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역시 믿고 있었다고”...기지개 켜는 반도체 원투펀치, 무슨 일이 [MK위클리반도체]

오찬종 기자(ocj2123@mk.co.kr) 2023. 5. 2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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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열풍 증명…엔비디아 29% 급등
엔비디아의 깜짝 호실적이 기폭제가 되어서 반도체 관련 기업 투자 시장에 모처럼 훈풍이 다시 찾아왔습니다. 한때 ‘5만전자’라는 오명을 썼던 삼성전자가 장중 7만원 선을 터치하는 등 연중 최고가를 달성했습니다. 길었던 반도체의 혹독한 겨울이 드디어 끝나간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습니다.

데이터 센터 폭증에 따른 차세대 반도체 도입 확대 기조와 바닥을 다지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모습이 두 가지 희망 신호입니다.

2023년 5월 24일(현지시간) 엔비디아가 발표한 분기 실적은 시장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었습니다.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42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4% 증가했으며, 월가 전망치(39억달러)를 크게 상회했습니다.

엔비디아의 호실적은 데이터센터 인프라스트럭처 확충으로 인한 수요 증가가 주효했습니다. 데이터센터의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한 기업들의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입니다.

엔비디아의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크게 뛰어넘으면서 25일(현지시간) 장 초반 주가는 29%가량 급등해 장중 385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시가총액도 1조달러에 근접했습니다. 엔비디아의 이전 주가 최고치는 2021년 11월 333달러였습니다.

챗GPT 같은 생성형 AI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통해 학습합니다. 그만큼 데이터센터가 필요하고 이러한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선 GPU 등 일명 AI 반도체가 필요합니다. AI가 늘수록 GPU 수요가 늘어나는 이유입니다. AI 반도체 증가는 차세대 메모리반도체의 수요 확대로 이어집니다.

통계 업체인 슈타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센터의 매출액은 올해 3421억달러(약 45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전년 대비 6.5% 증가한 수치입니다.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는 2024년 3575억달러에서 2027년엔 4000억달러를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국 얼라이드마켓리서치는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산업의 연평균 성장률(CAGR)이 10.5%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최근 들어 대다수 글로벌 기업은 전사적인 디지털전환을 준비 중입니다. 특히 급증한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해 효율성과 연산처리 속도가 중요해지면서 제품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해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칩이 포함된 데이터센터 매출액은 2021년 대비 43.4%나 급증한 바 있습니다. 가트너에 따르면 AI 반도체 시장 규모도 지난해 444억달러에서 2026년 861억달러로 4년 동안 두 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2030년엔 시스템반도체 중 30% 이상을 AI 반도체가 차지할 것으로도 기대됩니다.

삼성·SK하이닉스도 차세대 메모리 수혜
삼성전자가 양산하는 12나노급 공정 DDR5 D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도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 따른 수혜를 입게 될 전망입니다. 최근 삼성전자는 업계 최선단 12나노급 공정으로 16Gb(기가비트) DDR5 D램 양산을 시작했습니다. 이전 4세대(14나노급) 대비 생산성이 향상됐고 소비전력이 23%나 개선됐습니다. 전력 소요량이 많은 글로벌 데이터센터 운용 기업에 유용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자회사 솔리다임도 데이터센터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신제품을 출시했습니다. 이전 세대 대비 데이터 저장 밀도를 1.5배 높이고 에너지 비용을 18% 절감했습니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고사양 D램 수요 증가가 본격화할 것”이라면서 “2024~2025년 메모리반도체 시장 내 기여도가 20%를 넘어서며 향후 메인스트림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3분기부터 공급 수요 웃돌 듯
데이터 센터 확대가 차세대 반도체의 새로운 시장을 열어가는 동시에 그동안 재고가 높게 쌓였던 일반 메모리 반도체들의 혈맥도 조금씩 풀려나가고 있습니다.

대만의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2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각각 1분기 대비 13~18%, 8~13%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다만 하락폭은 당초 예상치인 20%, 10~15% 대비 소폭 감소하면서 업황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는 분위기입니다. 실제로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일제히 감산에 돌입하면서 올해 연간 글로벌 D램 반도체 수요가 공급을 앞지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글로벌 D램 공급량이 2Gb 칩 환산 기준 1043억6200만개로 총수요인 1054억1900만개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올해 공급이 1055억5400만개로 수요 예상치인 1046억6200만개를 웃돌 것으로 봤는데, 연간 전망치가 ‘공급 초과’에서 ‘수요 초과’로 바뀐 것입니다. 트렌드포스는 7월부터는 수요가 공급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외국인들이 올해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습니다. 25일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9조2754억원, 6750억원 순매수했습니다. 코스피 시장 전체 순매수(11조5877억원)의 85%가 넘는 수준입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감산 효과로 D램과 낸드플래시 수급은 균형을 이룰 것”이라면서 “4분기에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3사 평균 재고는 1분기 대비 23%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기업들부터 TSMC와 인텔까지! 글로벌 산업의 핵심인 반도체 기업들에 관한 투자 정보를 매주 연재합니다. ‘기자 페이지’를 구독하시면 소식을 놓치지 않고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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