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불괴’ 르브론, 괴물 커리어는 현재 진행형?

김종수 2023. 5. 2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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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불괴(金剛不壞)’, 무협 소설에서 나오는 단어중 하나로, 외가기공을 통해 몸을 극한까지 단련해 어떤 공격에도 견딜 수 있는 몸을 가지게 된 것을 뜻한다. 최근에는 스포츠 분야에서도 비유적인 표현으로 종종 쓰이고 있는 모습이다. 큰 부상없이 오랜 기간 활약하거나 엄청난 체력을 지닌 선수에게 주로 지칭된다.


운동선수의 최고 덕목중 하나가 내구성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최고의 칭찬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른바 유리몸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개념이다. 고액 연봉을 받는 스타급 선수에게 구단이 가장 바라는 요소이기도 하다. 금강불괴라고 불리기 위해서는 타고난 내구성도 중요하거니와 자기 관리도 뒷받침되야 한다.


게으르거나 멘탈적으로 문제가 많은 선수는 절대 다다를 수 없는 영역이다. 그런 점에서 해당 선수의 성실성을 증명하는 좌표가 될 수도 있다. 금강불괴라는 별명이 스포츠 스타에게 최고의 애칭중 하나인 이유다.


KBL무대서 금강불괴로 불리는 대표적 선수는 이정현(36‧190.3cm)이다. 나이에 따른 노쇠화로 인해 최근들어 기량이 눈에 띄게 떨어져가고 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내를 대표하는 간판 슈팅가드로 활약했다. 최다출장기록의 주인공답게 신인 시절부터 꾸준하게 주축 선수로 활약하며 강철 내구성을 뽐내고 있다.


NBA까지 시선을 넓혀보면 이분야 끝판왕은 단연 '킹' 르브론 제임스(39‧206cm)다. 올시즌은 르브론에게 씁쓸한 아쉬움을 남겼다. 시작은 최악이었다. 부진한 경기력 속에서 패배가 거듭쌓이며 일찌감치 하위권에 쳐졌다. 소속팀 LA 레이커스의 플레이오프행은 그대로 물건너가는듯했다.


그러던중 트레이드 마감 기간을 코앞에 두고 반전이 일어났다. 1월 말 워싱턴에서 하치무라 루이를 영입한 것을 신호탄으로 미네소타-유타와의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디안젤로 러셀, 말릭 비즐리, 재러드 밴더빌트를 데려왔다. 레이커스는 반등을 시작했다. 그간 레이커스의 문제는 르브론과 앤서니 데이비스(30‧208cm)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크다는 것이었다.


새로 들어온 선수들은 이것저것 다하려기보다는 자신들의 영역이 확실했다. 출장시간에 대한 욕심도 부리지않았고 팀 플레이에 충실히 잘 따라줬다. 그간 레이커스에 부족했던 함께 하는 농구가 살아나면서 후반기부터 치고나가기 시작했다. 팀에 다양한 스타일의 옵션이 추가되고 에너지 레벨도 올라갔다.


트레이드 이후 레이커스는 18승 9패의 호성적을 거두며 확 달라졌다. 비록 이전까지 까먹은 승수가 많아서 원하는 순위까지는 올라가지 못했지만 후반기 돌풍의 팀중 하나가 레이커스라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부분이었다. 그러한 상승세는 플레이오프에서도 이어졌다.


플레이-인 토너먼트까지 거쳐서 힘겹게 플레이오프 티켓을 거머쥔 것이 무색하듯 서부 2번 시드 멤피스 그리즐리스와 6번 시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를 상대로 연달아 업셋을 만들어내며 컨퍼런스 파이널까지 진출했다. 르브론의 저력과 달라진 레이커스의 팀컬러가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아쉽게도 강력한 우승후보 덴버를 만나 4연패로 고개를 떨구고 말았지만 레이커스가 보여준 저력은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다.

 


2라운드에서 만난 골든스테이트와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격돌한 덴버는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양팀은 리그 정상급 공격력을 지닌 듀얼가드와 리딩과 패싱능력이 탁월한 빅맨의 조합이 주 공격옵션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골든스테이트의 패턴은 레이커스에게 통하지않았다. 골든스테이트의 리딩빅맨 드레이먼드 그린이 데이비스에게 공수에서 밀리며 제대로 힘을 내지못했기 때문이다.


덴버는 달랐다. 골든스테이트같은 경우 전략의 핵이 앞선인 반면 덴버는 리그 최고의 빅맨 니콜라 요키치(28‧211cm)가 중심이다. 골든스테이트와의 승부에서는 빅맨 대결에서 넉넉하게 우위를 점했지만 요키치에게는 팀 전체가 말려버렸다. 덴버는 전력도 강했지만 상성에서 레이커스를 압박할 수 있는 팀이었다.


결국 르브론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힘 대결에서 밀리고 말았다. 1차전 당시 후반 대추격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레이커스는 나름 덴버의 빈틈을 찾아내 공략했으나 반끝이 모자랐다. 비록 파이널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르브론은 있는 전력내에서 충분히 잘했다. 하지만 그의 표정에서는 아쉬움이 짙게 묻어났다.


어지간한 선수같으면 그 정도로도 만족할지 모르겠지만 역대 최고를 노리는 르브론 입장에서는 4강 정도로는 성에 차지 않았던 것이다. 개인통산 20번째 시즌을 치렀던 르브론은 이번 플레이오프 무대에서도 16경기 동안 평균 24.5점 9.9리바운드 6.5어시스트로 썩어도 준치의 위력을 보여줬다.


앞서 언급한 KBL판 금강불괴 이정현은 1987년생으로 이미 2~3년전부터 신체능력 등에서 하향세가 뚜렷했다. 반면 르브론은 1984년생으로 불혹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한창 전성기때만큼 리그 1~2위를 다투지 못하고 있을뿐 여전한 클래스를 보여주며 어지간한 팀의 에이스 역할은 충분히 해내고 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파이널 진출이 좌절된 후 밝혀졌다. 르브론은 플레이오프 기간 동안 발의 힘줄이 끊어진 상태로 경기를 뛴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에 따라서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어찌보면 말도 안된다. 일상생활도 쉽지않을 몸으로 풀파워로 경쟁해야하는 플레이오프를 뛰었다는 점에서 믿기지 않는 정보다.


적어도 다른 선수같았으면 신빙성에 의심이 갈수도 있다. 하지만 팬들은 르브론이기에 믿는 분위기다. 오랜 세월동안 르브론이 보여온 말도 안되는 내구력과 회복력을 지켜봤기 때문이다. 그만큼 르브론의 신체능력은 불가사의할 정도다. 불혹을 앞둔 나이에도 그런 몸을 가지고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현재 르브론은 은퇴를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농구에 대한 그의 욕심을 봤을때 구단에 대한 전력보강 압박용일 가능성이 높다. 어떤 대단한 스타도 르브론 나이때 다음 시즌을 기대케 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르브론은 상식을 초월한 괴물같은 행보를 보여왔다. 르브론이라면 다를수 있다. 다음 시즌 레이커스의 반격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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