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모두에게 건네는 응원 편지, '스프린터' [스크린PICK]
스프린터
은퇴만 남은 신기록 보유자 ‘현수’, 최고의 자리를 잃을까 두려운 ‘정호’, 유망주였지만 팀 해체 위기에 놓인 ‘준서’. 그래도 계속 달려야 하니까. 제자리에. 차렷, GO!
농구 소재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시작으로, 실화 바탕의 농구 영화 ‘리바운드’, 홈리스 월드컵 소재의 ‘드림’까지. 올해 초 극장가는 ‘스포츠 영화’ 신드롬이라 칭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양한 스포츠를 소재로 한 영화들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단어부터 생소하게 들릴 것이다. ‘스프린터’의 사전적 의미는 육상이나 수영 등 경기에서 단거리를 뛰는 선수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제목만 보면 ‘육상’을 소재로 한 여타 스포츠 영화들처럼 보일 수 있겠으나 단순한 육상 영화가 아니다.
‘스프린터’는 태어나 각자의 위치에서 삶을 이어가기 위해 자신과의 경주를 하며 현실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응원하는 영화다. 달리는 이유는 달라도 목표점은 하나인 3명의 스프린터가 다시 출발선에 서기까지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데뷔작 ‘수색역’으로 독립영화계에서 주목받은 최승연 감독의 신작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단 ‘10초’에 인생을 건 선수들, 100m 국가대표가 되려는 세 남자다. 제47회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작으로 호평을 받았다. 세 남자가 국가대표 선발전을 준비하며 직면하는 내면의 갈등, 그들을 바라보는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말 없는 응원을 그린다. 서사구조는 단조로울 수 있지만, 각자의 이유로 삶을 살아내는 모든 이들에게 묘한 위로와 감동을 준다.
최승연 감독은 이 영화에 대해 “뭔가를 포기하지 않고 계쏙하는 사람들을 그린 영화”라며 “지금 내 모습이나 과거, 혹은 미래가 될 수도 있는 일상적 이야기”라고 전했다.
극장가를 장악한 외화 블록버스터와 ‘슬픔의 삼각형’, 애니메이션 ‘사슴의 왕’, ‘스즈메의 문단속’ 등 해외 독립예술영화들의 강세에 흥행세는 다소 더디다. 다만 실관람객들의 사이에선 배우들의 열연이 입소문을 낳으며 조용히 입소문을 타고 있다. 실관람객 평가들을 종합한 CGV 골든에그지수 96%(만점 100%), 네이버 포털 평점도 9점대로 상위권이다. 개봉 당일에는 독립예술영화 부문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최승연 감독. 87분. 12세 관람가. 5월 24일 개봉.
시공간이 붕괴된 세계, 차원이 다른 히어로가 온다! 빛보다 빠른 스피드, 물체 투과, 전기 방출, 자체 회복, 천재적인 두뇌까지 갓벽한 능력을 자랑하지만 존재감은 제로, 저스티스 리그에서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히어로 ‘플래시’. 어느 날 자신에게 빛보다 빠른 속도로 달리면 시공간 이동 능력이 있음을 알게 된 그는 ‘브루스 웨인’의 만류를 무시한 채 끔찍한 상처로 얼룩진 과거를 바꾸기 위해 시간을 역행한다. 의도치 않은 장소에 불시착한 ‘플래시’는 멀티버스 세상 속 또 다른 자신과 맞닥뜨리고 메타 휴먼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모든 것이 뒤엉킨 세상과 마주하게 된다. ‘플래시’는 자신이 알던 모습과 전혀 달라진 나이 들고 은퇴한 ‘배트맨’과 크립톤 행성에서 온 ‘슈퍼걸’의 도움으로 외계의 침공으로부터 시간과 차원이 붕괴된 지구를 구하려 나서는데…
세계관 재구축, 다양한 신작으로 마블 세계관에 도전장을 내민 DC스튜디오가 ‘샤잠!’에 이어 새로운 히어로 무비 ‘플래시’로 돌아왔다. ‘플래시’는 DC 히어로인 플래시의 첫 솔로 무비로 초여름 극장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6월 개봉을 앞둔 ‘플래시’는 빛보다 빠른 스피드, 차원이 다른 능력의 히어로 ‘플래시’(에즈라 밀러 분)가 자신의 과거를 바꾸기 위해 시간을 역행하면서 우주의 모든 시간과 차원이 붕괴되어 버린 후, 초토화된 현실과 뒤엉킨 세계를 바로잡기 위해 ‘배트맨’과 함께 전력 질주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 초광속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다. 2012년 ‘케빈에 대하여’의 주인공 ‘케빈’ 역, ‘월플라워’,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를 통해 전 세계에 얼굴을 알린 배우 에즈라 밀러가 ‘플래시’ 역으로 발탁됐다.
특히 에즈라 밀러는 이번 영화를 위해 무려 1인 2역을 소화했다. 빛보다 빠른 스피드 등 넘사벽 능력을 가졌지만 극 ‘I’의 내향적 성격을 지닌 ‘플래시’와 다른 멀티버스 차원에 사는, 평범한 대학생에서 뜻밖의 초능력을 갖게 된 인싸력 만렙의 파워 ‘E“ 외향형의 또 다른 ’플래시‘ 두 인물을 연기했다. 이번 작품으로 처음 히어로 무비 연출을 맡은 앤디 무사에티 감독은 그의 연기를 보고 “예술적으로, 창의적으로 놀라운 경험이었다”는 극찬을 표하기도 했다.
’플래시‘를 관람해야 할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원조 배트맨‘ 배우 마이클 키튼이 무려 31년 만에 또 다시 배트맨 역으로 DC 세계관에 돌아온다는 점이다. 마이클 키튼은 ’플래시‘에서 은퇴 후 거대한 저택에서 홀로 은둔하며 살고 있는 ’배트맨‘으로 이 영화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줄 예정이다.
앤디 무사에티 감독. 134분. 12세 관람가. 6월 개봉.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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