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구조 재편 통했다…한화그룹 주가 훨훨

강민우 기자(binu@mk.co.kr) 2023. 5. 28.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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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우주 집중 한화에어로
올해 들어 주가 45% 급등
(주)한화, 태양광·2차전지로
지주사 디스카운트 해소 효과
계열사 7곳 시총 10.5% 늘어

한화그룹이 계열사 성장세에 힘입어 주식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단행한 사업구조 재편으로 그룹의 성장동력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주사 격인 한화는 화학 소재, 2차전지 장비, 건설 인프라 등 자체 사업 강화로 주목을 받고 있다. 계열사 가운데선 방산 부문을 이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수출 실적과 우주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주가도 고공 행진 중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장된 한화리츠를 제외한 한화그룹 상장사 7곳의 시가총액은 작년 말 19조3211억원에서 지난 26일 기준 21조3596억원으로 10.5% 늘었다.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한화의 시총이 1조9226억원에서 2조3049억원으로 20% 가까이 커졌고 종합 방산기업으로 거듭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몸집이 3조7263억원에서 5조3920억원으로 44.7% 불어난 영향이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7월 대대적인 사업구조 재편에 나선 바 있다. 당시 발표된 개편안에 따라 한화가 100% 자회사였던 한화건설을 흡수 합병했고, 방산 부문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매각했다. 대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인 한화정밀기계를 인수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한화는 자체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재정비됐고, 방산 부문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일원화됐다.

이런 변화가 주가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불러온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는 자체 사업 강화에 따라 '지주사 디스카운트'를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지주사 디스카운트란 모·자회사 동시 상장에 따라 모회사인 지주사에 과도한 주가 할인율이 적용되는 현상이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로 분류되진 않지만 핵심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솔루션 등이 상장된 한화도 순자산가치 대비 높은 할인율을 적용받아 왔다.

자체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는 한화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글로벌(소재)·모멘텀(기계)·건설 등 3개 부문으로 나뉜다. 글로벌 부문은 암모니아와 수소 등 친환경 소재를 공급하고 모멘텀 부문은 2차전지·태양광 장비를 생산한다. 모두 성장성이 높다고 평가받는 사업이다. 건설 부문 역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넘어간 방산 부문의 빈자리를 메우며 실적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자체 사업과 계열사들의 성장에 힘입어 한화의 올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49.37% 증가한 3조7583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룹 내 사업구조 개편을 거치면서 한화의 자체 사업 부문 성장성이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 한화의 자체 사업은 방산과 합산 실적으로 발표돼 가치를 파악하기 어려웠다"며 "사업구조 재편에 따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상승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룹사 가운데선 종합 방산기업으로 탈바꿈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가파른 이익 성장을 보여주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2285억원을 기록해 컨센서스(증권사 예상치)를 2배 이상 웃돌았다. 수출 비중이 늘어나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영향이다. 올해 1분기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상 방산 매출액 가운데 수출 비중은 56%로 작년 같은 기간 7%였던 데 비해 대폭 늘었다. 지난 25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작에 참여한 누리호 3차 발사가 성공적으로 완료된 점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인수가 마무리된 한화오션(대우조선해양)과의 시너지 효과도 관심을 끌고 있다. 한화오션 출범으로 한화그룹은 육·해·공을 아우르는 방산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는 그룹 차원에서 한화오션의 흑자 전환 시기를 앞당기기 위한 지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의 자체 사업과도 협력이 가능할 전망이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 진행 중인 해상풍력발전, 수소에너지 운송 등 사업과 시너지도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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