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열풍 합류한 가요계…기회일까, 위기일까 [N초점]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가요계에서도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인공지능으로 제작한 가상가수를 비롯해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음원 제작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많은 산업에서 인공지능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음악 산업까지 발을 넓히고 있는 인공지능이 과연 K팝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크다.
이러한 흐름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하이브(352820)다. 하이브는 지난 15일 새로운 아티스트 '미드낫'을 발표했다. 하이브 산하 빅히트 뮤직 소속 가수인 이현이 새로운 음원 기술이 힘을 입어 탄생시킨 아티스트로, 인공지능을 이용한 목소리 변조, 다국어 발음 교정 기술이 접목됐다.
기술의 원천은 지난 1월 하이브가 인수한 인공지능 오디오 기업인 수퍼톤에 있다. 수퍼톤이 개발한 다국어발음 교정 기술과 보이스 디자이닝 기술은 미드낫이 6개 언어로 가창한 노래 음원에 원어민 발음 데이터를 활용해 발음을 자연스럽게 교정하고, 남성 보컬인 미드낫의 목소리를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해 여성 보컬로 새롭게 디자인했다.
미드낫은 앞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러한 기술과 음악의 만남에 대해 "경이로웠다"라는 인상을 전하기도. 정우용 하이브IM 대표 역시 이런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음악과 기술의 만남을 통해 하이브의 본질인 음악과 아티스트의 가치를 새롭게 제공하고 새로운 음악을 추구하고자 했다"라며 "그 결과 기술을 활용해 뮤지션이 가지고 있는 상상력을 확장하고자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 결과, 탄생한 미드낫은 이현의 창법을 그대로 유지한 채 남성 보컬과 여성 보컬을 자유자재로 넘나들게 만들었다. 여기에 원어민 수준의 6개 국어 음원들로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신영재 빅히트 뮤직 대표는 "음악 산업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며 "물리적 제약을 넘어 상상력의 한계 없이 나아갈 수 있게 됐다"라고 자평했다.
SM엔터테인먼트(041510)도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아티스트를 선보였다. 바로 걸그룹 에스파의 세계관 속에 등장하던 조력자 캐릭터 '나이비스'다. 버추얼 아티스트인 나이비스는 모션과 목소리 모두 인공지능으로 만들어낸 아티스트다. 기존의 가상 아이돌은 모션과 목소리 모두 실제 가수를 기반으로 만들어졌지만, 나이비스는 현실에 실체가 없다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
특히 나이비스는 지난 8월 발매된 에스파의 정규 3집 수록곡인 '웰컴 투 마이월드'(Welcome To MY World)에 피처링으로 참여하면서 더욱 관심을 모았다.
인공지능과 대중가요의 결합은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를 동시에 낳고 있기도 하다.
우려의 측면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노래를 부르는' 가수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는 점이다. '가수'라는 직업의 본질이 흐려지는 기술로 인해 K팝 시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들도 이어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K팝 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인공지능이라는 미래 먹거리를 선점해야 함도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와 관련,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뉴스1에 "하이브가 인공지능 기술을 발전시키고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는 것은 외연을 확장한다는 관점에서는 바람직할 수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과연 이게 K팝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방탄소년단의 성공 요인이라고 한다면 기존 가수들에게서 발견할 수 없었던 아티스트에 대한 매력을 팬들이 본질적으로 느꼈다는 점인데 인공지능은 그것과는 전혀 반대 지점에 있다"라며 "라이브를 할 수도 없고, 실제 아티스트의 목소리로 팬미팅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 평론가는 "최근 K팝 산업이 인공지능 사업에 어마어마한 금액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면서도 "하지만 실질적으로 수익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상황이 끝나고나서 공연으로 나온다는 것을 확인한 순간에, 대면이 어려운 버추얼 아티스트 시장을 키우겠다는 걸 지속해 경영상 타격을 입게 되면 결국 이게 K팝 시장의 약화를 촉진시킬 수 있다는 것도 생각해봐야하는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가요관계자 A씨도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서 목소리를 변조한 가수가 과연 라이브로 무대에 설 수 있냐부터가 문제의 본질이라고 본다"라며 "기본적으로 가수라고 한다면 라이브 무대를 소화할 수 있어야 하는데 미드낫이 실제로 라이브 무대에 선다면 여성 보컬의 목소리는 결국 음원으로 나와야 된다는 것인데, 여기서부터 과연 이걸 받아들일 수 있느냐라는 시선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 B씨는 "K팝 시장이 많이 성장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나아가야 할 길이 많다"라며 "특히 음원 기술의 선점은 세계 음악 시장에서 퍼스트무버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라고 긍정적인 시선을 드러냈다.
이어 "당장 K팝 시장이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일 때 기술 활용을 이용한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진다면 향후 K팝 산업이 더욱 커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tae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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