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홈 표준 하나로 모든 가전 기기 연결
9월부터 대형가전에도 적용
제조사 무관하게 기기 연결
삼성·LG·애플 등 500곳 참여
IoT 시장 2027년 764조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업계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주력하는 '사물인터넷(IoT)'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IoT 통신 표준 '매터(Matter)'가 확대되면서다. 매터 적용 범위가 넓어지면 삼성전자 IoT 플랫폼인 '스마트싱스'로 애플 TV도 켜고 끌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28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커넥티비티표준연합(CSA)은 최근 매터 1.1 버전을 승인했다.
지난해 10월 1.0을 처음 선보인 뒤 CSA는 계속 새로운 버전을 내놓고 있다. 이번 매터 1.1 업데이트에는 도어록이나 램프처럼 저전력 상태로 장기간 운영되는 장치인 '슬리피 디바이스'에 대한 지원이 강화됐다. 기존에는 저전력 상태 제품들이 시간이 지나면 '오프라인' 상태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개선됐다. 이밖에도 제조업체들이 더 쉽게 매터 플랫폼에 제품을 탑재할 수 있도록 기술적 허들을 낮췄다.
매터는 인터넷 프로토콜(IP)에 기반한 홈 IoT 통신 표준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아마존, 애플 등 전 세계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참가하고 있다.
경쟁사끼리 손잡은 이유는 이러한 IoT 시장을 키우기 위해서다. 그동안 기업들은 저마다 IoT 플랫폼과 가전을 내놨지만 시장 성장은 지지부진했다.
앞으로 매터를 사용하면 플랫폼을 따로따로 써야 하는 불편함이 줄어든다. 매터 인증을 받은 제품은 삼성과 구글, 애플 등 어느 제조사의 IoT 플랫폼에도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CSA 의장을 맡은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부터 스마트싱스 플랫폼 등에 매터를 적용했다. 올해 초 삼성리서치에 생긴 신사업 태스크포스(TF)에서도 IoT를 새 먹거리로 삼고 협업기업과 신규 사업모델을 발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와 애플 등도 작년 10월부터 매터를 채택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달 초 정부 주도의 '지능형 IoT 적용 및 확산' 사업 주체로 선정됐다. 이는 내년 말까지 IoT 기기 개발과 매터 인증, 플랫폼 연동 등을 실증하는 사업이다. 두 기업은 전 세계 가전 연합체인 HCA에서도 협력하고 있다.
가전회사로 꾸려진 이 연합은 TV와 냉장고 등 주요 가전을 클라우드 방식으로 연동하고 있다.
정부와 기업이 IoT 시장에 적극적인 건 그만큼 시장 잠재력이 높아서다. 시장조사 업체 마케츠앤드마케츠에 따르면 지난해 2431억달러(약 323조원)였던 IoT 시장은 2027년 5750억달러(약 764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오는 9월 대형 기기까지 포함하는 매터 1.2 버전이 나오면 IoT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진 스마트 조명이나 스마트 스위치 등 소형 제품 위주였으나 1.2 버전은 로봇청소기나 공기청정기 등 적용 가전 대상이 확대될 것이란 게 업계 예상이다. 그만큼 매터 인증을 받은 IoT 플랫폼으로 연결할 수 있는 가전이 늘어나고 IoT 연결성이 확대된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1.2 버전에는 대형 기기가 포함되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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