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소원은 전투기”…젤렌스키가 얻은 F-16, 전쟁 바꿀 게임체인저 될까 [박수찬의 軍]
우크라이나가 전쟁 초기부터 서방에 요청했던 미국산 F-16 전투기 지원 가능성이 열렸다.
미국은 전쟁 초부터 확전 가능성을 의식해 전투기 지원에 소극적이었지만, M-1 전차 제공 당시처럼 영국, 네덜란드 등 유럽 동맹국 압박에 태도를 바꾸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수개월 후에는 우크라이나에 F-16이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왜 하필 F-16일까
서방측이 우크라이나가 개전 초부터 줄기차게 요구한 전투기 공급에 F-16으로 화답한 이유는 ‘대안 부재’ 때문이다.
유럽에는 JAS-39 그리펜(스웨덴 사브), 타이푼(유럽 에어버스), 라팔(프랑스 닷소) 등 유럽 내에서 제작된 4세대 전투기들이 있다.
하지만 유럽 내 재고가 충분치 않고, 생산라인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신규 주문 증가에 직면해 있다.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 서유럽 국가들은 라팔과 타이푼을 추가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F-35A 도입과 맞물려 일선에서 물러나는 F-16A/B 중에는 첫 도입 직후 성능개량을 거쳐 AIM-120 중거리 공대공미사일과 하푼 대함미사일, 합동정밀직격탄(JDAM) 등 정밀유도무기 운용능력을 갖춘 기체가 상당수다.
이들 기체는 오랜 기간 서유럽에서 운용된 만큼 유럽 내 정비 인프라와 부품·항공무장 재고가 충분히 갖춰져 있다.
서방 전투기를 사용해본 적이 없는 우크라이나에 필수인 전투기 운용경험을 얻는 것도 다른 기종보다 쉽다.
영국은 F-16 운용국은 아니지만, 호크 고등훈련기를 통한 전투기 조종사 양성 체계는 잘 갖춰져 있다. 네덜란드, 벨기에, 노르웨이, 덴마크는 F-16을 실제로 사용하는데 필요한 정비 등의 경험을 전해줄 수 있다.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폴란드는 러시아산 전투기를 사용하다가 F-16으로 전환한 국가로서 우크라이나의 F-16 도입 및 운용 과정에서 노하우를 전수할 수도 있다.
◆전쟁에 미칠 영향은
우크라이나에 제공될 것으로 예상되는 F-16A/B는 제작된 지 오래된 기체다. 수호이-30, 34, 35를 비롯한 러시아산 첨단 전투기와 정면으로 맞서기는 쉽지 않다. F-16A/B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게임체인저’가 되기는 어려운 이유다.
그렇다고 F-16A/B가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보다 뒤떨어진 전투기를 갖고도 러시아가 제공권을 장악하지 못하도록 저지해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공군이 운용중인 러시아산 전투기보다 탐지·공격 등의 능력이 우수한 F-16의 등장은 우크라이나의 군사작전에 많은 옵션을 제공한다.
서유럽 국가들이 사용했던 F-16A/B를 인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안보 태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공군력을 단기간 내 끌어올릴 수 있다.
유럽 내 러시아산 무기 재고가 바닥을 드러내면서 우크라이나 공군의 작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F-16의 지원은 서방의 항공무장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효과가 있다.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력을 단기간 내 끌어올릴 수 있다.
루마니아처럼 서방의 운용경험을 전수받으면, 실전투입 시점은 더욱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
러시아의 항공 공격을 보다 효과적으로 저지하는 것도 가능하다. 러시아는 최근 사거리 48∼72㎞의 활공폭탄을 전폭기에 탑재해 최전선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투하, 우크라이나군 방공망 밖에서 주요 지역을 공습하고 있다.
패트리엇(PAC-3)이나 나삼스(NASAMS) 등 서방이 제공한 지상 방공무기는 교전 범위가 좁고, 대도시 방어에 집중되어 있다.
최대 사거리가 120㎞인 AIM-120 중거리 공대공미사일을 사용하는 F-16A/B는 러시아 공군이 전선에서 떨어진 곳에서 활공폭탄을 투하하는 공격을 무력화하거나 견제할 능력을 갖고 있다.
러시아산 전투기 대신 F-16A/B을 사용하면 유럽 내 정비 인력과 부품, 장비를 지속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 실제 지원 규모가 다소 부족해도 유럽의 F-16 인프라를 활용해 가동률을 높일 수 있다면, 우크라이나에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F-16이 우크라이나에 실제로 제공되기까지는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지만, 충분한 수량이 제때 인도된다면 우크라이나군으로서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F-16의 지원은 가뭄의 단비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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