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가면 쇼핑정보 척척…티맵의 똑똑한 변신
목적지 도착 도우미 역할 넘어
문화·쇼핑·맛집 정보 제공
'종합정보 플랫폼'으로 진화
'넥스트 내비게이션'.
티맵모빌리티가 꼽은 올해의 가장 큰 기술적 화두다. 티맵은 2002년 구글 맵보다도 먼저 실시간 교통 정보 기반 길 안내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 약 2000만명에 육박하는 가입자를 확보했다. 명실상부한 국내 독보적 1위 내비 사업자다. 하지만 이제 이동 중뿐 아니라 그 전과 후까지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서 새로운 진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외부 데이터와 제휴하고 사업화할 기회를 넓혀 간다는 계획이다.
정민규 티맵모빌리티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지금까지 티맵이 확보한 방대한 위치·이동 데이터에 장소(목적지) 콘텐츠를 연계한 서비스를 계속 실험해볼 계획"이라며 "이제까지 티맵은 '어떻게 갈지'만을 안내했다. 여기에 '어디에 갈지'까지 더할 수 있다면 이용자가 티맵에 느끼는 가치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5월 초 연휴부터 제공한 'T지금 라이브'와 '테마 장소' 서비스가 시작이다.
티맵은 해당 서비스로 특정 연휴나 계절에 갈 만한 장소를 추천하기 시작했다. '문화생활하기 딱 좋은 계절에 나를 위한 문화공간'으로 '충무아트센터'를 제시하며 '뮤지컬 맘마미아가 절찬리에 공연 중'이라고 안내하는 식이다. 현재 몇 대가 가고 있는지, 전날은 몇 대가 갔는지를 알려주는 건 덤이다. 정 CTO는 "티맵이 보유한 데이터를 외부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거버넌스 차원에서 분류하고 각 목적에 적합한 단계를 거쳐 안정적으로 제공할 준비를 마쳤다"며 "예컨대 백화점에 도착한 이용자에게 쇼핑 이벤트나 인근 맛집까지 알려줄 수 있다면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티맵 내비의 업데이트 우수성은 곧 HD맵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존 디지털 지도(SD맵)가 사람을 위한 지도라면, HD맵은 자율주행차를 위한 정밀 지도다. 차선이 몇 개이고 각각 얼마나 휘었는지, 표지판에 어떤 정보가 있는지를 포함해 자율주행차가 속도와 차로를 변경하거나 방향을 전환할 때 필요한 정보를 담는다.
정 CTO는 "도로의 곡률과 구배 정보를 활용해 에너지가 가장 적게 드는 최적의 경로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며 "실제 연료 소비량 등 현재 해외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받는 차량 데이터와 운전자별 주행 패턴 데이터를 접목하면 한층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티맵은 HD맵과 기존 디지털 지도를 통합해 구축하며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고 있다. 현장조사 차량부터 함께 운영하고 있다. 개별조사가 필요한 부분에 한해서만 별도 조사가 이뤄진다. 고도화된 영상 인식과 위치 추정 기술을 활용해 수작업을 최소화한 덕분이다. 정 CTO는 "작업자가 일일이 눈으로 확인하기 전에 사진에서 신호등, 과속카메라, 횡단보도, 과속방지턱 등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리즘으로 자동 추출해 지도에 반영하고 있다"며 "사람이 하는 영역을 줄여나가며 정확도를 높이고 비용은 줄이는 것이 기술적 노하우"라고 설명했다.
현재 티맵 내비의 길 안내 자체도 꾸준히 고도화하고 있다. 목적지에 도착할 시간을 알려주는 기능이 대표적이다. 이동하는 중간에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해야 정확도도 올라간다. 가령 아침 7시에 출발했을 땐 원활했던 도로가 급격히 정체를 보일 때 이 정체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를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
티맵은 실시간 교통 정보 외에도 수년간 해당 도로에서 축적된 이력과 각 도로의 기하관계 구조 등을 두루 분석한다. 정 CTO는 "폭우·폭설이나 사고 발생으로 평소와 달라지는 교통 상황에도 현재보다 빠르게 대처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며 "경로 알고리즘은 배송 트럭 운행이나 물류센터 내 화물 이동 최적화 등에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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