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과연 언제까지” 조코비치, 나달 은퇴 소식에 동병상련

박강현 기자 2023. 5. 28.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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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기에 접어든 두 테니스 ‘GOAT’
최근 둘 다 부상에 시달려

“나는 과연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생각하게 만들었다.”

열정적인 전성기 이후엔 어떻게 떠날지 고민해야 하는 황혼기가 있다. 남자 테니스 노바크 조코비치(36·세르비아·세계 3위)가 라이벌 라파엘 나달(37·스페인·15위)이 내년에 은퇴를 예고하자 자신은 얼마나 더 선수 생활을 지속할 수 있을지 되돌아보게 됐다고 했다.

남자 테니스 노바크 조코비치(왼쪽)와 라파엘 나달. /AP연합뉴스

BBC 등 주요 외신은 28일 프랑스오픈 출전을 앞두고 있는 조코비치가 “나달이 마지막 시즌을 보낼 것이라고 발표했을 때, 나는 내 일부가 그와 함께 떠나고 있다고 느꼈다”며 “나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지독한 엉덩이 및 허리 부상에 시달려 온 나달은 지난 18일 본인의 이름을 딴 아카데미에서 프랑스오픈 불참을 발표하면서 “내년엔 꼭 100%가 돼 돌아올 것이다. 2024년은 아마 내가 테니스 선수로 뛰는 마지막 해가 될 것”이라며 은퇴를 예고했다. 그가 구체적인 은퇴 연도를 거론한 건 처음이었다.

조코비치와 나달은 현재 4대 메이저 대회(호주오픈·프랑스오픈·윔블던·US오픈) 최다 우승 기록(22회)을 나눠 갖고 있는 최대 적수(敵手)다. 지난 20여 년 간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42·스위스·은퇴)와 함께 이른바 ‘페나조(페더러·나달·조코비치)’의 시대를 열며 메이저 대회에서 총합 64회 우승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합작했다. 현재 남자 테니스 ‘GOAT(Greatest of all time·역대 최고)’ 논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상징적인 인물들이다.

지난해 9월 레이버컵 당시의 로저 페더러(왼쪽부터), 라파엘 나달, 노바크 조코비치. 이들은 테니스 'GOAT' 논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이다. /로이터뉴스1

특히 조코비치와 나달은 남자 프로테니스(ATP) 투어에서 여태까지 총 59번 맞대결했다. 2006년 처음 맞붙은 이래 모든 메이저 대회 결승전을 포함해 하드코트에서 27번, 클레이코트에서 28번, 잔디코트에서 4번 실력을 겨뤘다. 조코비치가 30승29패로 근소하게 앞서는 등 팽팽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해왔다. 가장 최근에 대결했던 작년 프랑스오픈 8강전에선 나달이 조코비치를 세트스코어 3대1로 눌렀다.

조코비치는 “나달은 내가 계속 경쟁하고 성취할 수 있도록 밀어붙인 원동력이었다”며 “그래서 그 소식(나달의 은퇴)은 충격으로 다가왔다”고 전했다. 이어 “나는 (은퇴) 발표를 오늘 할 생각은 없지만, 나달의 말들을 곱씹어보니 다소 감정적으로 다가왔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조코비치도 최근 왼쪽 다리 햄스트링 근육과 오른쪽 팔꿈치 부상에 신음하는 등 세월의 무게를 느끼고 있다.

그러면서 나달 없는 프랑스오픈이 결코 아쉽지는 않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나달을 롤랑가로스(프랑스오픈)에서 보는 것을 솔직히 좋아하지 않는다”며 “그를 2번(2015, 2021년) 이길 수 있었지만, 이를 위해선 코트에서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 했다”고 돌아봤다. 나달은 클레이코트에서 열리는 프랑스오픈에서만 14회 우승한 ‘전설’이다. 이는 남녀부 통틀어 단일 메이저 대회 최다 우승 기록이다. 조코비치는 프랑스오픈에선 나달을 상대로 2승8패의 절대 열세에 놓여 있다.

나달의 ‘텃밭’이나 다름없었던 프랑스오픈에서 조코비치는 2회(2016, 2021년) 정상에 올랐다. 나달이 3회전 뒤 부상 때문에 대회를 포기한 2016년에 첫 우승을 맛보며 커리어 ‘그랜드 슬램(Grand Slam·선수 시절 메이저 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일)’을 완성했다. 지난 2021년엔 나달을 준결승전에서 꺾고 끝내 웃었다.

2004년 이후 19년 만에 ‘나달 없는 프랑스오픈’이 열린다. 조코비치는 29일 미국의 알렉산다르 코바세비치(25·114위)와 프랑스오픈 1회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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