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NASA "진딧물·말벌 … 곤충 65%가 100년안에 사라질 것"
멸종되면 동식물까지 연쇄 충격
기후변화는 특정 곤충의 창궐을 유발하고 있지만, 반대로 상당수 곤충의 멸종을 앞당길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과학자들이 관련 연구가 필요하다고 역설하는 것은 기후변화가 반대로 곤충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기도 해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연구진은 기후변화로 다음 세기에 곤충 개체군의 65%가 멸종할 수 있다는 분석을 지난해 10월 국제학술지 '네이처 클라이밋 체인지'에 공개했다.
연구팀은 온도 변화가 곤충 개체 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는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곤충 종별로 살아남을 수 있는 온도 등의 데이터를 기후예측모델과 통합했다. 기후예측모델은 위성으로 촬영한 지구 관측 자료를 기반으로 기후 변동의 추세를 예측한다.
연구팀은 진딧물, 말벌 등 38개 곤충 종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이 중 65%에 해당하는 25종이 향후 50~100년 내 멸종할 것으로 예측됐다. 서식지의 불규칙하고 극에 치닫는 온도 변화로 멸종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급격한 온도 변화에 대처할 체온 조절 메커니즘을 가지지 못한 냉혈곤충에 치명적일 것으로 분석됐다.
기후변화로 인한 곤충 멸종 시나리오는 과학계에서 이미 기정사실에 가깝다. 호주 시드니대 연구팀은 기후변화로 전 세계 곤충 종의 40%가량이 개체 수 감소를 겪고 있다는 분석을 2019년 국제학술지 '바이올로지컬 컨버세이션'에 공개했다. 캐나다 오타와대는 1901~1974년과 2000~2014년을 비교해 북미의 땅벌 개체 수가 절반으로 줄었고 유럽 전역에서도 개체 수가 17% 감소했다는 분석을 2020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2021년엔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연구팀이 기후변화 영향이 작은 곤충 서식지와 비교해 기후변화가 포착된 곳의 곤충 수가 약 49% 적었다는 분석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내놨다. 과학계 대표 두 학술지에 비슷한 맥락의 연구가 매년 쏟아지고 있다.
곤충은 자연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꽃가루 수분을 통해 과일과 채소, 꽃 생산을 돕는다. 동식물 사체와 배설물을 유기물로 분해해 토양의 순환과 건강도 돕는다. 생물 다양성 측면에서도 곤충은 중요하다. 자연 생태계는 고도의 체계화된 시스템으로 이뤄져 있다. 개체 하나하나가 연계돼 한 개체가 멸종하면 전체 시스템에 변화가 생긴다.
꿀벌이 대표적 예다. 꿀벌은 지구 생태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꿀벌은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주요 작물 중 71종의 수분 작용을 돕는다.
꿀벌이 완전히 사라진다고 가정하면 식단에 쓸 식재료가 모두 사라진다. 간단한 샐러드를 먹으려 해도 아보카도나 자몽, 베리류, 오이, 완두콩 같은 작물들은 모두 꿀벌의 수분이 반드시 필요하다. 당연히 드레싱으로 쓸 꿀도 없어진다. 소의 사료인 작물이 줄어들면서 유제품뿐 아니라 소고기도 사라진다. 생선구이 정도가 유일하게 섭취할 수 있는 단백질이다. 그러나 꿀벌이 사라지면 생태계가 망가진 탓에 물고기 개체 수가 줄게 된다.
과학자들은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꿀벌용 백신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 백신은 세균성 꿀벌 전염병인 '미국형 부저병'을 예방한다. 미 연방 농무부(USDA)는 지난 1월 '달란 애니멀 헬스'가 개발한 꿀벌용 백신의 조건부 사용을 승인한 바 있다.
[고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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