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월경 이상 여성 3명 중 1명 “산부인과 치료 의향 없어”
응답자의 99% 이상이 월경 이상 증상 경험
이상 증상 경험자 29.1% “치료 필요성 못 느껴”
월경 이상 증상을 경험한 한국 여성 3명 중 1명은 산부인과 진료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산부인과 진료가 필요한데도 치료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경우가 많아 월경 이상에 대한 여성들의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인 바이엘 코리아는 25일 이런 내용을 담은 ‘한국 여성의 월경 관련 증상과 이에 따른 일상 생활 영향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달 28일 ‘세계 월경의 날’을 맞아 진행한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4월 12~13일 국내에 거주하는 2040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월경 건강 체크 지표인 월경 관련 기분과 행동의 변화, 월경량, 월경통, 월경주기를 중점적으로 확인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 1000명 중 994명은 한 가지 이상 월경 관련 이상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상별로 보면 기분과 행동의 변화, 월경량, 통증, 주기 순으로 높았고, 일상 생활에 심각한 불편을 준다는 응답자의 비율은 과다한 월경량에서 가장 높게 나왔다.
기분과 행동 변화의 주요 증상으로는 식욕 변화, 피로감, 불면·수면 과다, 감정의 급격한 변화, 우울감이 꼽혔다. 특히 연령대가 내려갈수록 다양한 증상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응답자는 이상 증상을 경험했지만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경량과 관련한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 중 671명이 스스로 월경 과다가 아니라고 답했다.
하지만 월경 과다 증상에 대해 복수응답으로 자세히 묻자, 월경 과다가 아니라고 답한 671명 중 67.2%(451명)는 최근 1년 새 월경 과다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12%(83명)는 두 달에 한 번 이상, 6%(41명)는 항상 증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경 주기와 관련한 질문에서 전체 응답자 중 716명이 본인의 월경 주기를 정상이라고 답했는데, 자가 증상 체크 결과 그 중 절반에 가까운 317명(44.3%)이 월경 주기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응답자 30.4%(218명)는 빈발월경(한 달에 2~3번의 생리 주기)이 의심되는 3주 이내의 생리 주기를, 17%(122명)는 희발월경(5주 이상의 생리 주기), 4.7%(34명)가 무월경(생리를 3~6개월 이상 하지 않음)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밖에 통증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여성 974명 중 43.4%(423명)는 진통제가 필수적인 수준의 통증을, 23.2%(226명)는 참기 어려운 통증을 겪고 있다고 표현했다. 응답자들은 평균 3.4개 이상의 복합 통증을 겪고 있었는데, 요통, 복통, 유방통, 두통 순으로 많았다.
이처럼 적지 않은 여성이 월경 이상 증상을 경험했는데도 대처 방식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경 이상을 겪은 증상 경험자 994명 중 산부인과를 방문한 사람은 절반에 못미치는 42.3%(420명)로 나타났다. 이 중 59.3%(249명)만이 전문 치료를 받았는데, 그 중 70.7%(176명)가 증상 개선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은 여성의 경우 10.1%(12명) 정도만이 증상이 자연적으로 사라졌다고 답했다.
월경 이상을 경험한 응답자의 3분의 1(289명)은 증상이 있어도 산부인과 치료 의향이 없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는 치료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라고 응답자가 66.4%, 신체 노출 등 산부인과 진료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25.6%, 시간 부족 17.6%, 경제적 부담이 13.5% 순으로 나타났다.
박현태 고려대 안암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여성이 매월 경험하는 월경 기간의 기분, 행동, 신체적 변화는 증상이 심할 경우 그 자체만으로도 삶의 질에 영향을 준다”며 “월경 관련 이상 증상이나 불편함을 당연하게 여기거나 참지 말고, 적극적으로 산부인과를 방문해 원인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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