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문제의 좌석 ‘31A’ 판매 안한다

아시아나항공이 26일 비상문 개방 사고가 발생한 기종의 문제의 좌석을 만석이 아닌 경우엔 당분간 판매하지 않을 방침이다.

27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전날 제주에서 출발해 승객의 이상 행동으로 비상구가 개방된 채 대구에 착륙한 아시아나항공 OZ 8124편 기종은 에어버스 A321-200기다. A321-200기의 31A 좌석은 앉은 상태에서 비상구 문이 손에 닿는 수준으로 가까워, 안전벨트를 풀지 않고도 비상구 문을 여는 것이 가능하다.

다른 비상구 좌석은 2개 좌석만 배치돼 있어 비상구와 거리가 있지만, 31A 좌석은 나란히 3개 좌석이 배치돼있어 비상구에 밀착돼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사고를 낸 승객이 앉은 자리도 31A 좌석이었다.

26일 오전 제주에서 대구로 향하던 아시아나 항공기에서 30대 남성이 착륙 전 대구공항 상공에서 비상문을 강제개방하는 사고가 발생해 일부 승객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오후 비상문이 개방된 채 대구공항에 착륙한 항공기가 계류장에 대기하고 있다. /뉴스1

A321-200기는 아시아나가 운항하는 비행기 중 가장 작은 기종으로, 주로 국내 노선과 해외 단거리 노선에 14대를 운영하고 있다. 노선에 따라 앞에 비즈니스석이 배치된 경우엔 26A 좌석이 된다. 이번 대구-제주 노선에선 모든 좌석이 이코노미석으로 구성돼 31A가 매겨졌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앞으로 만석이 아닌 이상 최대한 판매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사를 벌이고 있는 국토교통부가 조치를 내리기 전, 선제적으로 대처하는 것이다.

다른 항공사들의 정책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항공사들은 비상구 좌석을 일반 이코노미석보다 비싼 값에 판매하고 있다. 앞에 다리를 뻗을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기 때문이다. 비상구 좌석은 위험 발생 시 승무원을 도울 수 있는 건강한 성인이 앉도록 돼있지만, 실제로 항공사들은 탑승객의 신체 조건이나 정신 질환 여부 등을 명확히 확인하지 않고 돈만 내면 누구나 탈 수 있는 좌석으로 판매해왔다. 이때문에 단순히 추가금을 받고 비상구 인근 좌석을 판매하던 항공사 관행이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