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흙신을 노리는 디펜딩 챔피언 이가 시비옹테크 [2023 롤랑가로스 여자단식 프리뷰]

박성진 입력 2023. 5. 28. 09:57 수정 2023. 5. 28. 10:0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가 시비옹테크 (사진=GettyimagesKorea)

세레나 윌리엄스(미국) 이후, 여자 테니스에서는 압도적이라고 부를 수 있는 선수를 찾는데 냉정히 실패했다. 애슐레이 바티(호주), 오사카 나오미(일본)의 전성기 기간은 세레나 윌리엄스에 비한다면 짧은 수준이었다. 그랜드슬램 우승으로 신데렐라 열풍을 이끌었던 비앙카 안드레스쿠(캐나다), 엠마누엘 라두카누(영국)는 현재까지는 정말로 신데델라처럼 그 순간만 이목을 끄는데만 성공했을 뿐이다.

코로나19가 창궐한 2020년 이후 급성장한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는 현재 전세계가 주목하는 선수다. 시비옹테크가 최근 보여주고 있는 퍼포먼스는 '압도적'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다. 시비옹테크의 2022년은 특히 그랬다. 롤랑가로스와 US오픈 등 두 개의 그랜드슬램을 포함 총 여덟 대회에서 우승하며 WTA 랭킹포인트 1만점을 돌파하기도 했다. 더군다나 시비옹테크는 다른 선수들과는 달리 클레이코트에서 훨씬 강하다. 이번 롤랑가로스를 통해 시비옹테크는 본인이 세레나 윌리엄스의 독주를 재현할 수 있는 유일한 선수임을 증명하려 할 것이다.

WTA 세계랭킹 TOP 10 (2023년 5월 22일 기준)
1위. 이가 시비옹테크 (폴란드)
2위. 아리나 사바렌카 (벨라루스)
3위. 제시카 페굴라 (미국)
4위. 엘레나 리바키나 (카자흐스탄)
5위. 캐롤라인 가르시아 (프랑스)
6위. 코코 가우프 (미국)
7위. 온스 자베르 (튀니지)
8위. 마리아 사카리 (그리스)
9위. 다리아 카사트키나 (러시아)
10위. 페트라 크비토바 (체코)

2023 WTA 파이널스 랭킹 TOP 10
1위. 아리나 사발렌카
2위. 엘레나 리바키나
3위. 이가 시비옹테크
4위. 제시카 페굴라
5위. 벨린다 벤치치 (스위스)
6위. 바르보라 크레이치코바 (체코)
7위. 페트라 크비토바
8위. 베로니카 쿠데르메토바 (러시아)
9위. 코코 가우프
10위. 엘레나 오스타펜코 (라트비아)

시드자 현황
1번. 이가 시비옹테크
2번. 아리나 사발렌카
3번. 제시카 페굴라
4번. 엘레나 리바키나
5번. 캐롤라인 가르시아
6번. 코코 가우프
7번. 온스 자베르
8번. 마리아 사카리
9번. 다리아 카사트키나
10번. 페트라 크비토바

해외 도박사 예측 1위, 시비옹테크

시비옹테크가 2022년 세계랭킹 1위에 오를 수 있던 것은 상반기 대회에서의 압도적인 퍼포먼스 때문이었다. 그녀가 기록한 여덟 번의 우승 중 미국에서 열린 두 대회(US오픈, 샌디에고오픈)를 제외한 여섯 번의 대회는 상반기에 열린 대회였다. 올해 상반기에서도 꾸준히 입상권의 성적은 내고 있지만, 작년 상반기에 비한다면 상대적으로 부진한 편이다. 올해 성적만 반영하는 WTA 파이널스 랭킹은 3위로, 최근 경기력이 되살아난 아리나 사발렌카, 전성기가 도래한듯한 엘레나 리바키나에 비해 뒤쳐졌다.

시비옹테크의 2023년 상반기
호주오픈(1월, 그랜드슬램) : 16강 (vs 리바키나 패)
카타르오픈(2월, WTA 500) : 우승
UAE오픈(2월, WTA 1000) : 준우승 (vs 크레이치코바 패)
인디언웰스오픈(3월, WTA 1000) : 4강 (vs 리바키나 패)
슈투트가르트오픈(4월, WTA 500) : 우승
마드리드오픈(4월, WTA 1000) : 준우승 (vs 사발렌카 패)
로마오픈(5월, WTA 1000) : 8강 (vs 리바키나 패)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비옹테크는 해외 도박사들이 예측한 가장 압도적인 우승 후보다. 주요 해외 도박사들은 시비옹테크의 우승 가능성을 가장 높게 평가했다. 심지어 배당액이 마이너스(-)인 해외 도박 업체는 두 군데나 됐다. 시비옹테크가 우승할지라도, 그녀에게 투자한 원금보다 적은 배당액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번 롤랑가로스에 출전하는 모든 선수를 통틀어 배당액이 마이너스인 선수는 시비옹테크가 유일하다. 남자단식 알카라스보다 여자단식 시비옹테크의 우승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해외 도박사들은 판단하는 것이다.

BET365
시비옹테크 : 1.83
사발렌카 : 6.00
리바키나 : 6.00
오스타펜코 : 21.00
본드로소바 (체코)  : 29.00
자베르 : 29.00
페굴라 : 34.00
가우프 : 34.00
사카리 : 41.00

oddschecker
시비옹테크 : -110
사발렌카 : +650
리바키나 : +700
오스타펜코 : +2500
크레이치코바 : +2800
자베르 : +3500
페굴라 : +4000
본드로소바 : +4000

Caesar's Sportsbook - CBS Sports
시비옹테크 : -125
사발렌카 : +450
리바키나 : +600
크레이치코바 : +1400
오스타펜코 :+2000
자베르 : +2200
쿠데르메토바 : +2500
가우프 : +2500
페굴라 : +3000
가르시아 : +3500

시비옹테크가 해외 도박사들의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 중 하나는 클레이코트 성적이다. 클레이코트에 강하다는 선수들의 클레이코트 통산 승률은 전체 승률에 비해 0~5% 정도로 상승폭을 보이고 있다. 반면 시비옹테크는 통산 전체 승률 80%를 훨씬 뛰어넘는 87%의 클레이코트 승률을 기록 중이다.

라파엘 나달(스페인)에게 흙신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는 압도적인 클레이코트 승률 덕분이었다. 나달은 전체 통산 승률 82% 대비 클레이코트 승률 88%를 기록 중이다. 우연하게도 시비옹테크의 현재 기록과 매우 유사하다.

WTA 세계랭킹 TOP 10 코트별 통산 승률 비교 (전체/클레이) (자료=국제테니스연맹(ITF))
시비옹테크 : 80% /  87%
사발렌카 : 67% / 60%
페굴라 : 62% / 61%
리바키나 : 69% / 68%
가르시아 : 57% / 60%
가우프 : 66% / 68%
자베르 : 66% / 71%
사카리 : 60% / 62%
카사트키나 : 64% / 71%
크비토바 : 69% / 69%

올해 롤랑가로스는 나달의 후계자를 찾는데 혈안이 돼 있다. 같은 국적의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이 0순위로 언급되고 있으나, 롤랑가로스에서 현재까지 나달에 가장 가까운 선수는 다름아닌 시비옹테크다. 세레나 윌리엄스의 뒤를 잇는 여제의 재림, 나달의 뒤를 잇는 차세대 흙신. 시비옹테크는 올해 롤랑가로스를 통해 증명하려 할 것이다.

최근 상대전적은 우리가 위
사발렌카, 그리고 리바키나

모든 랭킹, 통계 지표들은 시비옹테크의 우위를 말하고 있다. 하지만 WTA 파이널스 랭킹 1위, 2위는 시비옹테크가 아니다. 올해 현재까지 가장 폼이 좋은 선수는 다름아닌 사바렌카와 리바키나다. 

2022년 약간의 슬럼프를 극복해낸 사발렌카는 제2의 전성기를 구가 중이다. 가장 최근에 끝난 로마오픈(BNL 이탈리아인터내셔널)에서는 첫 판만에 짐을 쌌지만, 직전 3주 연속 사발렌카는 경기를 뛰며 체력이 방전된 상태였다. 되려 로마오픈 1회전 탈락은 롤랑가로스를 앞두고 사발렌카의 체력 회복에 더욱 도움됐다.

사발렌카의 올해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 1(1월, WTA 500) : 우승
호주오픈(1월, 그랜드슬램) : 우승
UAE오픈(2월, WTA 1000) : 8강
인디언웰스오픈(3월, WTA 1000) : 준우승
마이애미오픈(3월, WTA 1000) : 8강
슈투트가르트오픈(4월, WTA 500) : 준우승
마드리드오픈(4월, WTA 1000) : 우승
로마오픈(5월, WTA 1000) : 2회전 탈락(64강)

사발렌카 vs 시비옹테크 상대 전적
2021 WTA 파이널스 조별 예선 : 사발렌카 승
2022 도하오픈 8강 : 시비옹테크 승
2022 슈투트가르트오픈 결승 : 시비옹테크 승
2022 로마오픈 4강 : 시비옹테크 승
2022 US오픈 4강 : 시비옹테크 승
2022 WTA 파이널스 4강 : 사발렌카 승
2023 슈투트가르트오픈 결승 : 시비옹테크 승
2023 마드리드오픈 결승 : 사발렌카 승
시비옹테크 5승 3패 우위

전체 상대 전적은 시비옹테크의 우위다. 특히 2022년 상반기, 절정의 기량을 뽐냈던 시비옹테크와는 달리 사발렌카는 슬럼프를 겪었다. 어쩌면 사발렌카의 발목을 번번히 잡으며 슬럼프에 빠뜨린 장본인은 시비옹테크일지도 모른다. 사발렌카는 슬럼프 극복 후 인터뷰를 통해 "시비옹테크는 언제나 나의 동기부여"라고 말하기도 했다.

심신을 업그레이드한 사발렌카는 2022 WTA 파이널스에서 시비옹테크를 제압하며 슬럼프를 극복했음을 알렸다. 최근 6개월 간 상대전적은 사발렌카의 2승 1패 우위. 더군다나 시비옹테크는 최근 로마오픈에서 오른쪽 허벅지 부상을 당했다. 움직임이 더 많아지는 클레이코트에서 시비옹테크의 허벅지에는 부담이 과중될 것이다. 올해 상반기만큼의 기세대로라면 사발렌카 역시 강력한 우승 후보임에는 분명하다.


<엘레나 리바키나(사진=GettyimagesKorea)>

리바키나의 올해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 1(1월, WTA 500) : 2회전(16강)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 2(1월, WTA 500) : 1회전(32강)
호주오픈(1월, 그랜드슬램) : 준우승
아부다비오픈(2월, WTA 500) : 8강
UAE오픈(2월, WTA 1000) : 16강
인디언웰스오픈(3월, WTA 1000) : 우승
마이애미오픈(3월, WTA 1000) : 준우승
슈투트가르트오픈(3월, WTA 500) : 16강
마드리드오픈(4월, WTA 1000) : 2회전(64강)
로마오픈(5월, WTA 1000) : 우승

사발렌카만큼 올해 상승세가 뛰어난 선수는 리바키나다. 대회별로 기복은 있으나, 그랜드슬램, WTA 1000 등급의 알짜 대회에서는 리바키나의 실적이 가장 좋다. 동일시즌에 호주오픈, 인디언웰스, 마이애미, 로마오픈에서 모두 결승에 오른 선수는 1991년 모니카 셀레스, 2012년 마리아 샤라포바 이후 리바키나가 역사상 세 번째다.

리바키나의 올해 랭킹 변화
1월 16일 : 25위
1월 30일 : 10위 (호주오픈 준우승)
3월 20일 : 7위 (인디언웰스 우승)
5월 22일 : 4위 (로마오픈 우승)

시비옹테크를 상대로 전적이 가장 좋은 선수 중 하나가 리바키나다. 리바키나가 알짜 대회에서 우승 등의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던 이유도 중요 길목에서 시비옹테크를 탈락시켰기 때문이다. 리바키나는 시비옹테크의 올해 상반기 '상대적' 부진의 원인을 제공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3년으로 범위를 좁히면 리바키나는 3전 전승으로 시비옹테크의 천적으로 떠올랐다.

리바키나 vs 시비옹테크
2021 오스트라오픈 8강 : 시비옹테크 승
2023 호주오픈 16강 : 리바키나 승
2023 인디언웰스 준결승 : 리바키나 승
2023 로마오픈 8강 : 리바키나 승
리바키나 3승 1패 우위

공교롭게도 둘은 대진표 같은 블록에 속해 있다. 둘 모두 준결승까지만 진출할 수 있다면 맞대결이 성사된다. 하지만 리바키나에게는 어쩌면 시비옹테크보다 더 어려운 상대를 일찍 만날 수도 있다. 바로 베아트리츠 하다드 마이아(브라질)이다. 마이아의 세계랭킹은 14위에 불과하지만, 올해 리바키나를 두 번이나 잡아내며 리바키나의 천적으로 떠올랐다. 여덟 개의 대진표 세부 섹션 중 같은 섹션에 속해 있는 리바키나와 마이아는, 랭킹대로라면 대회 4회전(16강)에서 만날 가능성이 가장 높다. 물론 모든 경기가 다 힘들겠지만, 리바키나는 16강 경기부터 더 조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 외, 해외 도박사들은 세계 3위인 페굴라보다 크레이치코바, 오스타펜코의 우승 가능성을 더 높게 예상했다. 이는 시비옹테크 상대 전적과 그랜드슬램에서의 성적을 종합해 내려진 결과로 보여진다. 16세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미라 안드레바(러시아)는 우선 1회전에서 시드자는 피했다. 백전 노장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앨리슨 리스크(미국, 세계 85위)를 상대한다.

결국 올해 롤랑가로스는 시비옹테크에 달려 있다. 시비옹테크가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느냐, 아니면 다른 누군가가 시비옹테크를 뛰어 넘느냐다. 후자가 될 경우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는 사발렌카와 리바키나다. 하지만 잊지 말자. 여자 테니스에서는 어느 누군가가 항상 그랜드슬램에서 깜짝 신데렐라로 등장했었다는 것을. 이번 롤랑가로스에서도 새로운 신데렐라가 탄생할지 지켜보는 것도 또다른 관심사다.

글= 박성진 기자(alfonso@mediawill.com)

[기사제보 tennis@tennis.co.kr]

▶테니스코리아 구독하면 아디다스 테니스화 증정

▶테니스 기술 단행본 3권 세트 특가 구매

#종합기술 단행본 <테니스 체크인>

Copyright © 테니스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