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희 "90년대생 직장인의 위치, 부담까지 고려하며 연기. 오피스물 대표작 되고파" [인터뷰M]
홍보 업무를 하는 직장인들의 리얼하고 버라이어티한 직장생활을 그린 '레이스'에서 학벌, 집안, 뭐 하나 내세울 것 없는 스펙 제로지만 열정 만렙, 일에서만큼은 진심인 ‘박윤조’를 통해 지금껏 보지 못한 털털한 생활연기로 성공적인 변신을 해 낸 이연희를 만났다.
아직까지 우리나라 시청자들에게 오피스 드라마의 대표작은 '미생'일 것. 그런 상황에서 어떤 고난이 와도 긍정적인 마인드로 극복해 내는 '윤조'는 캔디 같은 캐릭터로 여자 '미생'이라는 호평을 듣고 있다. 이연희는 "'레이스'는 그 자체로 재미있는 요소를 가지고 있다. 특히 '윤조'는 지원해 주는 든든한 부모도 없고 가장이고, 대학을 나오지 않고 바로 취직해서 직장 생활을 해온 친구라 힘든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캔디처럼 밝게 일어서는 캐릭터다. 로맨스 물에서의 캔디는 많이 봤지만 오피스 물에서의 캔디는 쉽게 볼 수 없는 캐릭터다. 오피스 물 자체가 현실성이 묻어나는 장르이다 보니 너무 현실적으로 보이면 무겁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레이스'는 유머러스한 면도 갖고 있는데 형편이 어렵고 힘든 생활을 하는 친구들이 조금 더 일찍 철들고 성숙한 인물일 뿐이니 '윤조'는 뜬금없는 인물은 아닐 것."이라며 작품과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며 "'레이스'가 계속 잘 돼서 많은 분들이 오피스 물의 대표작으로 '레이스'를 떠올려주시면 좋겠다. 작품을 본 분들이 회사 생활에 대한 공감이 많이 된다고 하시더라. 다들 재미있다고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라며 대표 오피스 물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회사를 다녀본 적이 없는 이연희기에 부조리함을 겪으며 고군분투하는 캐릭터를 어떻게 이해했을지 궁금했다. 그는 "주변의 분들에게 많이 여쭤봤다. 비슷한 사례인 분도 계셨고, 억울하다는 말씀도 해주셔서 선택받지 못한 사람들의 억울함을 표현해 내려는 노력을 많이 했다. 특히나 홍보팀 업무의 경우 정말로 어떤 일을 하는지 몰라서 작가님께 자료를 공유해 달라고 했더니 홍보인이 쓴 책을 알려주셨다. 책을 통해서 직업군에 대한 구체적인 도움을 받기도 했다."라며 캐릭터 이해를 위해 노력한 부분을 밝혔다.
하지만 마냥 홍보 일을 하는 직장인으로만 이 캐릭터를 이해한 건 아니었다. 그는 "90년 대생이 지금 직장에서 너무 어리지도 않고 나이가 들지도 않은 중간 입장이더라. 대부분의 대리급이 90년대 생인데 그들이 가지는 고충이 뭘까에 대해 고민을 해봤다. 신입도 아니고 어느 정도 실력을 인정받아 승진 대열에 들어선 시기이기에 더 인정받아서 팀장급으로 가야 한다는 부담을 많이 안고 있더라. 내가 하고 싶은 일도 생기는 시기인데 상사의 조언은 내 가치관과 달라서 오는 고충도 있는 거 같아서 그런 걸 표현해 보려고 했다."라며 훨씬 디테일한 직장인으로의 고민을 염두에 두며 현실에 발을 디딘 캐릭터를 그리기 위해 노력했음을 이야기했다.
홍보 일을 하는 직장인을 연기해 본 소감은 어땠을까? 그는 "연기를 해 보니 이렇게 힘든 걸 뭐가 그리 좋아서 열심히 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을 즐거워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가득한 드라마인데 이 직업의 매력이 무엇일까를 연기하는 내내 생각해 봤다. 브랜드를 만들어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제대로 알리게 되었을 때의 성취감이 크더라. 그게 브랜드가 되었건 사람이 되었건 알린다는 게 너무 행복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제가 작업하며 만나는 모든 홍보팀에게 감사함을 느끼게 되었다."라며 간접적인 직업 경험을 통해 느낀 애환을 고백했다.
이연희는 "홍보하는 역할을 하고 나니 이제는 작품 홍보와 관련해서 '이런 건 어떠세요?'라고 물어보면 'PR이 잘 되는 거면 당연히 해야죠!'라는 마인드가 생겨났다."라며 홍보에 보다 적극적인 마인드로 변하게 되었다며 활짝 웃었다.
극중 홍보 전문가답게 직접 '레이스'를 홍보해 달라고 하니 그는 "몰아서 보면 입소문이 타서 더 많이 볼 텐데 빨리 끝까지 나오면 좋겠다. 촬영했던 것보다 편집에서 좀 달라졌는데 촬영하며 느꼈던 것보다 훨씬 만족스럽더라. 대기업에서 억눌렸던 '윤조'가 점점 자기의 목소리를 내게 된다. 거기서 오는 변화들이 어떨지 지켜봐 달라"라고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를 밝혔다.
그러며 "윤조가 2부에서 '원래 이런 거죠? 원래 이 바닥이 이런 거죠?'라는 대사를 한다. 그 대사가 많은 상황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윤조'가 일하고 있는 바닥을 욕하는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윤조'를 대변하는 말이기도 하다. 또한 전체 드라마의 내용을 내포하고 있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회의 부조리함을 이야기하는 대사. 이 대사를 떠올리며 '레이스'를 끝까지 완주해 보시길"이라며 끝까지 시청을 당부했다.
스펙은 없지만 열정 하나로 대기업에 입사하게 된 ‘박윤조’가 채용 스캔들에 휘말리며, 버라이어티한 직장생활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K-오피스 드라마 '레이스'는 현재 디즈니+에서 스트리밍 중이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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