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與 최고위원 보선…지도부 '물밑 교통정리' 기다리나

신윤하 기자 2023. 5. 28.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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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심 후보' 추측 속 부담감 커져…지도부는 '추대' 선 그어
흥행 저조 보궐선거 "당내서도 관심 없다"…하마평만 무성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3.5.21/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국민의힘 최고위원 보궐선거가 12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 안팎이 조용하다. 공식 출마 선언을 한 후보가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28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내에서는 이미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윤심 후보'가 존재할 것이란 추측 속에서 조용히 지도부의 물밑 교통정리를 기다리겠다는 기류가 읽힌다.

국민의힘은 지난 26일 태영호 의원의 사퇴로 공석이 된 최고위원 보궐선거 후보자 등록을 공고했다. 다음날(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후보자 등록을 실시하지만 현재로선 도전장을 내겠다고 나선 후보가 없다.

태 의원의 사퇴 직후부터 차기 최고위원 후보로는 이용호 의원(전북 남원·임실·순창)과 김석기(경북 경주)·김정재(경북 포항)·박성중(서울 서초을)·성일종(충남 서산·태안)·송언석(경북 김천)·이만희(경북 영천·청도) 의원 등이 거론됐다.

하지만 하마평에 오른 이들 모두 적극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는 가운데, 이들이 사실상 지도부의 교통정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원들이 투표하는 전당대회와 달리 전국위원들만 투표에 참여하는 보궐선거의 경우 사실상 당 지도부의 의중이 신임 최고위원 선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전국위는 당 지도부를 포함해 시·도당 위원장, 당 소속 시·도지사 등으로 구성돼 있다.

결국 단수 후보 추대가 되든 복수의 후보가 나서든 표심은 지도부의 의중에 따라 한 후보로 몰릴 거란 전망이 나오면서, 어떤 후보도 선뜻 출마하긴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다.

게다가 이미 '윤심'을 받는 후보가 따로 있다는 추측이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는 점도 후보자들의 출마 부담감을 고조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전당대회 과정에서도 유승민 전 의원이 전대 룰 변경 후 당대표 선거에 불출마하고, 나경원 전 의원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서 해임된 뒤 당대표 경선 불출마를 선언하는 과정에서 '윤심 논란'이 일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어차피 용산과 지도부의 뜻에 따라 누군가 한 명이 유력한 후보가 될 텐데 의원들끼리 최고위원 자리를 두고 경쟁해봤자 무슨 의미가 있냐는 당내 분위기가 있다"며 "당내 의원들도 최고위원이 누가 될지 관심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당 지도부는 단수 후보를 추천해 전국위에서 찬반 표결에 부치는 '단수 추대론'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다. 2달 간 최고위원들의 설화로 내홍을 겪은 만큼 괜한 잡음은 피하자며 일각에서 단수 추대론이 나왔지만, 지도부가 공개적으로 이에 동의하는 것은 공정성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기현 대표는 지난 26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국립국제교육원에서 한미 대학생 연수프로그램 참가자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 지원자가 없다'는 지적에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관장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철규 사무총장도 지난 22일 서울 마포구에서 중견기업계 간담회를 진행한 후 기자들과 만나 "29, 30일이 등록일이다. 선뜻 이번에 하시겠다고 나서시는 분이 안 계신다"며 "인위적으로 누가 된다 안 된다 할 수 없지 않냐. 여기가 북한도 아닌데 정리해서 추대하는 게(곤란하다)"고 말했다.

후보자들이 내년 총선을 1년도 안 남긴 시점에 지도부에 들어가는 게 정치 행보에 득이 될지, 실이 될지 계산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현 시점에 지도부 입성이 내년 총선에서의 공천을 장담하지도 못하는 데다가, 오히려 김재원 최고위원이나 태 의원처럼 정치 생명에 치명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김 대표에게 잘 보이고 있는 의원들도 명확한 공천 장담은 못 하는 상황인데 이번 지도부에 입성해봤자 단 몇 개월 활동하게 될 뿐"이라며 "대통령실, 당 지도부에서 의원들의 모든 언행을 지켜보는 상황인데 최고위원 출마는 더더욱 어려운 결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당내 유일한 호남 지역구 의원으로 지역 안배 상징성이 있는 이용호 의원은 최고위원 유력 후보로 떠올랐지만, 최근 당 국민통합위원장에 임명되면서 사실상 출마 가능성이 낮아진 상태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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