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내외 '동물농장' 출연 후폭풍…"정치농장" vs "인간적"

방송 캡처

'TV 동물농장'에 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깜짝 등장한 것을 두고 시청자게시판이 들끓고 있다.

28일 방송된 SBS 'TV 동물농장'(이하 '동물농장')에는 윤 대통령 내외가 출연했다.

이날 방송은 은퇴한 안내견 새롬이를 찾는 사연자의 이야기로 구성됐다. 새롬이의 행방을 찾아 나선 제작진은 곧 경비가 삼엄한 어떤 장소에 당도했다. 바로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소재한 대통령 관저였던 것. 새롬이는 윤 대통령 내외에게 입양돼 관저의 넓은 잔디밭에서 뛰놀고 있었다.

대통령 관저 내부를 공개한 윤 대통령 내외는 반려견들과 산책하는 친근한 모습을 보여주고, 제작진과 인터뷰를 가지기도 했다. 윤 대통령 내외는 반려동물들 이름을 하나 하나 언급하며 그들의 "아빠와 엄마"라고 스스로 소개했다.

윤 대통령 내외는 어떻게 새롬이와 인연이 닿게 된 것일까.  

반려인으로 유명한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용인 안내견 학교에 갔다가 '당선이 돼서 마당이 있는 관저를 하게 되면 은퇴 안내견을 키우고 싶다'고 했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새롬이를 입양했다"고 전했다.

이들 내외는 새롬이를 비롯해 반려동물들과 함께 지내는 일상을 전했다.

김건희 여사는 "새롬이는 아빠를 훨씬 좋아한다. 우리 집 모든 개와 고양이는 아빠를 훨씬 좋아한다"고 했고, 이에 윤 대통령은 "이 사람은 주로 훈련을 시키려고 한다. 간식을 들고 안 주면서 훈련을 시키면 강아지가 나한테 와서 달라고 한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안내견 등 동물 복지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특수 목적으로 봉사하는 강아지들이 많이 있는데, 국가와 사회를 위해서 봉사했기 때문에 치료 받게 될 때 일정 부분은 국가와 사회에서 부담을 해주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사지 말고 입양하시라"고 독려했다.

그러나 방송 이후 시청자게시판에는 윤 대통령 내외가 '동물농장'에 출연한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인 시절에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등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는 파격 행보를 보였지만 결국 프로그램 및 방송사에 정치 편향 논란만 불거졌다.

이번에도 윤 대통령 내외의 '동물농장' 출연을 두고 유사한 지적이 나온다. 보도 기능이 있는 방송사 SBS가 '동물농장'을 통해 윤 대통령 내외의 이미지 관리에 일조하면서 편향적인 정치색을 드러냈다는 주장이다.

이날 시청자 김모씨는 "저의 최애(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라며 "일요일 아침의 힐링 프로그램을 꼭 이렇게 정치적인 목적에 이용해야겠나. 안내견 은퇴 가정 중 일반인들도 많은데 그곳(대통령 관저)을 보여줘야 했나. 제작진에 정말 실망"이라고 짚었다.

시청자 한모씨는 "정치색 나타나는 방송은 지양했으면 한다. 매우 불편하다. 이런 곳까지 정치색을 보여야 하나. 누구를 위한 방송인지"라며 "이런 방송에 나오면 (윤 대통령이) 이미지 변신을 할 수 있나? 순수한 목적으로 방송 만들어 달라"고 촉구했다.

이밖에 시청자들도 "정치농장? '동물농장' 팬으로서 정치 성향 드러내지 말자", "SBS 정치적 의도가 보이는 방송하지 말라", "이럴 거면 폐지하라", "안내견도 정치도구화 시킨다" 등의 글을 남겼다.

일부 시청자들은 윤 대통령 내외 출연이 문제 없다며 맞섰다.

시청자 김모씨는 "새롬이 이야기 훈훈했다. 정치적 성향이 안 맞는다고 게시판 테러 하는 거 참 비상식적인 것 같다"고 반박했다.

시청자 유모씨는 "응원한다. 따뜻한 대통령 부부의 유기견 돌보는 모습 감동"이라고 응원을 건넸다.

시청자 송모씨는 "동물 사랑하는 사람들은 악한 사람이 없다. 인간적인 두분 모습 볼 수 있어 너무 행복했다"고 감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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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유원정 기자 ywj201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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