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번 도전끝에 '돌부처' 김동민 웃었다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입력 2023. 5. 28.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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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리브챔피언십
5타 차 뒤집고 생애 첫승
굳은살 많은 '거북손'으로
18번홀 이글 잡자 어퍼컷
"상상 이상으로 짜릿해"
KB금융 리브챔피언십 우승자 김동민이 우승컵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KPGA

평소 표정 변화가 없어 '돌부처'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김동민이 환한 미소와 함께 오른손을 불끈 쥐며 어퍼컷을 날렸다. 18번홀에서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집어넣어야 했던 이글 퍼트를 성공시켰기 때문이다. KPGA 코리안투어 데뷔 4년 만에 첫 우승의 감격을 맛본 김동민은 "드디어 우승했다"고 포효했다.

김동민은 28일 경기도 이천시 블랙스톤 골프클럽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KB금융 리브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쳤다. 합계 8언더파 280타를 기록한 김동민은 공동 2위 이정환과 이승택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코리안투어 66번째 출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동민은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특급 기대주였다. 현재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한국 남자골프의 에이스 임성재와 함께 한국 남자골프의 미래로 불릴 정도였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도 단체전 동메달을 목에 건 만큼 그는 큰 기대를 받으며 프로로 전향했다.

그러나 김동민은 기대 이하의 활약을 펼쳤다. 코리안투어 데뷔 첫해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55위에 그쳤던 그는 2021년 38위에 자리했다. 지난해에는 코리안투어에서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57위로 가까스로 다음 시즌 출전권을 받았다. 김동민이 주춤하는 사이 동갑내기 친구들인 임성재와 김성현, 신상훈 등은 우승컵을 품에 안으며 승승장구했다.

이를 악문 김동민에게 지난해와 같은 아픔은 없었다. 지난겨울 태국에서 지옥훈련을 소화한 김동민은 올해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과 두 번째 대회 골프존 오픈에서 각각 단독 4위와 준우승을 차지하며 예년과 완벽하게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자신감을 끌어올린 김동민은 이번 대회에서 그토록 바라던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선두에 5타 뒤진 단독 10위로 최종일 경기를 시작한 김동민은 전반에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잡아내며 역전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17번홀까지 보기 2개와 버디 1개를 묶어 1타를 잃으며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하는 듯했다. 파5 18번홀에서 투온을 노리는 승부수를 띄운 김동민의 전략은 완벽했다. 두 번째 샷을 약 6m 거리에 붙인 그는 침착하게 이글 퍼트를 집어넣으며 우승을 확정했다.

김동민은 "18번홀에서 이글 퍼트가 들어갔을 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짜릿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번 우승으로 올 시즌을 앞두고 스폰서 NH농협은행과 했던 약속도 지켰다. 장한섭 NH농협은행 스포츠단 단장은 "올해 우승하겠다는 김동민의 자신감은 근거가 없는 게 아니었다. 굳은살이 대부분인 김동민의 손바닥을 보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있다"며 "거북손으로 불리는 김동민의 손은 훈장과도 같다.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약속을 지킨 김동민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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