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겪은 서울대생...20년 뒤 3조원 굴리게 된 ‘8가지 비결’ [자이앤트TV]

안갑성 기자(ksahn@mk.co.kr) 2023. 5. 28.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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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갑성의 자이앤트TV 인터뷰]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


“개인 투자자분들이 주식 투자하다 가장 많이 사고(큰 손실)가 나는 원인에는 ‘순환론적 사고의 결여’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한 테마가 인기를 끌면 영원히 그 테마가 좋아질 것 같다는 대중의 인식이 큰 폭락으로 이어진 사건들이 많거든요. 2000년대 초 IT버블부터 코로나19 이후 삼성전자와 반도체 슈퍼사이클처럼 주식시장에는 영원한 상승도, 영원한 하락도 없습니다.”

최근 매경 자이앤트TV에 출연한 ‘가치투자 전도사’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는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시장에서 큰 손실을 입는 가장 큰 이유를 ‘순환론적 사고의 결여’로 지적하면서 개인들을 위한 바람직한 ‘한국형 가치투자 전략’을 소개했습니다.

1996년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뒤 대학생 신분으로 2003년 VIP투자자문을 설립한 최 대표는 오늘날 운용자산(AUM) 규모 3조원에 달하는 자산운용사 VIP자산운용을 이끌고 있습니다. 회사명에 ‘가치투자 개척자(Value Investment Pioneer)’란 의미를 담을 정도로 25년 넘게 국내 가치투자를 대표하는 인물로 유명합니다.

창업 20주년을 맞은 인터뷰에서 최 대표는 오랜 기간 주식 시장에서 성공적인 가치투자자로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로 ‘위험과 거리두기’를 꼽았습니다.

그는 “멀게는 9.11 사태부터 가깝게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까지 온 세상이 망할 것 같은 공포에 좋은 회사들의 주가가 많이 내렸을 때 장기적 낙관론을 바탕으로 시장을 떠나지 않고 투자를 이어온 게 결국 자산을 불릴 수 있던 생존 비결”이라며 “상승장 속에서 흥분에 도취해 불나방처럼 뛰어들지 않고 위험과 거리두기를 택한 것도 생존 요인”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가치투자를 그저 ‘싼 주식을 사서 제값에 판다’라고 협소한 시각에서 바라보지 말자는 게 최 대표의 당부 중 하나입니다. 가치투자의 창시자 격인 벤저민 그레이엄을 인용하며 최 대표는 가치투자를 “주식을 기업의 소유권으로 보고,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원금의 안정성과 적당한 수익성을 보장하는 행위”라고 정의했습니다. 그는 가치투자를 ‘로우(low) 리스크, 미디엄(medium) 리턴’을 장기적으로 달성해 복리로 불려 나가는 방식으로도 표현했습니다.
이어서 최 대표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가치투자자인 워런 버핏을 예시로 들어, 가치투자는 성향에 따라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는 “벤저민 그레이엄처럼 저평가된 주식을 사서 리스크를 낮추는 방식이 가치투자의 구약성서라면, 워런 버핏처럼 퀄리티가 높은 주식(우량주)을 사서 미래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낮추는 방식이 가치투자의 신약성서”라며 “가장 좋은 건 싸게 사는 ‘딥밸류’(deep-value) 스타일의 가치투자 방식과 우량주를 사는 ‘하이 퀄리티’(high quality) 스타일의 가치투자 방식 둘 다에 어울리는 ‘좋은 주식’을 발굴하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최 대표는 한국에서도 가치투자가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을 인생의 신념으로 삼고 있습니다. 평생 가치투자를 향해 달려간 그가 꺼낸 가치투자자의 세계관(투자관)은 8가지로 요약됩니다.

최 대표는 최근 펴낸 신간 <한국형 가치투자>를 통해 가치투자자가 가진 투자 철학의 특징을 △장기적 낙관론 △회의주의 △시장의 능멸 △시장보다 종목 △장기투자 △순환론적 사고 △확률론적 사고 △교집합적 사고 등으로 정리해 소개했습니다.

그의 주장을 짧게 요약하면, 기업과 자본주의 시스템은 시장에 가해진 각종 충격(전쟁, 전염병, 금융위기 등)을 장기적으로 스스로 치유하고 극복해낼 수 있다는 믿음(장기적 낙관론)을 기초로 변덕스런 주식 시장을 예측하기 보다 좋은 기업, 좋은 주식을 골라 장기투자하는 것(시장의 능멸, 시장보다 종목, 교집합적 사고, 장기투자)에 집중하는 것이 가치투자 철학이라는 설명입니다.

여기에 더해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어떤 자산 시장에 투자하든지 영원한 상승과 영원한 하락은 없다는 입장(순환론적 사고)을 견지하면서 가격이 오른다 내린다는 흑백논리가 아닌,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가격이 내릴 가능성 보다 더 높은 자산에 투자(확률론적 사고)하는 것이 가치투자 철학을 구성하는 근간입니다.
최 대표는 실제로 VIP자산운용이 가치투자 철학에 기초해 개별 종목을 선정하는 프로세스도 짧게 소개했습니다. 그는 자세한 과정은 복잡하지만 종목 선택의 큰 줄기는 4가지(좋은 비즈니스 모델, 성장 잠재력, 경영진의 능력, 기업의 가격)을 순서대로 따져 매수할지 여부를 결정한다고 전했습니다.

개별 종목을 고르는 과정에서 중시하는 퀄리티 지표로는 자기자본이익률(ROE)과 함께 미래 기업이익을 분석하기 위한 제품가격(P), 판매량(Q), 비용(C) 요인도 각각 치밀한 기업분석을 거쳐 기업가치평가와 미래 실적예측의 정확도를 높이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국내 가치투자 문화를 이끄는 최 대표는 가치투자 관점에서 업종별 저평가 정도도 언급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몰린 2차 전지 업종에 대해선 최 대표는 “배터리 밸류체인 전반을 보면 아직 주가에 반영되지 않은 촉매가 남아 있는 숨어 있는 종목도 있지만, 전국민이 거론하는 배터리 회사들의 주가는 미래 실적 기대감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 수준”이라며 “스스로 장기투자 대신 트레이딩을 노리거나 지금 주가도 저평가라 생각해 마음이 편한 투자자라면 투자를 말리진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2차 전지와 반대로 최 대표가 상대적으로 저평가 주식을 집중 발굴한 업종은 올해 초 주가 기준 완성차(현대차, 기아 등) 밸류체인과 5월 초중순 기준 반도체·IT 밸류체인이었습니다. 그는 “저평가 업종이라도 변화하는 업종 내 개별기업의 흥망성쇠는 종목 필터링을 거쳐 투자해야 한다”며 “최근 역발상 투자 관점에서 배터리에 쏠린 관심과 수급이 옮겨갈 다른 업종에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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