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조사처 “선관위, 영장 없는 개인정보 요구…사생활·자기결정권 침해”

조문희 기자 2023. 5. 28.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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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 16일 발간한 ‘이슈와 논점’ 보고서 ‘공직선거법상 통신관련 선거범죄조사와 개인정보보호’ 갈무리. 국회입법조사처

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 관련 허위로 의심되는 글 게시자의 개인정보를 포털 사이트에서 받아볼 수 있게 한 공직선거법에 대해 헌법상 기본권 침해라는 국회입법조사처 지적이 나왔다.

28일 입법조사처의 ‘공직선거법상 통신 관련 선거 범죄조사와 개인정보보호’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공직선거법 272조 3항에 따라 각급 선관위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 인터넷에 선거 허위 정보를 유통한 것으로 의심되는 이의 성명·주민등록번호·주소 등 개인정보를 해당 포털 사이트에 판사의 영장 없이 요청할 수 있다. 선관위 요청이 있을 시 포털 사이트는 지체 없이 응해야 하며, 선관위는 당사자에게 관련 상황을 사전 또는 즉시 알릴 의무가 없다.

입법조사처는 보고서에서 “통신 관련 선거범죄 혐의가 있을 시 자료 열람이나 제출과 같은 행정조사를 할 때 판사의 승인을 받도록 해 수사가 아닌 행정조사일지라도 영장주의에 준하는 요건을 정하고 있는데, 제3항에서는 이러한 요건을 두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장주의는 신체의 자유 보장을 위한 헌법적 원리로, 체포·구속·압수·수색 시 적법 절차에 따라 법관이 발부한 영장의 제시 의무를 핵심으로 한다.

입법조사처는 “범죄와 관련된 조사라는 성격이 있고 통신 관련 개인정보의 유출임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통제장치 없이 개인정보의 열람과 제출이 가능하도록 돼 있는 것”이라며 “아무런 사전통보나 영장에 준하는 보호장치 없이, 정보통신사업자에게 개인정보 제공을 요구하는 것은 헌법은 물론 통신비밀보호법 등에서 보호하고자 하는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사생활의 자유 등에 대한 침해가 될 수 있다. 이에 더해 선거운동의 자유나 선거 관련 표현의 자유 위축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입법조사처는 “선거관리 기관의 개인정보에 해당하는 자료요구에 대해서는 정보의 주체인 당사자에게 즉시 고지하는 절차를 마련하는 것을 검토해 볼 수 있다”며 “또 헌법상 영장주의의 취지에 비추어 개인정보 요구에 대해서는 판사의 승인 등을 받는 절차를 거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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