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열린 순간, 승무원 조치 없었다” 탑승객 거짓 인터뷰 논란

김자아 기자 2023. 5. 2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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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사고가 난 아시아나항공 OZ8124편 탑승객이 대구MBC를 통해 "승무원의 조치가 없었다"는 내용의 인터뷰를 했다./대구MBC 유튜브

제주공항을 떠나 대구공항으로 향한 아시아나 항공기가 한 승객의 돌발행동으로 출입구 문을 연 채 비행한 사고와 관련 탑승객 간 엇갈린 주장이 나왔다. 사고 당시 승무원의 대처가 미숙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또 다른 탑승객이 나서서 이 같은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지난 26일 사고가 난 아시아나 OZ8124편에 탑승했던 A씨는 대구MBC와의 인터뷰에서 “(승무원의) 조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출입문이 열린 순간) ‘뻥’ 하는 소리가 나길래 엔진이 폭발한 줄 알았다”며 “뭔가 싶어서 (소리가 난 쪽으로) 가려고 하니까 승무원이 제지를 했다”고 했다.

이어 “나는 ‘비상문 안 닫으면 착륙이 어렵겠구나. 나라도 가서 (문을) 닫아야 되나’ 그런 판단을 하고 있었다”며 “그때 승무원 얼굴을 봤는데 완전히 겁에 질려서 가만히 앉아있더라. 그냥 자포자기 상태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쪽은 완전 비명 지르고 난리였다. 무사히 착륙했을 때는 막 박수치고 기도하고 그랬다. 완전히 재난 영화였다”고 덧붙였다.

아시아나항공 OZ8124편에 탑승한 또 다른 승객이 '승무원의 조치가 없었다'는 인터뷰 내용을 반박했다./대구MBC 유튜브, 블라인드

이후 해당 인터뷰 영상이 올라온 대구MBC 유튜브 채널엔 같은 항공기에 탑승하고 있던 또 다른 탑승객이라고 밝힌 B씨의 댓글이 올라왔다.

B씨는 “(사고 당시 기내)영상 원본 촬영자이자 문 연 승객 잡았던 남성 승객 3명 중 한 사람”이라며 “인터뷰한 분 진짜 그때 당시에 움직였나. 피의자 압박할 때 여성 승무원들 포함 남성 승객 3명, 복도에서 대기하던 2명 빼고 전부다 자리 지켰다”고 했다.

이어 “랜딩(착륙)하자마자 승무원들이 피의자를 통제했다. 피의자가 키 185㎝ 이상에 몸무게 120㎏이 넘어보였는데, (착륙장 이동 중에) 문 밖으로 뛰어 내리려고 해서 (피의자를 통제하던) 승무원 4명이 딸려가는 상황이었다. 저와 다른 남성 승객 2명이 (피의자를) 끌어당겨서 복도 쪽에 엎드린 자세로 무릎이랑 손으로 눌러 비행기가 움직일 동안 압박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B씨는 “승무원들이 아무 것도 안했다고 하는데 그럼 인터뷰 하신 분은 뭐했나”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남성 승객 3명도 상황 종료되고 아무렇지 않게 제 갈길 간 걸로 알고 있다”며 “사실관계 제대로 알고 인터뷰 하시라. 승무원들은 충분히 할 역할 다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인터뷰한 분, 거짓말 마라. 랜딩하고 박수치고 난리났다는데 놀라서 다 조용히 내렸다”고 덧붙였다.

같은날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도 B씨로 추정되는 네티즌의 글이 올라왔다. 그는 이 글을 통해 “(문이 열렸을 때) 착륙 전이라 승무원과 승객 모두 안전벨트를 착용한 상태라 못 움직였다”며 “승무원들 대응 못한 거 아니다. 그러니까 여론몰이나 공격하지 말아달라. 최선을 다했다”고 썼다.

탑승객 B씨가 촬영한 것으로 알려진 '개문 착륙' 당시 기내 상황이 담긴 영상./온라인커뮤니티

탑승객 간 엇갈린 주장이 나왔지만 네티즌들은 대체로 B씨의 주장에 신뢰를 표했다. 네티즌들은 “안전벨트 풀면 비행기 밖으로 빨려 나갈텐데 출입문을 어떻게 닫으라는 소리냐” “누가 봐도 말도 안되는 인터뷰 내용을 뉴스에 그냥 내보내는 것도 문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아시아나 측도 승무원들이 비상 조치에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조선닷컴에 “비행중에는 안전벨트를 매고 착석해 있는 것이 최대 안전조치다. 무리하게 비상구를 닫으려 하는 것은 더 큰 인명 피해를 일으키는 일이기 때문”이라며 “승무원들은 안전 방송을 하고 각자 구역에서도 손님들에게 안전벨트 매고 착석해 있을 것을 지속적으로 안내했다”고 말했다.

26일 오후 제주공항발 대구공항행 아시아나 항공기에 탑승한 30대 남성이 착륙 직전 출입문을 개방한 혐의(항공보안법 위반)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연합뉴스

항공업계에 따르면 사고는 이날 오전 11시49분 제주공항을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OZ8124편 여객기가 12시45분 대구공항에 착륙하기 직전 발생했다.

당시 30대 남성 탑승객 1명이 지상 250m가량 상공에서 착륙하던 항공기 출입문을 열었다. 사고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을 보면 비행 중인 여객기 안으로 거센 바람이 불어 들어왔다. 이 여객기는 문이 열린 상태로 활주로에 내린 것으로 확인됐으며, 승무원들은 착륙 직후 승객 3명과 함께 항공기 문을 연 남성 승객을 제압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고로 9명이 과호흡 등의 증세를 보여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착륙 전 모든 승객들이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있던 상황이라 추락한 승객은 없었다.

대구경찰청은 출입문을 연 남성을 착륙 직후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해 범행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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