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 시상 “예술가의 삶은 기쁨과 고통이 공존”

[칸(프랑스)=뉴스엔 글 이재환 기자/사진 정유진 기자]

“예술가의 삶은 기쁨과 고통의 시간이 공존한다.”

배우 송강호가 5월27일(현지시간) 폐막한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여주주연상 시상자로 나섰다. 이로써 송강호는 3년 연속 칸 영화제 폐막식에 참석하는 또 하나의 기록을 남겼다.

여우주연상 시상에 앞서 송강호는 "영광된 자리에서 여러분께 인사 드리게 돼 기쁘다. 배우나 예술가의 삶을 생각해보면 기쁨과 고통의 시간이 공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 무대 위의 기쁨을 위해서 그 긴 고통의 시간을 인내하고 견디지 않나 생각한다. 오늘 수상하신 모든 분께 경의를 바친다"고 덧붙였다.

여우주연상은 튀르키예 배우 메르베 디즈다르('어바웃 드라이 그라시즈')에게 돌아갔다.

송강호는 지난해 제75회 칸 영화제에서 영화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송강호는 올해 김지운 감독 신작 영화 '거미집'이 비경쟁 부문에 초청을 받으면서 칸을 찾았다. 송강호는 '거미집'으로 칸 국제영화제 8번째 초청 받는 영예를 누렸다.

한편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은 프랑스 여성 감독 쥐스틴 트리에('아나토미 오브 어 폴')에게 돌아갔다. 여성 감독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것은 '피아노'(1993) 제인 캠피온, '티탄'(2021) 쥘리아 뒤쿠르노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이날 시상은 할리우드 스타 제인 폰다가 맡았다. 그는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2번 수상한 경력의 소유자다. 사회운동에도 앞장서 온 그는 시상에 앞서 "1963년 처음 칸에 왔을 때 경쟁 부문에 진출한 여성 감독이 한 명도 없었다. 그게 잘못됐다고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도 없었다. 올해는 7명의 여성 감독이 있었는데 매우 역사적이고 축하할 일"이라고 시상 소감을 말했다.

2등 상인 심사위원대상은 '더 존 오브 인터레스트'를 만든 영국 감독 조너선 글레이저에 돌아갔다. 2014년 출간된 마틴 아미스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아우슈비츠 수용소 옆에 사는 부부에 관한 내용을 다뤘다.

베트남 출신 프랑스인 쩐아인훙 감독은 '더 포토푀'으로 감독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일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괴물' 시나리오를 쓴 사카모토 유지는 각본상 받았다.

남우주연상은 독일 감독 빔 벤더스의 '퍼펙트 데이즈'에 출연한 일본 배우 야쿠쇼 코지가 수상했다. 송강호에 이어 2년 연속 아시아 배우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일본 배우가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은 것은 '아무도 모른다'(2007)의 야기라 유야에 이어 두 번째다.

다음은 수상작 및 수상자 명단.

▲ 황금종려상 = 아나토미 오브 어 폴(Anatomy of a Fall)(쥐스틴 트리에 감독, 프랑스)

▲ 심사위원대상 = 더 존 오브 인터레스트(The Zone of Interest)(조너선 글레이저, 영국·폴란드)

▲ 심사위원상 = 폴른 리브즈(Fallen Leaves)(아키 카우리스마키, 핀란드)

▲ 감독상 = 쩐아인훙 감독('더 포토푀', 프랑스)

▲ 각본상 = 사카모토 유지 각본가('괴물', 일본)

▲ 남우주연상 = 야쿠쇼 코지('퍼펙트 데이즈', 일본·독일)

▲ 여우주연상 = 메르베 디즈다르('어바웃 드라이 그라시즈', 튀르키예)

▲ 단편 황금종려상 = 27(플로라 애나 부다, 프랑스·헝가리)

▲ 황금카메라상 = 인사이드 더 옐로 코쿤 셸(Inside the Yellow Cocoon Shell )(팜 티엔 안, 베트남)

▲ 주목할 만한 시선 대상 = 하우 투 헤브 섹스(How to Have Sex)(몰리 매닝 워커, 영국)

▲ 주목할 만한 시선 심사위원상 = 하운즈(Hounds)(카말 라즈라크, 모로코)

▲ 주목할 만한 시선 감독상 = 더 마더 오브 올 라이즈(The Mother of All Lies)(아스메 엘 모우디르, 모로코)

뉴스엔 이재환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