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비니시우스와 함께'...'브라질 축구 성지'서 이뤄진 '인종차별 반대 연대'
[인터풋볼] 김희준 기자 =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와의 연대 물결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에는 비니시우스의 친정팀 플라멩구에서 특별한 카드섹션을 선보였다.
비니시우스가 또 다시 인종차별을 당했다. 그는 22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 발렌시아의 경기에서 상대 선수들의 '비매너 플레이'와 그 지지자들의 '혐오 섞인 야유'를 홀로 견뎌내야만 했다. 좀처럼 흥분하지 않는 비니시우스가 상대 팬들과 직접적인 언쟁을 벌이고, 눈물을 흘릴 정도였다.
편파 판정의 희생양이 되기도 했다. 비니시우스는 후반 추가시간 상대 선수들과의 다툼을 하는 과정에서 휴고 두로의 얼굴을 가격했고, 비디오 판독(VAR) 끝에 레드카드를 받았다. 그러나 VAR이 이전 상황에서 어떤 발렌시아 선수가 비니시우스의 목을 조른 행위를 보여주지 않아 논란이 됐다.
우선 잘못된 판정들부터 바로잡혔다. 스페인왕립축구연맹(RFEF)은 비니시우스의 퇴장에 관여한 VAR 6명을 해임했다. 또한 비니시우스의 퇴장을 번복하면서 그에게 주어졌던 심판진의 부당한 결정을 바로잡았다.
인종차별을 자행한 팬들도 처벌받았다. 발렌시아는 23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레알과의 경기에서 비니시우스를 향해 인종차별을 저지른 3명의 팬을 확인했다. 우리는 인종차별을 타파하기 위해 당국에 협조하고 있고, 해당 지지자들의 경기장 영구 출입 금지를 결정했다"라고 발표했다.
또한 RFEF는 발렌시아에 대해서도 5경기 동안 에스타디오 데 메스타야(발렌시아 홈구장)의 남쪽 스탠드를 부분적으로 폐쇄하고 4만 5,000유로(약 6,412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 모든 것은 비니시우스의 '뚝심'이 있기에 가능했다. 비니시우스는 발렌시아전 이후 자신을 향한 모든 인종차별에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라리가 회장의 '망언'도 비니시우스의 마음에 불을 지폈다. 하비에르 테바스 라리가 회장은 인종차별과 관련해 비니시우스가 협조하지 않았다며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에 비니시우스는 자신이 인종차별을 당한 장면들이 담긴 영상을 공유하고, 계속 레알에 남아 인종차별에 맞서 싸우겠다고 말하며 인종차별에 대한 '투사'가 될 것임을 천명했다.
축구계의 지지가 이어지고 있다. 소속팀 레알은 25일 열린 라요 바예카노와의 경기를 앞두고 선수단 11명이 모두 비니시우스의 이름과 등번호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어 그에 대한 연대 의사를 표명했다. 여자 축구팀과 레알의 농구팀 또한 같은 행동으로 비니시우스를 응원했다.
조국 브라질도 마찬가지였다. 브라질은 비니시우스를 위해 예수상의 조명을 끄고, 외교적 행동도 불사하겠다는 발언을 하는 등 비니시우스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줬다.
이번에는 친정팀 플라멩구에서 행동에 나섰다. 플라멩구는 28일 크루제이루와의 리그 경기를 앞두고 '모두가 비니시우스와 함께'라는 문장을 카드섹션으로 만들었다. 또한 그들의 유니폼에도 같은 문구가 스폰서 대신 삽입되어 비니시우스에 대한 응원을 건넸다.
'브라질 축구 성지'에서 진행된 이벤트여서 더욱 뜻깊었다. 플라멩구의 홈구장은 이스타지우 두 마라카낭인데, 이곳은 브라질 정부가 처음부터 '축구 메카'를 염두에 두고 건설한 브라질 최대의 축구 경기장이다.
브라질 리그도 함께했다. 이번 주말 브라질 리그의 모든 남녀 팀은 경기 전 심판단과 함께 "인종차별주의자들과 함께할 경기는 없다"라는 문구가 적힌 검은색 티셔츠를 입고 경기장에 입장했다. 같은 구호가 담긴 검은 팔찌도 착용했으며, 경기 시작 전에는 1분간의 침묵으로 비니시우스와 뜻을 같이 하겠다는 이벤트를 선보였다.
비니시우스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SNS를 통해 플라멩구의 카드섹션을 공유하며 "모든 것에 감사하다. 나는 플라멩구 선수로 태어났고 항상 여러분을 사랑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사진=비니시우스 주니오르 SNS, 레알 마드리드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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