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부문 못갔어도 韓 영화 다수 상영…K팝 스타들도 대거 참석 [칸 총결산]①
황혜인 감독 단편 '홀' 라 시네프 2등상 수상
(칸=뉴스1) 고승아 기자 = 올해 한국영화는 5편의 장편과 2편의 단편 총 7편이 제76회 칸 국제영화제의 초청을 받았다. 국내 영화는 경쟁 부문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다양한 부문에서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송강호는 올해 8번 째 칸을 찾아 관록을 보여줬다. 여기에 K팝 스타들이 대거 참석해 화제성을 가져가기도 했다.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벌 일대에서 제76회 칸 영화제가 개막했다. 한국영화는 21일 칸 에스파스 미라마르 극장에서 공식상영된 '잠'을 시작으로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탈출: PROJECT SILENCE, 이하 '탈출'), '화란', '우리의 하루' '거미집'과 단편 '이씨 가문의 형제들', '홀'을 차례로 선보였다.
비경쟁 부문으로 세 번째 칸을 방문한 김지운 감독은 '거미집'으로 10분여의 기립박수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 김 감독은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영화를 즐겁게 봐주셔서 감사드리고, 칸 올 때마다 이걸 체험하고 가는데 영화를 정말 사랑하는 그런 마음을 더 많이 가져간다, 힘 받고 간다"라며 의미 있는 소감을 밝혔다. 신인 감독들의 장편 데뷔작인 '잠' '화란'과 '탈출' 역시 전 세계 관객들에게 약 4분간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호응을 얻었다.
이 가운데 황혜인 감독은 '홀'로 칸 영화제 라 시네프(시네파운데이션) 시상식에서 2등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라 시네프는 전 세계 영화학교 학생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자리로, 가장 뛰어난 작품 3편에 1~3등 상을 수여한다. 앞서 2021년 윤대원 감독의 '매미'가 2등 상을 받은 바 있다.
칸을 다시 찾은 배우들과 처음 찾은 연기자들도 다양하게 포진했다. 송강호는 올해 '거미집'까지 포함, 작품 초청으로만 보면 무려 8번이나 칸 영화제를 방문했다. 지난 2006년 '괴물'(감독주간)을 시작으로, 2007년 '밀양'(경쟁), 2008년 '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비경쟁), 2009년 '박쥐'(경쟁), 2019년 '기생충'(경쟁), 2021년 '비상선언'(비경쟁), 2022 '브로커'(경쟁)에 이어 8번째다. 특히 지난해 '브로커'로 한국 남자배우 최초로 칸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만큼, 1년 만에 다시 칸을 찾아 의미를 더했다.
이선균은 특히 올해 '잠'과 '탈출', 두 주연작을 가지고 칸을 방문해 의미를 더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두 작품으로 온 게 마지막일 것 같다"며 "자랑하고 싶기도 하고 부담도 있지만 너무 좋다, 초청을 받았다는 게 인정을 받은 거라는 느낌이다"라고 뜻깊은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여기에 정유미, 주지훈, 김희원도 다시 한번 칸에 와 의미를 더했다.
송중기는 '화란'으로 데뷔 후 처음으로 칸에 입성했다. 영국 출신 배우이자 아내 케이티 루이스 사운더스와 함께 칸을 방문한 송중기는 인터뷰를 통해 "칸도 너무 설레지만 곧 아이가 태어나니까 거기에 집중을 하고 있다"며 "감사한 마음도 크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살아야겠단 생각이 든다, 또 이렇게 좋은 일들이 한번에 오니까 너무 들뜨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특히 '태양의 후예' '빈센조' 등으로 전 세계 팬덤을 모은 송중기는 공식상영과 레드카펫 행사에서 수많은 팬들과 만나 적극적인 팬서비스를 보여줘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홍상수 감독은 감독주간 폐막작으로 선정된 '우리의 하루'로 올해 칸 영화제를 찾았다. '강원도의 힘'(1998, 주목할만한시선), '오! 수정'(2000, 주목할만한시선),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2004, 경쟁부문), '극장전'(2005, 경쟁부문), '잘 알지도 못하면서'(2008, 감독주간), '하하하'(2010, 주목할만한시선 대상 수상), '북촌방향'(2011, 주목할만한시선), '다른 나라에서'(2012, 경쟁부문), '클레어의 카메라'(2017, 특별상영), '그 후'(2017, 경쟁부문), '당신얼굴 앞에서'(2021, 칸 프리미어)에 이어 12번째다.
'우리의 하루'의 주연은 김민희, 기주봉 등이 맡았는데 지난 25일 칸 크루아제트 극장에서 열린 공식상영 현장에는 홍상수 감독과 기주봉만 참석해 소감을 밝혔다.
또한 '거미집'의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크리스탈), 박정수, 장영남과 '화란'의 홍사빈, 비비(김형서) 등도 칸을 처음 방문했다. 칸을 처음 방문한 만큼 이들을 보기 위해 팬들이 몰려 들어 사인과 셀카를 요청했고, 이들은 일정을 진행하는 동안 만난 팬들과 가까이서 소통했다.
올해는 유난히 많은 K팝 스타들이 칸 영화제를 찾기도 했다. 그룹 블랙핑크 제니와 로제, 에스파가 레드카펫에 직접 올랐고, 방탄소년단 뷔, 블랙핑크 리사, 배우 박보검 등이 칸 영화제가 열리는 기간에 진행된 명품 브랜드 행사장을 찾았다. 로제와 에스파는 각각 자신들이 앰배서더로 있는 브랜드의 초청으로 레드카펫을 밟았다.
특히 제니는 한국영화는 아니지만 자신의 첫 연기 도전작인 HBO 시리즈 '디 아이돌'(The Idol)을 통해 배우 자격으로 찾았다. 칸 영화제에서 공개된 제니의 분량은 약 10분이었지만, 화제성 만큼은 압도적이었다. 제니는 레드카펫과 공식상영, 포토콜 행사에만 참석했는데, 그를 향한 취재 열기가 매우 뜨거웠다. 현장에도 블랙핑크 팬들이 찾아 레드카펫을 밟는 제니를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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