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 죽 쑨 세계 최대 유통공룡...뉴욕증시 버팀목 된 이유는 [추동훈의 흥부전]

추동훈 기자(chu.donghun@mk.co.kr) 2023. 5. 27.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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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로 남은 창업자들-03] 샘 월튼

월마트 로고
잦아들던 인플레이션 공포가 식탁물가를 중심으로 다시 부풀어 오르는 요즘, 지난주 미국에서 실적 발표를 앞두고 모든 이들의 관심을 한데 모은 기업이 있었습니다.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미국 최대 유통공룡 월마트. 월마트는 올해 1분기 매출 1523억 달러로 전년동기보다 7.6% 늘었고 이를 바탕으로 연간 매출액 목표를 기존보다 상향시키며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위기맞은 경제, 유통공룡에 목매는 이유
사실 최근 빅테크 기업 중심으로 이끌어가던 뉴욕증시의 향방을 판가름할 분수령이 바로 유통업계의 실적이었는데요. 월마트의 우려를 뛰어넘는 실적 선방으로 시장은 고비를 넘기는 분위깁니다. 경기가 상승장일땐 각종 미래기술과 혁신으로 가득찬 빅테크 기업들이 주목받았습니다. 하지만 경기가 안좋을수록 실제 서민경제와 실무경제와 맞닿아있는 유통업계의 실적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그 중에서도 미국을 대표하는 유통공룡, 월마트의 실적이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이번 월마트의 어닝 서프라이즈의 열쇠는 저렴한 식료품 판매량의 급증이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식탁 물가가 다시금 꿈틀거리며 시장 압박을 더해간 가운데 월마트가 각종 자체유통상품(PB)과 가성비 좋은 상품들로 매출 반전에 성공했습니다.

임의소비재라 불리는 가구, 가전, 의류 등의 판매는 부진했지만 필수 소비재인 식료품 판매 실적 호조로 시장을 놀라게 한 월마트의 저력은 위기일 때 빛이 나는 분위기입니다.

샘 월튼 월마트 창업자
이처럼 글로벌 경제의 기준인 미국경제의 바로미터 역을 수행하고 있는 월마트, 바로 오늘 저희가 다뤄드릴 창업자가 이름을 남긴 위대한 기업의 주인공입니다.
시골 아칸소서 시작한 잡화점, 세계 1위 기업이 되다
월마트니까 그럼 창업주 이름이 월일까요? 정확하게는 아닙니다. 월마트의 창업자는 새뮤얼 무어 월튼, 줄여서 샘 월튼(Sam Walton)입니다. 창업자 월튼은 자신의 이름의 일부를 따와 월(wal)마트를 창업했습니다. 창업주의 경영정신이 이름으로 새겨진 셈이죠.

1918년생인 샘 월튼은 미국 오클라호마주 킹피셔에서 태어납니다. 샘은 어릴때 부터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모범생이었습니다. 솔선수범의 아이콘이던 그는 미주리대학에 진학해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하며 경제학부를 졸업했습니다. 평소에 장사와 사업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첫 직장으로 제이씨퍼니라는 백화점을 다녔습니다. 이 곳에서 각종 기업들의 판매전략과 노하우를 습득했고 이는 향후 월마트 창업의 밑거름이 됩니다.

벤 프랭클린 스토어 <출처=월마트박물관>
제2차 세계대전을 참전하고 돌아온 샘은 군 전역자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이용해 2만 달러를 융통했고 이를 바탕으로 대출을 받아 동생 버드 월튼과 함께 ‘벤 프랭클린’이란 자신만의 가게를 엽니다. 저렴한 가격, 좋은 품질 등으로 가게는 입소문이 났고 2년만에 융자금을 다 갚는 수완을 발휘합니다.

그렇게 자신감을 얻은 샘은 건물을 매입해 ‘월튼스’라는 가게를 열고 본격적인 사업 확장과 체계화에 나섭니다. 치열하고 스마트한 경영의 결과 가게는 5년만에 지역 뿐 아니라 아칸소 주 전체에서 가장 유명한 가게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그의 경영철학인 싼 가격을 무기로 내세웠고 손님들이 직접 계산하는 셀프 계산 시스템 등이 주효하게 먹혀들었습니다. 점차 가게의 점포는 늘어났고 유능한 점장들을 뽑아 지점들을 관리하며 사세를 키웠습니다.

첫번째 월마트 <출처=월마트>
그렇게 1962년 아칸소주 로저스에서 월튼스는 가게 이름도 월마트로 고쳐 쓰고 본격적인 대형할인마트 사업을 본격화합니다. 물론 규모가 기존과는 차원이 다르게 성장한 만큼 투자 유치도 절실했습니다. 내실 있는 알짜가게로 성장해온 월마트 입장에서는 대형할인마트라는 완전히 새로운 사업 양태를 가져가야 했기 때문에 끈질긴 노력을 통해 투자금을 유치했습니다.
‘매일 가장 싼 가격’ 내세운 월마트의 전략
그리고 월마트의 캐치프레이즈로 ‘Everyday Low Price(EDLP)’를 내걸고 저렴한 가격과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다품목 판매 전략을 내세워 미국 시장 공략을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샘 월튼의 전략은 역시나 주효했습니다. 월마트는 2년만에 2개로, 4년 후 3개로 그 지점을 늘렸고 창업 10년만에 100개의 점포를 내며 말 그대로 폭풍성장했습니다. 1985년 월마트의 미국내 점포 수는 무려 882개로 늘어날 정도로 그 성장의 속도는 모두를 놀라게 할 정도였습니다.
EDLP<출처=셔텨스톡>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한 월마트의 경영 전략 역시 퀀텀 점프가 불가피했습니다. 각 지역별로 허브 물류센터를 만들고 해당 센터를 중심으로 지점을 방사형으로 구축했습니다. 물류센터에다 대규모로 입고된 물건은 싼 가격에 다시 지점으로 나갔습니다. 신속하게 값싸고 품질좋은 상품들이 공급됐고 소비자들에게 전달됐습니다. 또한 직원이 행복해야 고객들이 행복하다는 샘 월튼의 경영철학 아래 종업원들은 회사 지분과 주식을 배분받고 주인의식을 갖고 회사를 키워갔습니다.

그렇게 성장한 월마트는 현재, 전 세계 매출 1위, 고용인력 1위 기업이 됐습니다. 현재 전 세계 고용인력만 자그만치 230만명에 달합니다. 또한 2023년 5월 기준 미국내 월마트 매장 수만 4624개. 글로벌로는 1만개 가 넘습니다. 그중 드넓은 영토를 갖고 있는 텍사스주에만 월마트가 515개나 위치합니다. 2023년 기준 대한민국내 이마트 점포 수가 129개인 점과 비교하면 그 규모는 상상을 초월하는데요. 펜실베니아 주의 월마트 점포 수만 135개에 달합니다.

미국 월마트 분포도<출처=스크랩히어로>
검소함이 몸에 밴 세계 1위 부자
현재의 월마트를 키운 샘 월튼. 그는 평소 근검절약하며 검소한 생활로도 유명했습니다. 언제나 골프 모자나 캡을 쓰고 편안한 복장을 즐겼으며 미국을 상징하는 포드의 빨간색 픽업 트럭을 몰고 다니며 춤과 노래를 즐겼다고 합니다. ‘(회사의) 보스는 단 한 사람, 고객뿐이다’라는 명언을 남기기도 한 샘 월튼의 경영철학은 여전히 유통업계와 비즈니스업계에서는 교과서로 불립니다.

그의 행복 경영과 철저히 효율 중심적인 사업 전개는 제조업 중심의 산업경제의 주도권을 유통업계가 가져오고 미국인들의 생활 전반의 생활양식을 완전히 바꾼 시대의 혁신가이기도 합니다. 샘 월튼은 67세가 되던 1985년 전세계에서 가장 재산이 많은 사람이 됐습니다. 이후 월튼 가문은 월마트의 사업을 더욱 발전시켜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일가를 이뤘습니다.

샘 월튼과 픽업트럭<출처=월마트 박물관>
이처럼 미국 유통업계의 대표이자 상징이 된 월마트. 비록 한국에서의 사업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월마트가 전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아직까지도 지대한 상황에서 위기감이 커지는 실물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역할 해주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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