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전통찻집 커피 판매, 익선동 상업 한옥 수선 지원…서울시 ‘전통’ 범위 넓힌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과 북촌의 전통찻집에서도 커피를 판매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상업용으로 개량된 익선동 한옥도 수리비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지난 2월 발표한 ‘서울한옥 4.0 재창조 계획’에 따라 한옥 비용지원 심의기준과 한옥 등 건축자산 진흥 조례가 개정되면서 이 같이 한옥 규제는 완화하고 지원을 늘린다고 28일 밝혔다. ‘전통’의 범위를 넓혀 한옥을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다.
우선 인사동과 북촌 전통찻집의 커피 판매가 허용될 예정이다. 한옥이 밀집된 두 지역은 2002년과 2008년 각각 최초 고시된 지구단위계획에서 건축법상 휴게음식점·제과점, 일반음식점의 용도를 전통찻집, 한식집(한정식)·전통주점으로 좁혔다.
특히 전통찻집은 전통 음료·차·음식·빵·떡·과자 등 판매하는 곳으로 차류에서 커피는 제외됐다.
서울시 측은 “전통찻집 활성화 등을 위해 커피 판매를 불허했으나 음료 시장, 소비 기호 등 사회 여건 변화로 인해 전통찻집 경쟁력 상실과 차별 문제가 발생했다”며 “커피 판매를 부속적으로 허용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다양한 식·음료 문화가 공존하는 지역으로 유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북촌 지구단위계획은 현재 ‘전통음료·차·음식·빵·떡·과자 등 전통음식제조·판매점(100㎡ 미만)’으로 돼 있는 계획 세부용도에 ‘부속적으로 커피 판매 허용’이라는 문구가 추가돼 변경된다. 인사동 지구단위계획은 세부용도 중 전통찻집의 정의에서 ‘커피를 제외한다’는 내용을 삭제하고 ‘부속적으로 커피 판매 허용함’을 추가한다.
두 계획 변경안이 다음달 열람 공고를 거쳐 오는 7월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에서 확정되면 가화동을 포함해 북촌 10개동, 112여만㎡와 경운동 일대 인사동길 주변 12만여㎡에 위치한 전통찻집에서는 각 15년, 21년 만에 커피를 팔 수 있게 된다.
그동안 공적 관리 대상이 아니었던 익선동 등 상업용 한옥에 대한 수선·건립 비용도 지원된다.
‘한옥 건축물’로 한정됐던 한옥의 개념이 현대적 재료·기술이 적용된 ‘한옥건축양식’까지 확대되면서 서울시 등록한옥으로 신청할 수 있는 대상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개량·변형됐더라도 가옥의 주된 구조가 한식 목구조라면 현재 외관과 관계없이 등록할 수 있다. 이에 상업용 한옥도 한옥건축양식으로 수선비를 신청하면 한옥 지원금의 50%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서울시는 등록한옥에 대해 전면·부분 수선비와 노후 전기배선 교체비, 흰개미 방제비 등을 지원하고 한옥지원센터를 통해 현장 점검과 상담도 해주고 있다. 전통한옥 고유 기술이 이어질 수 있도록 전통방식 구법과 형태, 특성을 잘 살린 한옥은 최대 20%까지 지원금 인센티브를 준다.
지원 대상 확대를 통해 현재 1063채인 등록한옥을 향후 10년간 누적 3000채로 확대하겠다는 것이 서울시의 목표다. 북촌·서촌뿐 아니라 강남·북 권역까지 서울 시내 총 8500여채 한옥 소유자에게 등록과 지원 방식을 알릴 방침이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이전보다 편리하면서도 창의적인 한옥을 지을 수 있게 되면서 서울 시내 한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소유자뿐만 아니라 관심 있는 시민 누구나 한옥에 살아볼 수 있도록 대중화를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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