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만에 부활한 ‘울산공업축제’···소달구지부터 친환경자동차까지 시가지 퍼레이드 ‘백미’[주말엔]

백승목 기자 2023. 5. 28.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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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초 당시 울산의 대표축제인 공업축제 참가자들이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여러 기업체 상징 조형물을 앞세우고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다./울산시 제공

울산은 1962년 1월27일 정부의 근대화 정책에 따라 국내 최초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됐다. 같은해 6월1일에는 경남 울산군에서 경남 울산시로 승격됐다.

그로부터 5년 뒤인 1967년 4월20일에는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1962~1966년)의 성공을 기념하는 울산 ‘공업탑’(현 남구 신정동)이 설치됐다.

울산공업축제는 공업탑 준공에 맞춰 1967년 4월20일 처음 열렸고, 제2회 행사때부터는 울산의 시 승격일에 맞춰 개최됐다. 당시 축제 퍼레이드에서는 현대중공업의 모형 선박과 현대자동차의 모형 자동차 행진과 함께 삼양사 등 지역기업들이 설탕과 비료 등을 시민에게 나눠주며 분위기를 돋웠다. 퍼레이드가 끝나면 곳곳에서 백일장·사생대회·미스공업인선발대회 등이 열리기도 했다.

하지만 ‘공업’이란 명칭이 공해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일면서 1989년부터 ‘시민대축제’로 축제명칭이 바뀌었다. 1991년에는 ‘처용문화제’로 다시 이름이 변경됐다. 신라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처용설화의 발상지가 울산인 것에 착안해 당시 이어령 문화부장관이 축제명칭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0년대초 울산 대표축제인 공업축제에서 기수단과 관악대들이 시가지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다./울산시 제공

울산시가 1997년말 경남도에서 분리돼 광역시로 승격된 이후에도 시민축제는 여전히 처용문화제로 치러졌다.

공업축제의 부활은 지난해 김두겸 울산시장이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당선되면서 검토됐다. 김 시장은 “울산의 정체성은 제조업 기반의 공업이고 이는 한국의 산업화와 선진화를 주도했다”며 공업축제를 다시 열기로 했다.

울산공업축제는 6월1~4일까지 울산 시가지와 태화강 둔치 일원에서 열린다.

축제 슬로건은 ‘새로운 시작, 위대한 첫걸음’이다. 울산시는 산업도시 특색을 살리고 즐기는 축제, 기업과 노동자·소상공인·예술인 등 울산시민 모두가 참여하는 축제, 울산의 과거·현재·미래를 보여주는 축제로 만들 방침이다.

개막일인 다음달 1일 오후 4시 김두겸 울산시장은 남구 신정동 공업탑 로터리에서 ‘굴뚝 선언문’을 낭독한다. ‘굴뚝’은 울산공단내 기업체를 상징하는 것으로 시민공모를 통해 명칭을 정했다.

이번 축제의 가장 볼거리인 시가지 퍼레이드는 오후 6시10분까지 펼쳐진다. 공업탑 로터리에서 울산시청을 거쳐 태화강국가정원까지 3㎞ 구간에서 시민 1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다.

35년만에 부활되는 울산공업축제 포스터. 축제는 다음달 1일부터 4일까지 울산 시가지와 태화강국가정원에서 열린다./울산시 제공

군악대·마칭밴드를 비롯해 대형 깃발 기수단 130명이 선두로 나서고, ‘모빌리티 변천사’라는 주제로 소달구지·경운기·삼륜차를 비롯해 현대자동차가 만든 국내 첫 승용차인 ‘포니’가 뒤따른다.

아프가니스탄 출신 이주자 등 울산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과 전기·수소차 및 최첨단 선박 모형 행렬도 이어진다. 대나무·백로 등 울산생태계를 상징하는 갖가지 조형물의 행렬도 선보인다. 전체 행렬 길이만 1㎞에 이른다.

퍼레이드 종료와 동시에 태화강국가정원에서 열리는 개막식에는 퍼레이드카 퍼포먼스, 개막선포, 주제공연 등이 선보인다. 윤하·거미·테이·하동진·신유·김용필 등 인기가수가 출연하는 축하공연도 준비돼 있다.

축제기간 태화강 남구둔치와 야외공연장·왕버들 마당 등 3곳에서는 록페스티벌과 노동자 협업 패션쇼, 고복수 가요제, 국제 마술 전시, 비보이 축제 등 모두 32개의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240여개 전시·체험·먹을거리 공간도 설치된다.

현대자동차 경형 SUV 캐스퍼 4대 등 축제 참가자 추첨을 통해 지급되는 경품도 풍성하다. 폐막식은 다음달 4일 오후 6시30분부터 동구 일산해수욕장에서 열리고, 드론쇼와 1~4막으로 구성된 ‘멀티미디어 불꽃쇼’가 울산의 하늘을 수놓는다.

정호동 울산시 경제국장은 “울산 산업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미래산업 도시 울산을 널리 알리는 축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승목 기자 smbae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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