소로 편입되면서 고착화됐다.

경기도 관계자는 "경기경제자유구역청은 고참 2급 공무원을 승진시켜 내보내는 자리로 인식돼 왔다"면서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청장으로 내정된 인사조차도 임기를 다할 것이란 생각은 지니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경기경제자유구역청 안팎에서는 청장의 잦은 교체가 경제자유구역 개발과 투자 유치에 리스크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 유치는 장기간 공을 들여야 하고, 파트너와의 신뢰가 중요한데 잦은 수장 교체는 신뢰 상실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경기경제자유구역은 당초 기대와 달리 개발이 지지부진하다.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평택 포승(BIX)지구, 현덕지구, 시흥 배곧지구 가운데 현덕지구는 민간사업자 선정과 취소를 반복하면서 16년째 표류하고 있다. [수원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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