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내리고 싶어서 그랬다"…비상문 연 남성 구속영장
어제(26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서 비상구가 열리는 사고가 있었는데요. 경찰 조사 과정에서 문을 연 남성은 실직 후 스트레스를 받아왔고 빨리 내리고 싶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승객들은 이 남성이 비행기에 타기 전부터 주변을 경계하는 등 이상 행동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첫 소식, 배승주 기자입니다.
[기자]
어제 제주에서 대구로 가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는 빈자리가 없이 꽉 들어 찼습니다.
착륙 직전 비상구 문을 연 33살 이 모씨는 맨 마지막에 탑승 수속을 밟았습니다.
예약한 승객 1명이 오지 않자 대기하고 있던 이 씨가 마지막 남은 비상구 자리에 앉게 된 겁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 : 비상시 행동요령 이런 것들을 동의하시니까 그 자리를 배정해 드렸던 거죠.]
그런데 승객들은 비행기에 타기 전부터 이 씨의 행동에서 이상함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비행기에 오르고 나선 주변 사람들을 극도로 경계했습니다.
[이윤준/탑승객 : 다른 사람들과 달라요. 자꾸 주위를 봐요. 계속 두리번두리번거리고요. 눈빛이 너무 살벌했어요.]
그리고 200미터 상공에서 비상문을 열었고 비행기가 활주로에 내려앉자 돌발행동을 했습니다.
[이윤준/탑승객 : 안전벨트를 푸는 거예요, 갑자기. 안전벨트를 풀고 열린 쪽 비상구로 매달리는 거예요. 갑자기 나가려고 하면서 우리를 한번 쭉 보는 거예요.]
이 씨의 집은 대구지만 제주에서 오랜시간 지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씨의 어머니는 아들이 최근 여자친구와 헤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실직한 뒤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진술했습니다.
[김형수/대구동부경찰서 형사과장 : 장기간 탑승을 한 거 같아서 답답한 마음이 많이 들었답니다. 빨리 내리고 싶은 마음에 자기 좌석 옆에 있는 비상구 레버를 당겼다, 그렇게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이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범행 동기 등을 더 조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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