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장 민폐 논란…시민·스태프 갈등 왜 일어날까 [N초점]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최근 드라마 촬영장에서 스태프들과 시민 사이 갈등이 수차례 불거지면서 '민폐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달 26일 오전 누리꾼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고창 청보리 축제 드라마 촬영 민폐'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고, 한 드라마 촬영팀과 갈등을 빚은 일을 전했다. A씨는 4월19일 고창 청보리 축제에 갔다가 유채꽃밭으로 들어가려 했으나, 드라마 스태프가 촬영 중이라며 길을 막았고, 다른 방향 사진 촬영을 하려고 하자 찍지 말라 소리쳤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관광객들이 왜 피해를 입어야 하냐"라며 분노한 바 있다. 이후 해당 드라마가 '폭싹 속았수다'임이 알려졌고, 제작사는 즉각 사과하며 향후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4월26일에는 드라마 '무인도의 디바' 촬영 현장에서 벽돌 투척 사건이 발생했다. 40대 남성 B씨는 이날 오전 3시25분쯤 종로구 창신동에서 벽돌을 던져 20대 직원을 다치게 했다.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오전 4시쯤 B씨를 검거했고, 경찰 조사에서 "촬영 중에 발생하는 빛과 소음으로 짜증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건이 알려지자 제작사 측은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더 세심하게 주의하겠다"라고 밝혔다.
5월에도 촬영을 둘러싼 갈등이 폭발했다. 지난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드라마 '이재, 곧 죽습니다' 스태프 고발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 작성자 A씨에 따르면, A씨와 친구는 이날 오후 3시30분 코엑스 조형물을 지나치다가 외국인이 사진을 요청해 찍어줬다. 이때 한 촬영 스태프가 인상을 쓰며 사진을 찍지 말라고 했고, A씨는 외국인이 사진 촬영을 요청해 찍어준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후 그 스태프는 A씨를 째려보며 욕설을 했고, A씨는 불쾌함을 호소했다. 이후 해당 드라마가 '이재, 곧 죽습니다'임이 알려졌고, 제작진은 해당 사건을 인지했다며 "제작 과정에서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고 불쾌감을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말했다.
드라마 민폐 촬영 문제는 꾸준히 제기돼 온 문제다. 지난해만 해도 드라마 '마스크걸', '찌질의 역사', '우리는 오늘부터', '7인의 탈출' 등이 이러한 논란에 휩싸여 사과한 바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같은 논란이 반복되는 이유는 뭘까.
일단 시민들의 정서가 변했다. 과거 채널이 적을 때는 드라마를 촬영하는 것 자체가 큰 일처럼 여겨져 많은 이들이 협조적인 느낌이었다면, 이제는 콘텐츠가 범람해 희소성이 떨어진 데다 개인의 사생활이 더 중시되는 경향이 짙어져 갈등 요소가 생길 경우, 시민들도 더 이상 참지 않는다.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면서 사건을 공론화시킬 수 있는 창구가 많아지기도 했다.
업계에서도 이 같은 상황을 진지하게 인지하고 있고, 폭로글 하나가 작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알기에 더욱 조심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촬영 전에도 스태프들에게 '시민들에게 최대한 정중하게 양해를 구하라'고 단단히 주의를 시키고, 실제 현장 통제도 조심스럽게 이뤄진다"라고 업계 전반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 와중에도 문제가 생기는 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안전문제가 가장 큰 이슈다. 팬덤이 있는 배우가 촬영한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되면, 현장에 사람들이 몰린다. 혼잡한 상황에서 시민들끼리 서로 밀쳐 넘어지만 안전사고로 이어지고, 자칫하면 소송에 휘말릴 수 있어 스태프들이 날카롭게 반응하는 경우가 있다.
'스포일러' 역시 스태프에겐 신경 쓰이는 문제다. 공개적인 장소에서 촬영을 할 때, 시민들이 무심코 촬영하는 사진으로 인해 드라마 내용이 유출될 수 있기에 스태프들이 강하게 말할 때가 있고, 이럴 때 종종 설전이 일어나 갈등을 빚기도 한다.
스태프 관리의 어려움도 이유 중 하나다. 특히 일시적으로 고용되는 외부 스태프들은 내부 스태프들 보다 통제하기가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 관계자는 "주의를 기울여도 외주 스태프가 통제되지 않아 문제가 불거지는 경우가 왕왕 있다"라며 "이들에게 촬영 과정에 대한 교육을 더 많이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스태프와 시민의 갈등과 관련해 한 관계자는 "촬영 자체가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상황이기에 스태프들이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게 맞다"라며 "촬영장에서 애티튜드가 중요한 것 같다, 죄송한 마음으로 더 공손하게 양해를 구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스태프들이 시민에게 막말을 하거나, 쓰레기를 버리는 건 100% 그들의 잘못이 맞다"라면서도 "갈등이 일어날 경우 스태프가 잘못하기도 하지만, 시민이 과하게 예민한 경우도 없지 않다"라고 했다. 이어 "애매한 상황이 공론화되고 기사가 나오면 팩트와 상관없이 드라마 측이 비난받기도 하는데, 그러면 방송사나 제작사는 억울한 상황에서도 약자가 될 수밖에 없다"라며 "대중과 갈등이 생기면 보통은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서둘러 사과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breeze5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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