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여러 번” 신고에도 ‘위험성 낮다’…교제폭력 대응 ‘구멍’
[앵커]
남자친구의 협박 메시지와 비명 섞인 신고에도 경찰은, 피해 여성의 교제 폭력 위험이 낮다고 판단해 두 사람을 그대로 돌려 보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여성은 살해됐습니다.
또 다시, 경찰의 대응이 도마위에 올랐습니다.
이도윤 기잡니다.
[리포트]
도망치는 여성을 따라가는 남성, 도로 한가운데서도 위험한 실랑이가 이어집니다.
피해 여성 A 씨가 김 씨를 교제폭력으로 신고하기 약 3분 전 급박한 상황입니다.
당시 A 씨는 "남자친구가 나를 때리고 있고, 몇 주 전에도 때린 적 있다"고 신고했습니다.
신고엔 비명소리도 담겼습니다.
출동한 경찰에게 'TV를 부쉈다'는 김 씨가 보낸 협박 메시지를 보여주며 조사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교제폭력 위험도가 낮다고 판단했습니다.
폭행이 자주 있는지, 가족에게도 위협을 가하는지 등 질문에 피해자가 '네', '아니오'로 답하면 이를 점수화 하는데, 보복 위험성이 높지 않았다는 겁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말한 점도 판단 근거였습니다.
김 씨가 피해자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임시 조치도 없었습니다.
가정폭력과 스토킹 범죄 가해자에겐 접근금지 조치를 내릴 수 있는데, 경찰은 두 사람을 사실혼이 아닌 연인 관계로 판단했고, 스토킹도 없었다고 본 겁니다.
[허민숙/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 : "가해자와 피해자를 격리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교제 폭력에는 이 조치를 시행할 법적 근거가 없어서 보완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결국 체포도, 접근금지도 하지 못한 상황.
경찰은 순찰차로 태워주겠다고 했지만 김 씨는 거절했고 조사를 마친 뒤 한 시간여 만에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KBS 뉴스 이도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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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윤 기자 (dobb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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